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30일
음력으로 단오절인 오늘, 단!편선 x 오!소영 공연이 있었다. 이 포스터를 찾다보니 작년에도 단오절이라는 공연을 두분이 함께 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근데 그땐 이렇게 단오날이 아니었고 11월쯤, 그냥 이름만 따서 단.오. 절이었던.
오늘은 진짜 단오절이니만큼 수리취떡도 하나씩 나눠준다고 하셨다. 떡순이인 나는 매우 좋았던ㅋㅋㅋ
미리 예매를 받았었는데- 7시반부터 입장 시작, 공연은 8시시작이었다. 좀 일찍 도착해서 재미공작소 바로 윗층에 있는 북카페 '치포리'에 있었다. 마카롱이 맛있다길래 생맥과 함께 시켜서 저녁으로 먹고- 7시40분쯤 슬슬 내려갔다.
이건 나오면서 찍은거긴한데- 사실 나도 오늘 처음 와봤고, 자세히 안보면 바로 찾기 힘들 것 같다. 큰 간판도 없고.
한쪽에 음반도 팔고 있고~ 공간이 하나의 아기자기한 방같았다ㅎㅎ
오늘 공연은 좌석제로 30명까지 받는 거였는데- 다행히 일찍 들어와서 앞에 앉을 수 있었다. 편선님이 최근에 발목 아프시면서 입원치료 받고 오늘 퇴원하셔서 보고싶기도 했고 힘이되는 관객이 되고싶기도 했고- 오소영님은 처음 보는거였는데 편선님이 랏밴뮤에서 선곡해줬던 '그 사람'을 듣고 궁금했었다. 되게 깨끗하고 맑은 목소리로 덤덤하게 부르시는데, 솔직하고 군더더기없는 가사여서 더 콕콕 박히는 그런 느낌이었다.
입장할 때 한복 입으신 소영님 편선님 그리고 재미공작소 주인이시라는 세미님도 서계시면서 수리취떡을 나눠주시고ㅎㅎ 편선님 한복 위에 입고 머리 땋은 모습ㅋㅋㅋ 너무 관찰하면 민망하실테니 공연때 많이 봐야지~하고 앉았다.
예매하신 분들 마저 들어오시고 8시 좀 넘어서부터 편선님부터 공연 시작해서 9시쯤까지 하고, 잠시 쉬고 소영님공연 또 1시간정도 이렇게 진행되었다. 맨 마지막엔 앵콜로 두분이서 듀엣 하나 해주시고!!(안그래도 함께 한곡정도는 해주시겠지 하고 오늘 제일 기대하고 온ㅋㅋ)
튜닝중이신 편선님. 오늘 해주신 곡들은, 이소라의 '처음 느낌 그대로'로 시작해서 '미소를 띄우며 너를 보낸 그 모습처럼' 까지는 커버곡. 그리고 종종 들려주시는 '구지가', 아직 음원으론 안나온 편선님 신곡 '물', 단선원들과도 함께 하는 곡인 '이상한 목', '불'! 총 여섯곡이었다. 처음에 등장하셔서 다들 평안하시냐며ㅋㅋ 앉아서 뭔가 튜닝하시는 거 같길래 구경만 하고 있었는데 그게 첫곡 시작하는 거였어서... 뒤늦게 알고 영상은 못찍은ㅜㅜ
근데 영상이 다 길어서 5분 넘어가서.. 용량초과라 업로드를 위해 압축했더니 화질이 확 낮아지고 음질도 낮아졌다..ㅜㅜ 컴맹이라 어떻게 보정하는지 모르는 인간... 내폰엔 제대로 된 영상들 있으니까 그걸로 만족해야지.
편선님이 나중에 말씀하시길 오늘 '처음 느낌 그대로'로 시작하며 뭔가 감성공연 하려고 했는데... 결국 내면의 나가 깨어나버려서 실패했다고ㅋㅋㅋㅋ 사실 '미소를 띄우며 너를 보낸~' 이곡 할때까지만 해도 감성 분위기이긴 했는데 멘트 때 시작된 아무말과... 구지가 부터는 완전 평소의 단편선님이다!ㅋㅋ
평소에 다들 주말이나 쉴 때 뭐하시냐고 하면서, 편선님은 뭐 게임도 하지만 집에서 혼자 기타 치면서 노래부르며 놀거나 친구들과 노래방가서 노는 거 즐겁다고- 오늘 공연 어떻게할까 하다가 평소에 집에서 혼자 놀듯이 불러오던 거 할까한다고 하셨다. 전에 랏밴뮤 스테이션에서 편선님 팬미팅(?)이자 공개방송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도 평소에 즐겨부르는 것들 커버곡같은 거 많이 해주셨던 기억- 되게 좋았었다. 어떤 곡이든 편선님이 하시면 단편선 스타일로 바뀌는데 늘 원곡보다 좀더 러프해진다고 해야하나. 좀더 감성이 진해진다고 해야하나. 개인적으로 난 편선님이 감성뮤지션이라고 생각한다- 막 부드럽고 야들야들한 느낌 말고, 자기만의 감성을 진하게 담아내는 방식의.
