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9일
오늘 공연 타이틀은 특이하게 ㅍxㅍxㅍ SHOW! 프프프쇼ㅋㅋ
피기비츠, 푸르내, 파블로프 이렇게 ㅍ으로 시작하는 세 밴드 라인업이었다. 포스터도 너무 귀엽고, 공연 컨셉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피기비츠의 리더인 박열님이 일부러 그렇게 기획한 공연이라고 한다.(내 기억엔) 일단 피기비츠랑 푸르내를 엮고보니 ㅍㅍ 이어서 ㅍ 들어가는 한 밴드를 더 섭외하게 된 게 파블로프였다고!
공중캠프는 처음이라 길을 좀 헤맸는데 몇 번 가봤던 살롱노마드 바로 근처에 있었다. 공연장은 지하인데 겉으로 봤을 때 건물이 낡고 눈에 잘 안띄어서 옆을 지나가며서도 그냥 지나쳐버렸던거.
보통 공연장들 이름이 클럽 OO 이런식이거나 까페 OO 이런식이 대부분인데, 공중캠프라니 어떤 컨셉으로 만들어진 장소인지 궁금했었다. 공중캠프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이렇게 설명되어 있었다.
① 공중, 즉 넓은 하늘에 캠프를 차리는 일
② (Fishmans) 통산 여섯번째 정규 앨범이자 Polydor 이적 후 첫번째 앨범. 그리고 와이키키 스튜디오에서 태어난 첫 작품. 또는 현재(1997년)의 3인 편성으로 만든 최초의 작품
③ 아무리 대음량으로 들어도 어떤 폭력성도 발현하지 않는 부드럽게 감싸안는 듯한 사운드는, 분해해 보면 베이스와 드럼 중심의 아주 간단한 구조이지만, 몇몇 마법의 소리가 여기저기에 숨어 있어 들을 때마다 다양한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사운드와 아무 것도 아닌 이야기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체념을 밝고 건조한 언어로 표현한다. 덧붙여 완전한 형태로서가 아닌 사람을 감싸는 공기 안에 희구되는 듯한 사이키델릭을 실현한 90년대 음악 신에 일어난 기적 (<휘시만즈판 우주어 일본어 세타가야어사전>, 1997)
④ 2000년 1월 만들어진 한국의 휘시만즈 커뮤니티, 혹은 그들이 만든 작은 라이브 카페. 수평적인 역할과 지위를 갖는 스탭들에 의해 원형의 공동체로 운영되고 있다. 음악, 술, 춤, 영화, 전시, 대관 등 모든 것이 가능하다. (오픈시간: 일-목 19:00-24:00 / 금-토 19:00-25:00)
공연장 안에는 무대 앞으로 전체적으로는 스탠딩처럼 되어있긴 한데 벽쪽으로 앉을 수 있도록 의자도 배치되어 있었다. 어제 클럽빵은 스탠딩이 아니었어서 아쉬웠는데 오늘은 스탠딩이라 좋았다.
계단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공연장이 있다. 7:30pm 도어오픈, 공연 시작은 8:00pm이었다.
입장료는 20000원에 free drink 1개가 포함되어 있었다. free drink 는 메뉴판의 모든 메뉴가 가능한 게 아니라 그날의 가능한 종류를 정해놓는 모양이던데 오늘은 맥주, 사이다, 쥬스 이런 것들로 되어있었다.
여기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지만 또 마음에 들었던 것 하나는 입장 도장이었다. 보통 클럽들은 그 클럽 이름 그대로 글자도장을 크게 찍어주어서 너무 '나 클럽다녀옴' 이런 느낌이라 공연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손등에 도장이 조금 부끄럽기도 했었는데.. 여기는 귀엽게 물고기모양이라 타투같은 느낌이라 좋았다.
무대 맨 앞줄에 서서 공연 시작을 기다렸다.
오늘 공연 순서는, 피기비츠-푸르내-파블로프!
피기비츠는 미리 어떤 밴드인지 알고 가려고 검색했다가 '버거러버' 라는 곡을 듣고 호기심 상승ㅋㅋ 오늘 기대됐던 새로 알게 된 밴드였다. 활동을 자주는 안하는 것 같던데 앨범 수록곡들, 공연했던 것들을 찾아보니 가사들이 독특하고 멜로디는 쉬우면서 중독성있고 기타, 건반 외에 바이올린이나 다른 악기들을 같이 하기도 하고.
