2017년 6월 17일
공중캠프에서 공연은 오랜만에 보는 거. '공중그늘'이라는 신인밴드의 데뷔공연이기도 하면서 게스트로 회기동 단편선과 새소년이 함께 하는 공연이었다. 미리 예약을 받아서 신청했고, 안내 메일을 받았다. 7시부터 선착순 입장이고 공연은 8시 시작.
전에 갔을 때에도 여기서 찍어주는 티켓팅 도장이 맘에 들었는데 그대로였다- 물고기 모양.
스탠딩공연이었는데 일찍 와있는 사람들도 다 양 벽으로 붙어있는 의자에 앉아있었다. 좌측으론 바도 있어서 바에서 맥주마시는 분들도 계셨고.
공연순서는 단편선, 새소년, 공중그늘 이어서 8시쯤 되니까 편선님이 먼저 등장! 요즘 아프셔서 잘 못드신다더니 진짜 보자마자 헬쓱해진 느낌이..ㅜㅜ
오늘의 주인공인 '공중그늘'과의 인연에 대해 얘기해주셨는데- 오래전부터 함께 음악해온 친구분들이라고 한다. 두리반에서 공연하고 할 때 같이 알던 친구가 아마도 성수경이라는 분? 같이 술도 마시고 기타도 치고 했었다는~ 데뷔공연은 딱 한번뿐인건데 이렇게 초대되어서 좋다고ㅎ 그리고 다음 순서인 새소년도 최근 노래 들어보니 좋다는 말씀도 하시고. 나도 편선님이 SNS에 올려주신 경로를 타고 새소년 음원들을 들어봤는데(아직 정식발매 되지는 않았다) 너무 좋았다- 그래서 오늘 공연 더 기대하고 온.
오늘 공무도하가(이상은곡), 물, 불, 봄(김정미곡) 이렇게 총 4곡 해주셨는데, 영상을 다 찍었다. 거의 한곡마다 5분이 넘어가서 그전까진 압축해 올리느라 화질 음질 다 망가졌는데.. 오늘은 드디어 편집기를 써서 영상을 반으로 잘라 온전하게 올리기로.
일단 첫 곡, 오늘 처음으로 라이브 해주신 것이기도 한 '공무도하가'. 전에 랏밴뮤 들을 때였나 잠깐 들었던 기억은 있는데 이렇게 공연으로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때도 편선님과 되게 잘어울린다고 생각했었던.
님아 님아 내 님아 물을 건너가지 마오 님아 님아 내 님아 그에 물을 건너시네
슬픈 곡. 상황에 맞추어서 준비하신 곡은 아닐거라고 생각하지만.. 어쩔수없이 단편선과 선원들의 최근 소식이 떠올라버렸다. 수현님이 나가신다는 거ㅜㅜ 이별은 그게 죽음에 의해서든 그냥 어떤 문제에 의해서든 혹은 특별한 문제가 없든 당연하게 일상 중에 자주 오는 것인데 사실.. 그래도 늘 그 상황에 맞닥뜨려지기 전까진 생각하질 않는다. 슬픈 일은 어차피 오면 슬플 테니까. '불'로 노래하시듯이 꽃처럼 피어나고 이슬처럼 사라지는 거지- 알지만.
요즘 '물'도 자주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아직 정식으로 음원발매는 안되었는데.. 이 곡도 음원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상태(?완성이셨나)를 랏밴뮤에서 한번 들려주셨는데 너무 진짜 너무너무 좋았던. 그후 음원 나오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물' 앞부분
'물' 뒷부분
주름진 물~ 주름진 물~ 할 때마다 할머니 생각이 난다. 당신은 무엇이었을까~
'물'까지 하고 기타줄 하나가 끊어졌다(이제 매우 익숙ㅋㅋ) 편선님 기타치는 거 너무 좋다. 단편선과 선원들로 공연할 땐 사실 다른 밴드사운드 안에서 섞여드니까 편선님의 기타소리만 듣기는 힘든데, 이렇게 회기동 단편선으로 공연하실 떄 잘 들을 수 있는:)
노래부르는 방식이 단편선식이 있는데 그 부르는 스타일과 연주도 되게 닮아있는 느낌이(어쩌면 당연한 일읹 모르지만) 좋다- 자기 느낌따라 강약이 조절되는.