'구지가'는 방을 생각하며 만든 노래라고 하셨는데- (으윽 영상에서 음질이 너무 깨진다ㅜㅜ)
아무 걸친 것 없이 잠에 드는 밤 꿈속에 거북이 헤엄을 치네 그 녀석 꼬리를 번쩍 들어올려 내놓지 않으면 구워먹으리
이런 가사. 후반부가면 거북아아아~~!!!!!!!!!!!! 포효(?)하실 때 진짜 구워먹을 거 같아서 좋다ㅋㅋㅋㅋㅋㅋ 사실 이곡을 만든 편선님 마음이야 모르지만 만약 내가 이런 노랠 만들었다면 뭔가 속이 답답해질 때마다 힘껏 지르며 부를듯한.
참 우연이면서도... 웃픈 일은, 편선님이 단오절 공연할 때만 되면 아프신거. 작년 11월쯤에도 딱 이렇게 아플 때라 거의 기어와서 공연하셨다고,, 그 때 난 시험준비하느라 한동안 소식을 못듣고 있던 때라 거의 한달간 못움직이시고 치료받았다는 걸 나중에야 들었다. 그땐 지금보다 더 상태가 안좋았었다고. 근데 올해도 딱 단오절 공연 잡히고 할때쯤 되니 이렇게 재발하고. 참 위험한 공연...ㅜㅜㅜㅋㅋㅋ 그래서 나중에 소영님이 내년에도 이렇게 또 단오절공연 하자며, 그땐 모두 아프지말고 스탠딩으로 하자고 하셨다. 꼭 그렇게 되었으면!!ㅎㅎ
이건 음원으로 빨리 나왔으면 하는, '물'
그리고 원래는 댕기머리를 제안하셨는데.. 그건 서로를 위해 못할짓이라며 윈윈하기 위해 거부하시다가ㅋㅋㅋ 머리땋음을 당하셨다 헤헷 사실 머리 한쪽으로 땋으신 모습 잘어울려서 나중에 머리 좀 찍겠다고 부탁드리고 사진도 찍음 오늘같은 날 아니면 볼 수 없을지도 모르니..ㅋㅋㅋ 머리 한쪽으로 땋고 한복까지 입으니까 단오절에 진짜 어울리는 느낌이었는데 나중에 다른팬분이 '고구려미남' 이라고 표현한거 보고 딱 이거다! 싶었다ㅎㅎ
아, 그리고 전주국제영화제 다녀온 얘기도 해주셨다. 펑크록 다큐멘터리 '노후대책 없다' 추천해주시면서 편선님도 잠깐 나오신다는 것 같은? 개봉하면 꼭 봐야지!! 그 하박국 브이앱 라디오에 게스트로 나오셨을 때도 말씀하셨던건데 나중에 펑크록 꼭 하고싶다고 하시는ㅎㅎ 근데 지금은 돈벌고 나중에 할거라고..ㅋ 난 펑크라면 백화난만조 라는 밴드를 좋게 봤던 기억이 있어서 갑자기 백화난만조 요즘 어떤 공연 하고있나 궁금해지고 그랬다. 찾아봐야지-
'이상한 목'도 해주셨다! 매번 저 가사 잘외워서 하시면 신기한.. 긴 스토리의 곡! 오늘 이거 치다가 기타줄도 끊어지면서 진정성 보여주시고...ㅋㅋ 뒷곡들은 그냥 기타줄 하나 없어도 된다며 안갈고 하시다가, 나중에 맨마지막 오소영님이랑 듀엣할 땐 오소영님 기타로 치셨다(오..오소영님의 기타... 헤헷 하며 좋아하셔서 귀여웠던ㅋㅋㅋ)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인 '불' 오늘도 들을 수 있어서 넘좋았고. 얼쑤~단오구나~! 하시면서 마무리를ㅋㅋ
그리고 풀로 한복 차려입으신(머리장식?까지) 오소영님 등장. 사실 단오절-이라는 이런 명절은 따로 챙기지 않다보니 칠월칠석이랑 헷갈리셨다며 사랑노래들 많이 준비해오셨다는ㅋㅋㅋ 생각해보니 나도 분명 이렇게 단오절 이란 공연을 몰랐다면 오늘이 단오절인지도 수리취떡이라는 게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갔을 게 분명하다. 한복입으니 좀 불편하긴 하지만, 이렇게 명절이나 결혼같은 행사 때 말고 한복입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도 좋은 것 같다고. 이렇게 떡도 챙겨주시고 한복까지 갖춰입어 준비해주신 덕분에 나도 이 공연을 단오절과 함께 제대로 기억할 수 있게 됐구나 생각이 들었다.