보컬도 하고 바이올린도 하시던 야마다(검색하니 이름이 그랬다..)라는 여자분이 목소리도 너무 예쁘신데 외모도 귀여우면서 예쁘셨다. 'Y.O.N.H.A.' 라는 곡 할 때 특이한 피리도 부시고 '쟝고1' 할 때는 바이올린도 하시고 다재다능이신듯. 그리고 거의 멘트를 다 하신 피기비츠의 리더 박열님은 말씀하시는게..... 너무 귀여우셨다ㅋㅋ 무슨 혼잣말하듯이 말씀하시는데 다 들려서 그게 너무 웃기면서 귀여운..ㅋㅋ 조명이 한쪽으로만 돌아가니까 자기들 공연 보며 관객들이 다 나가는 느낌 든다고 하시고ㅋㅋㅋ 내가 기대했던 '버거러버'도 역시 오늘 했다. 이 노래는 듣고 있으면 무슨 주술에 걸려드는 느낌이다. 버거 볼 때마다 이 노래가 생각날 것이다.. 생각날 것이다... 이런 주술. 가사가 이게 다다.
I’m burgerlover You are not my lover Can you feel it? ㅋㅋㅋㅋ 버거 좋지.. 근데 진짜 이런걸로 가사 노래 만드는 건 피기비츠밖에 없을듯. 공연보고 와서도 저 버거러버 버거러버 하는 멜로디가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EP가 나올 예정인데 거기 들어있는 신곡이라며 'Sadman'의 ost라는 곡도 들려주셨다. (검색해본 결과 제목은 '파쿠리러브송'인 것 같다) 그리고 박열님 옷에 sadman 이라고 쓰여있고ㅋㅋ 건반치시는 분도 노래 잘부르시던데- 피기비츠 뭔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귀엽고 중독성있는 밴드였다. 지금도 영상 돌려보면 그 멜로디가 아른아른.
두 번째 푸르내! 최근에 앨범이 나오고서 활동이 많아서 오늘 섭외하기 힘들었다고 앞에서 그러셨었는데ㅋ 이 밴드도 처음 알게되어서 미리 곡들을 좀 들어보았었는데 앞에 공연한 피기비츠와 완전히 정반대로 가사가 좀 진지하고 슬픈 느낌의 곡들이 많은 것 같았다.
근데 실제로도 공연에서 그렇게 말씀하셨다. 이 더위에 공연장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그 더위를 날려줄 시원한 곡이라고 '야생의 밤'을 했는데, 그러고선 다른곡 하기 전에 사실 자기들 노래 중에 신나는 곡 별로 없고 슬픈 노래들이 대부분이라고ㅎㅎ 오늘 정말 더웠다고 하며 더위를 식혀줄 '겨울남자'라는 곡도 해주시고. 푸르내 연습실이 여기 공중캠프와 10분거리 정도뿐이 안되는데 밖에 나오자마자 너무 더워서 택시타고 오셨다고 하셨다ㅋㅋ 슬픈 노래라며 '유소년의 비애'도 하시고 '아주 먼 곳'도 했다. 가사가 없는 곡 하나 하고 이어서 '마음'이란 곡이 마지막 곡이었다. 그리고 앵콜을 받아서 커버곡을 했는데 지금 검색해봐도 제목을 확실히는 모르겠다. 어쨌든 거의 커버하지 않는 곡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자기들이 커버곡하는 첫 번째일거라는 자부심이 느끼시고ㅎㅎ 보컬 두 분이 다 목소리가 좋다.
'야생의 밤' 하던 중에는 갑자기 보컬이자 베이스를 치시는 김성준님 기타 스트랩이 풀려서 당황하시는 모습. 난처해하시며 기타를 겨우 손으로 지탱하며 곡 끝내시고는, 나중에 추한 모습 보여서 죄송하다고 하심ㅋㅋ멋있으셨어요!!(귀엽기도)
세 번째, 제일 기다렸던 파블로프!!! 요건 세팅하시는동안 박준철님꺼 예뻐보여서 찍었다.