우리는 결과만 공연으로 보는거지만, 커버곡들은 원곡을 본인의 스타일로 바꾸는 거니까 얼마나 자신의 느낌을 잘 살릴 수 있을지 단편선화 할 수 있을지 수많은 과정이 앞에 있지 않았을까. 어쨌든 지금껏 편선님의 커버곡들은 늘 원래 편선님 곡인 느낌처럼 들려왔다-
'물'까지 두 곡 하시고 나서 벌써 두 곡밖에 안남아있어 1부 끝났다고...ㅜㅋㅋ 2부를 시작하셨다 '불' 내 최애곡.
'불' 앞부분
'불' 뒷부분
'불'은 슬픈 일이 있을 때 들으면 더 슬프게 들린다. 가사를 어쩜 이렇게 썼을까 싶고 그러면서 또 어쩜 이렇게 부를까 싶고- 인생이 곡 하나에 담겨있는데. 마냥 슬프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니까 온몸이 재가 되어 공중으로 흩어질 것이고 이슬처럼 사라질 것임이 허무함만이 아니라 결국 다 끝나리라 삶에 대한 집착을 놓게 되기도, 위안처럼 느껴질 때도 있는.
마지막 곡으론, 평소에 어떤 좋은 일이 좀 왔으면 하는 마음일 때 부르는 곡? 이라며 '봄'을 불러주셨다. 꽤 길었는데 노래에 빨려들어가서 그렇게 오래 했는지도 몰랐다.
'봄' 앞부분
이곡도 기타치시는 것도 너무 좋고, 멋있기도 하고, 중간에 잠시 마이크랑 멀어져있는 상태에서 혼잣말 하듯이 부르는 부분이 있었는게 그게 왠지 되게 좋았다. '생각에 잠겨있구나~' 부분.
오늘 네 곡 다 너무 좋았는데- 나중에 공연끝나고 밖에서 편선님 마주쳤을 때 오늘 못했다고 죄송하다고 하시길래 ??? 가 되었다. 난 너무 좋았고 오늘도 멋있었는데???!! 늘 습관적으로 겸손을 보이시는건가 내가 음알못이라 뭐 틀리신걸 몰랐던건가 이런 생각을 해보았지만- 어쨌든 난 지금 찍어놓은 영상들 다시보아도 너무 좋다. 물론 현장에서 들은 느낌만은 못하지만.
다음 순서로 새소년 등장. 음원으로 들을 때도 느꼈지만 이 밴드의 보물은 보컬 황소윤님의 목소리다-
공연해오셨던 영상들 찾아볼 때 개인적으로 젤 좋던 노래들은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 '파도' 그리고 3일 후에 음원 나올 예정이라는 '긴 꿈' 오늘 다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특히 소윤님 예에~ 하면서 샤우팅 할 때 목소리 너무 좋은ㅜㅜㅜㅠㅠㅠ 그리고 꿀렁꿀렁(?) 하면서 리듬타면서 기타치시는 것도 너무 좋다 반해버렸어~
구르미, 새소년, 신곡도 셋리에 있었다- 음원으로 들을 때도 되게 좋긴 했는데 라이브로 듣는, 더 러프하게 들리는 목소리가 진짜 귀호강이었다. 공연을 자주 다니다보니 이제 음원으로 듣는건 뭔가 이어폰이라는 장벽이 귀와 음악 사이에 놓여있는 느낌이 들곤 한다.
계속 리듬을 타며 연주하시기 때문에 안흔들리고 찍힌 사진은 거의 없지만..