오늘 해주신 곡들은, 일단 단오절이니만큼 어울릴 곡 하나 준비오셨다며 쟈니브라더스의 '단오가' 라는 곡 해주시고ㅎㅎ 1집에 있는 노래들 '기억상실'과 '바람'(특히 편선님이 좋아하는 곡이라는), 제일 최근에 낸 곡이기도 하며 쓸쓸한 곡인 '사막의 왕', 2집 수록곡이자 축가로 부르곤 하신다는 '소울메이트'. 강의 노래라는 앨범에 있는 '흐르는 물', 넌미쳤어!를 함께 부르며 신나고 빠른 곡인 '해피피플', 그리고 앞으로 낼 계획이라는 신곡들(이지만 다들 이미 많이 안다는ㅋㅋ) '그 사람'과 '당신의 모서리' 그리고 마지막곡으로 '숲'까지.
소영님 공연을 처음 보는건데, 가사가 너무 잘들렸다. 그냥 단순히 또박또박 잘들린다는 것만이 아니라 솔직하고 와닿는 가사여서 마음에까지 잘들렸다. 거기에다가 목소리가 꾸밈없이 깨끗하고 맑아서 통기타와 함께 너무 잘어울리고. 특히 들으면서 가사가 기억에 남는 곡들은 바람이랑 흐르는 물, 그사람, 당신의 모서리.
이 곡은 대표곡들 중 하나인 '기억상실'
'흐르는 물' 이라 곡같은 경우는 강에 대해서 쓰는 거였는데 원래 뭔가 써야할 때 남들이 하는대로 잘 안하려고 하신다며- 예를 들어 바다에 대해 쓰라고하면 다들 가고싶다, 좋다 이런거 쓸텐데 그럼 본인은 싫은거 쓰신다는ㅎㅎㅎ 그래서 강 물에 대한 걸 쓸 때에도 물의 흐름이- 누군가를 생각할 때 마음속에 흐르는 물처럼 생각하며 만드셨다는. 가사에서 마음의 깊이가 느껴졌다. 원곡엔 가야금도 함께라고 한다. 정민아님께 최대한 야하게 연주해달라고 요청해서 그렇게 해주셨다는ㅋㅋ
난 온종일 당신 생각뿐 난 온종일 당신 얼굴만 떠올라
아무것도 할 수 없네 내 맘에 깊이 들어와 깊이
내 님이 오시면 난 깊이 흐르는 물 그대에게 흘러가는 강
'그 사람' 하시기 전엔 편선님이 좋아하는 곡인데 밖에 나가계셔서 기다릴까-하다가 먼저 시작하셨는데, 나중에 편선님도 들으셨다고 하셨다. 공연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이 곡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아아아 그리워라-
소영님까지 마무리되고 편선님도 나오셔서 같이 준비해오신 듀엣곡 시작하기전에 설명 좀 드리자고 하니까, 편선님께서 "이곡은 라라랜드입니다-" 라고 하셔서 ???? 가되었는데ㅋㅋ 미녀와야수 였다!!!! 오오 진짜 예상못한 선곡!
잘될지 모르겠다고 오늘 퇴원했는데... 하시며 걱정걱정을 하시더니 중간에 좀 틀려서 한웃음 터지는 부분도 있었지만ㅋㅋ
두분 같이 부르는 목소리도 너무 좋고 함께 웃는 모습마저 그저 보기가 좋아서 나처럼 다들 즐거운 것 같았다ㅎㅎ 사실 처음엔 편선님과 소영님이 어떻게 어울릴까 상상이 잘 안되었는데- 듣고나니까 오히려 안어울리는 게 상상이 잘 안되던.
이렇게 공연 끝나고 무슨 놀이공원에 기념사진 촬영장처럼 두분 사이에 의자놓고 함께 사진찍으실 분 나오라고 했는데ㅋㅋㅋㅋ 쑥스러우니 아무도 나오질 않아서 단체사진을 찍었다!!ㅋㅋㅋ 오소영님께서 공개로 sns에 올려주신 거니까 올려도 괜찮겠지?!
그리고 난 편선님께 말을 걸 구실로 싸인을 받으러갔는데 '킵헬씨' 라고 써주셨다. 아직 통증이 있는데 입원치료는 끝이고 약(음.. 무슨 한약이름..) 드시면서 지켜보신다고. 스케줄 무리하게 안하시고 쉬면서 빨리 쾌차하셨으면 좋겠다. 단편선 킵헬씨!!!
오늘 공연- 소영님께서 편선님과 본인이 한국적 정서가 많이 느껴지는 스타일인 것 같다는 얘기가 공감되기도 했고. 그냥 아무날도 아닌듯 지나갈만한 화요일이었는데 단오절, 이라는 이름안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공연 추억 만들게 되어서 감사하다. 내년 단오절도 함께해요- 참, 수리취떡도 참 쫄깃쫄깃하고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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