오늘 사실 박준철님 영상을 많이 찍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가서 박준철님 앞에 첫 줄로 자리를 잡았다. 박준철님 베이스 칠 때 리듬타면서 발 움직이는게 멋있길래 담고 싶었던거. 그런데 결국 실패ㅋㅋ 첫곡 '해마다 이맘때쯤' 할 때 처음엔 열심히 찍고 있었는데 도저히 몸이 근질거려서 영상 안흔들리게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던.... 그래서 중간 넘어갈 쯤에 오도함이 박수 유도하는데 나도 모르게 박수를 쳐버리며 영상찍기는 종료ㅋㅋㅋ 그후로도 역시 너무 신나서 찍을 수가 없어서 깔끔하게 영상찍기는 접고 그냥 신나게 뛰며 놀았다. (잘 찍어서 올려주시는 팬분들 희생에 감사합니다.)
썬글라스 낀 오도함ㅋㅋ 자꾸 그렇게 귀여우실건지... 옷도 구름옷이라면서 파블로프가 뜨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옷이라고 하시고ㅋㅋㅋ 사실 썬글라스 낀 게 너무 귀엽긴 했는데 눈 마주치고 신나는 거 보고 싶은데 눈이 안보이니까 좀 아쉽기도 했었다. 그런데 정말 다행히도 첫 곡 '해마다 이맘때쯤' 하더니 바로 썬글라스를 벗었다.
"협찬을 받았는데 쓰니가 되게 좋은 거 같아요, 앞이 하나도 안보이고.. 이것은 파블로프의 앞길같은 느낌인데요(오도함 아무말 시작ㅋㅋㅋㅋㅋㅋ) 벗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을 더 보고싶으니까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오도함씨ㅋㅋ 벗으니까 나처럼 다들 좋아하는 것 같았다. 천용산씨도 처음에 같이 썬글라스 끼고 있다가 오도함씨 벗을 때 같이 벗었는데 그걸 뒤늦게 발견한 오도함씨는 또 파블로프는 이런 밴드입니다 깨알같은 자랑멘트ㅋㅋ 그리고 공중캠프에서 물을 많이 줬다며 목마르신 분들 말하라고 따라드리겠다고 하고ㅋㅋㅋ 보컬이 물마실 땐 보통 그냥들 마시는데 오도함은 늘 '물 좀 마시겠습니다' 일일이 설명멘트를 한다.(어떤 때는 인디밴드가 물 마시는 모습을 보라고 하고ㅋㅋ) 늘 귀여우려고 작정한 사람인 것 같다.
마이크에서 냄새난다면서 음악의 냄새... 자긴 종종 마이크 냄새를 맡는다고 하지를 않나ㅋㅋㅋ오늘도 쉬지않고 우리를 즐겁게 해주셨다. 오늘의 셋리스트는 '해마다 이맘때쯤' 다음에 '이미 끝났다는걸','담아만 두세요','퍽이나','이럴 때가 아냐','그렇구말구요','암사자' 하고 앵콜곡으로 '얄개들' 까지 했다.
또 좋았던 것 중에 하나는, 오도함이 중간 연주부분동안 무대 아래로 내려가있다가 올라와서는 무대조명 더 밝게 해달라고 해서. 사실 그전까지 무대가 좀 어두워서 사진이 잘 안나왔었는데 더 잘보여서 좋았다.
'퍽이나' 할 때부터는 진짜 본격적으로 신나기 시작했다. 아 정말 파블로프 노래들은 왜 이렇게 신나는걸까. 물론 무대에서 오도함이 신나게 춤을 추니까(율동이라고 해야하나ㅋㅋ) 더 신나게 되는 것도 있는데, 길가면서 파블로프 음악 들을 때도 너무 신나서 몸을 들썩거리게 되는 때가 있다. 고개랑 어깨를 들썩거리고 싶어지는 파블로프 음악. 너무 좋다. '이럴때가 아냐' 하기 전에는 갑자기 내 쪽을 보면서 이럴때가 아냐 할거라며 어떠세요 라고 물어서 '좋아요!' 라고 외쳤다.(종종 그렇게 갑자기 멘트를 날림ㅋㅋ) 대답하고 나니까 갑작스러웠어서 크게 대답 못한게 아쉬웠다. 더 크게 좋아요!!!!!! 소리칠껄ㅋㅋㅋㅋ
그리고 오늘 또 결정적이었던건....