살짝 중간에 보이는 드러머님도
앞에 편선님이 무대를 핫하게 해놔서 부담된다고 하시더니- 새소년을 보러온 분들도 많이 계셨고 워낙에 멋지기도 해서 반응 완전 폭발적이었다. 다는 못찍었지만 특히 좋아해온 곡들 다 영상 찍어와서 너무 흐뭇-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
'긴 꿈' 앞부분
'긴 꿈' 뒷부분
'파도' 앞부분
'파도' 뒷부분
아직은 네이버 사이트에 들어가서 데모음원 올려놓으신 것들과 선공개 하신 것들 들을 수밖에 없는데- 3일후엔 음원이 발매된다니 좋다. 나오자마자 들어야지. 앨범 나오면 꼭 살게요!
새소년 공연 끝나고 나니 9:15쯤이었고 드디어 마지막 순서 '공중그늘'의 데뷔무대- 다섯명이라 셋팅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SNS에 들어가보니 다섯 멤버들은-
이장오(메인보컬, 기타) 이철민(베이스, 보컬) 이해인(드럼, 보컬) 동수(신디사이저, 보컬) 성수경(기타, 보컬)확실히 멤버가 다섯명으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사운드가 다채롭고 풍성했다- 아쉬웠던건 자꾸 중간에 몇번 마이크에서 삐익 삑 소리가 나던거ㅜㅜ
앞에 했던 곡들 제목 소개도 해주시고, 멤버들 소개도 해주시고- INTRO 라는 곡이 인트로였고ㅎㅎ 선, 파수꾼, 연애 이런 곡들이었다. 그리고 신인밴드니까 인사한다며 단편선 선배님, 새소년 선배님이라고 하시고..ㅋㅋ 감사인사를 전하셨다. 안그래도 밴드이름 어떻게 지은걸까 궁금했는데 그 설명도 해주셨다. 처음에 성수경님 설명으론 공중캠프랑 나무그늘 이 두군데가 일해서 자주 가는 곳이라 두군데 이름을 합친 게 공중그늘 인데- 신디사이저 동수님께서 의미부여를 하신 것 같았다. 우리 친구들 청춘들을 보며 '떠다니는 그림자' 라는 의미로 공중 그늘, 과 같은 시적 의미를 부여했다는- 어쨌든 공중그늘이라는 말 자체에서 조금은 쓸쓸하고 잕잔하고 서정적인 느낌이 온다.
아쉽게도 핸드폰 배터리가 꺼지기 일보직전이어서 아마 마지막 곡이었던 것만 찍었다ㅜㅜ
중간에도, 끝나고도 엄청 앵콜을 외쳤지만 아직 신인밴드인지라 앵콜로 준비된 곡이 없다며 끝나버렸지만ㅜㅜㅋ 오늘 특히 좋았던 건 공중그늘 멤버들과 함께 알고 지내온 지인분들도 다들 축하하러 오신 것 같았고, 뮤지션들도 꽤 봤다 실리카겔 멤버들도 있었고 신해경님도 오셨던 거 같고- 그런 축하분위기가 정느껴지고 좋았다.
아직 정식발매된 음원은 없지만 유튜브를 통해 데모음원을 올려주시고 있는 것 같다. 사실 공연으로 들을 땐 가사가 잘 안들렸는데, 따로 찾아서 들어보니까 가사들이 다 시적인 느낌에 좋다.
거의 끝나니까 10시쯤이었던 것 같다. 공중캠프도 오랜만에 와서 좋았고, 단편선님을 보려고 이 공연을 예매한 거였지만 새로 보게 된 새소년, 그리고 공중그늘까지 너무 좋았던:) 공중그늘 앞으로 음원도 발매하고 멋진 음악 해나가셨으면 좋겠고, 새소년엔 입덕해버렸고, 단편선님 공연은 내가 갈 수 있을 때엔 가능한... 다 가야지... 점점 갈 수 있는 날들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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