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3일
두 번째로 온 제비다방. 아니, 저녁에 왔으니 취한제비ㅋㅋ
오늘 공연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나섰는데 정말 안왔으면 엄청 땅을 치며 후회할 뻔했다!!!!
라인업이 '민트나라의 토끼들' 이라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같은 희한한 밴드이름이길래 미리 검색을 좀 해봤는데 이채언루트일 거라는 예측글이 있었다. 그래서 이채언루트에 대해 검색을 해보니 바이올린과 베이스의 조합, 아무데서나 들을 수 없는 음악이라고 이들의 음악에 대한 좋은 평들도 많았고. 무엇보다 강이채님 사진을 보니 너무 예쁘면서 또 멋있어보여서 실물로 안보면 왠지 후회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가게 되었는데 정말 라이브로 안들었으면 후회할만한, 오늘 정말 귀 호강한 공연이었다.
이 귀여운 '민트나라의 토끼들'이라는 이름은 일종의 블라인드 라인업(이채님이 원했다고 한다ㅋㅋ)이었던 셈인데, 실제로는 이채언루트 + 탁보늬 +실리카겔의 김한주, 김건재 이렇게 다섯명의 조합이었다. 이채언루트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보컬인 강이채님과 베이스 권오경님 둘의 조합이고, 탁보늬님은 바이올리니스트(요즘 신촌에서 버스킹을 주로 한다고 함), 김한주님은 실리카겔의 건반이자 보컬, 김건재님은 드럼을 맡고 있는 멤버였다.
'민트나라의 토끼들'은 강이채님이 민트색을 좋아하고 또 토끼도 좋아해서 그 둘을 조합해서 만든 이름이라는데 아, 정말 귀여워라. 나두 민트색 정말 좋아하는데..! (오늘 민트색 기타 목걸이 하고 간 것을 혼자 기뻐했음ㅋㅋ) 이채님 머리색이 지금 민트색인데 정말 이렇게 예쁘게 잘 어울리는 분은 처음 본 거 같다. 일단 노래 듣기도 전에 너무 예뻐서 반함.
지난번엔 지하 구경을 제대로 못했는데 오늘은 공연 전에 일찍 가서 책장을 구경했다. 내가 한때 좋아했던 그남자 그여자 만화책이랑 OST를 좋아하는 카우보이 비밥도 꽂혀있길래 반가워서 찍음.
제비다방은 무대도 그렇고 앉는 자리도 그렇고 공간이 전체적으로 협소한데 편하진 않지만 그게 매력이기도 하다. 서로 옹기종기 가까이 있어서. 맨 앞줄에 앉으면 정말 뮤지션들과도 코앞거리. 처음엔 너무 앞에 앉으면 사진에 모두가 한번에 안들어올까봐 세 번째 줄에 있는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그냥 무조건 가까이서 보자고 마음을 고쳐먹고 맨앞줄로 갔다.
오랜만에 보는 바이올린. 반가웠다.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 제일 처음 음악이 들어왔다고 할 수 있는 것도 바이올린을 통해서나 마찬가지다. 유치원 때부터 바이올린 치면서 클래식을 많이 들을 수밖에 없었으니까. 잠이 안올 때도 늘 클래식을 듣고. 지금은 물론 클래식을 취향삼지는 않지만 어렸을 때부터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종종 듣는 현악기의 그 선율에 매료되는 건 여전하다. 특히 친숙한 바이올린. 그래서 오늘 공연이 더 기대되었다. 바이올린과 베이스의 조합이라니! 심지어 오늘은 밴드로 조합해서 드럼과 건반까지...! 이런 공연을 또 언제 볼 수 있겠는가.
지난번엔 발견 못했었는데 오늘 앞자리에서 1층을 올려다보니 보이는 저 글귀ㅋㅋㅋ
8pm이 되어서 민트나라의 토끼들이(ㅋㅋ) 들어왔다. 다시 한번 강이채님이 너무 예뻐서 헉, 하고. 사실 이채언루트 노래들을 몇 곡만 들어보고 그냥 좋네 하며 왔지만 오늘 공연 보는 내내 거의 홀린듯이 영상을 찍었다. 연주하는 모습도, 소리도, 이채님 음색까지 너무 예뻐서 도저히 영상으로 안남길 수가 없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공연보면서 영상을 오늘처럼 많이 찍은 건 처음이다.
이분들도 제비다방 공연이 처음이 아니다. 그런데 이채언루트로만 공연하기도 하고 다같이 모이기도 하는 것 같은데, 오늘은 오랜만에 이렇게 모인 것이라고 한다. 저녁먹으면서 반주도 하고, 다섯명이서 재미있게 놀고 싶어서 왔다고.