정말 이런 얘기를 또 쓰게 될지 몰랐지만(부끄럽네ㅋㅋㅋㅋㅋ) 지난번 롤링락에서의 스타폴페스타에서 오도함이랑 뜬금없이 소리지르기 대결을 했었는데 오늘 또 한거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어쩌다 그렇게 된건지 모르겠는데- 내가 너무 신나게 놀고 소리지르고 있으니까 오도함을 같이 놀고 싶게끔 만드는걸까?? 앵콜곡 얄개들 할 때 관객석으로 뛰어나와서 놀다가 내쪽으로 오는거ㅋㅋㅋㅋ 그것도 지난번처럼 처음부터 소리지른게 아니라 먼저 내 손을 잡더니 같이 뛰자고 하며 "어디서 왔어요! 누구세요!" 소리치시고ㅋㅋ 난 당황해서 아무말도 못한채 오도함손에 끌리듯이 같이 뛰면서 무대 앞 한 바퀴를 작게 빙 돌았다ㅋㅋㅋㅋㅋ 뛰고나니까 갑자기 오도함이 마이크를 내밀며 또 소리지르기를 시작해서 나도 정말 자동반사적으로 같이 소리지르기를 시작ㅋㅋㅋ 지난번처럼 반사적으로 그렇게 또 세네번 같이 소리지르기를 했는데(나 지금 뭐하니 싶으면서도ㅋㅋ) 진짜 너무 신나는거ㅋㅋㅋㅋ 아마 오도함을 좋아하는 그 곳의 모든 여자팬분들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쨌든 나는 너무 행복. 뛰면서 오도함에게 손 잡혀있는 것도 좋고(정말 무슨 소녀팬처럼ㅋㅋ) 따뜻한 오돰손. 팬서비스인데 내가 남자손을 잡아본지 오래되다보니 어린애처럼 설레는거. 이런 내가 부끄럽지만 그저 감사해야지 뭐ㅋㅋ 팬들이 찍어서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 그 상황까지 찍혀있는걸 봤는데 다행히 관객석이라 어두워서 내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정말 다행이다..ㅋㅋ
중간에 오늘 날씨가 더워서 멘트를 차갑게 해봤는데 괜찮느냐고 물어보고 이런것까지 신경써야 한다며 또 깨알같은 이야기들을.(대체 어떤 멘트를 차갑게 하신건지 모르겠지만 다들 좋다고 함..ㅋㅋ) 암사자 하기 전에는 뒤에 장식처럼 있던 꽃을 뽑아들고 있더니 박준철님 베이스에다 꽂아주고ㅋㅋ 정말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오도함 덕분에 파블로프 공연은 계속 즐거울 수밖에 없다. 얄개들까지 끝나고 또 앵콜을 외치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아쉽게 끝난 공연.
오늘은 끝나고 박준철님과 류준님 싸인까지 받았다. 박준철님 싸인에 내가 개 그린거냐고 물어보니까 이게 이빨이라며 그림 설명까지 해주셔서 귀여웠다. 류준님은 수줍어하시는 것 같았다. 파블로프 처음 알게 됐던 게 류준 나혼자간다 그 공연 봤을 때였다고, 기타치는거 너무 멋있다고 말해주려고 했었는데 말 못했네. 오늘 옷 라바같아서 귀여웠다. 담에 또 싸인받게 되면 말해야지.
오도함씨 싸인은 스타폴에서 해줬을 때보다 글씨랑 그림이랑 너무 날려쓰는거 아니냐고 했더니 원래 뜰수록 싸인이 간단해지는거라며 10년 후에 파블로프가 더 떴을 때의 싸인까지 해주심ㅋㅋㅋ 개의 토끼화인가ㅋㅋㅋ 끝까지 귀여웠다.
사실 오늘 공연장 들어오기 전에 무서운 일이 있었어서 공연 다 끝나고 집에 가야할 때 계속 주변 두리번거리며 발이 안떨어졌는데.. 다행히 겨우 별일없이 돌아왔다. 공연 혼자 보러다니는게 이래서 위험하기도 하구나- 싶기도 했던 날. 그동안 혼자 너무 신나게 잘다녔는데 처음으로 역까지 같이 가달라고 할 사람이 없는게 서글펐던.
어쨌든 파블로프 공연 진짜 너무 신나고 너무 좋다고!!!! 여러분 꼭 공연 가보세요.
아, 피기비츠도 너무 귀여웠다. 또 공연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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