영상찍다가 폰은 손에 그대로 고정해놓고 이채님을 볼 때마다 너무 예뻐서 놀랄 정도로 예뻤다. 그리고 바이올린을 칠 땐 멋있으면서 음색이 너무 매력적이라 그 음색 자체만으로도 영화 속에 들어와있는 느낌을 준다. 한 곡 한 곡이 다 ost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 저들의 연주 자체도 너무 멋있어서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정말 보는 내내 오늘 안왔으면 정말 후회했겠다고 생각했다. 이채님 목소리 진짜 너무 좋아...! 뮤지션의 길을 걸어주셔서 감사하다.
오늘 한 곡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건, madeline, a song between us, lonely city, uneasy romance, get into, get outㅋㅋ 그리고 커버곡이었던 chocolate 등등. 사실 거의 다가 다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다. 이채님 음색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고, 연주 위주로 만들어져있는 곡들은 진짜 바이올린과 베이스 조합의 연주에 완전 빠져들었다. 상상해보지 못했었는데, 저렇게나 잘 어울리다니! 특히나 이채님이 바이올린을 긴 활로 우아하게 켜는 것도 멋있었지만 기타 치듯이 안고 연주하는 게 인상적이다. 마치 우쿨렐레처럼 보이는. 탁보늬님은 바로 내 코앞에 있었는데 이 분의 바이올린 연주도 너무너무 듣기 좋았다. 한 명은 바이올린 줄을 긴 활로 울리고 한 명은 손으로 퉁기고 그 조화에다가 베이스, 드럼, 건반까지 합해지니까 진짜.... 듣는 내내 감탄, 감탄. 이런 연주를 제비다방에서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니...!
루프 스테이션을 이용하는 것도 정말 신기했다. get into 이 곡을 할 때 앞부분에서 루프 스테이션으로 계속 반복되도록 만드는데, 그 때 관객의 환호가 같이 녹음되는 바람에 웃기게 되는 상황도 있었다고 한다ㅋㅋ 오늘도 그러고 싶으시면 그래보라고 하며 루프스테이션을 미리 시험도 해보심ㅋㅋ 다행히 관객들 모두 자기의 목소리가 녹음되어 계속 울릴 민망함은 굳이 선택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다ㅋㅋㅋ
앞으로의 일정도 간단히 소개해주셨는데 지산락페스티벌과 이승환콘서트 게스트 공연 예정이 되어있다고 한다. 그 뒤의 스케줄은 아직 비밀이라고ㅋㅋ 그리고 권오경님은 민트나라의 토끼들이라는 이름에 걸맞도록 민트색 옷을 찾았는데 유일한 것이 잠옷으로 입는 옷이어서 오늘 입고 온 게 어제까지 입은 잠옷이라고 하셨다ㅋㅋ 그런데 민트색 자체가 예뻐서인지 옷 자체가 후줄근하지 않아보여서 말씀하기 전까진 민트색 옷 하나 장만한실 줄 알았다. 역시 민트색은 예뻐. 무엇보다 이채님 머리색이 제일 예뻤지만.
최근에 '또오해영' 이라는 드라마에 uneasy romance 이 곡이 나오기도 했다. 난 그 드라마를 안봐서 몰랐는데, 이채님도 그 드라마를 안봐서 뒤늦게 아셨다고 한다. ost로 나오게 되기 전에 미리 연락같은 건 따로 오지 않았다며ㅋㅋ 이채님 목소리가 워낙 ost 느낌을 내주는 음색이어서 드라마뿐만이 아니라 영화에도 이채언루트 곡들은 다 잘 어울릴 것 같다.
오늘 공연하면서 실없는 소리를 많이 했는데 실은 자기들 격있는 밴드로 봐달라고 하시고ㅋㅋ 이채님은 제비다방 분위기가 좋아서 여기서 공연만 하면 마음이 뒤숭숭해지기도 한다고. 공연 내내 이들이 서로 즐거워하며 연주하는 게 눈에 보여서 보는 나도 더 즐거웠다. 중간에 멤버들 소개도 해주셨는데 실리카겔이라는 밴드의 건반이자 보컬인 김한주, 드럼 김건재 소개를 해줄 때도 재미있었다. 김한주님 별명이 이영애라고 하는데 진짜 그렇게 듣고 보니 이영애 닮음ㅋㅋ 예쁘게 생기셨다. 더 놀라운건 권오경님도 어려보였는데 김한주님이랑 띠동갑이라고 하시는 거.
앵콜곡으로 the 1975의 chocolate 커버곡까지 마치고 큰 환호를 받으며 공연이 끝났다. 중간에 뒤를 돌아보니 지하로 내려오는 계단에까지 사람들이 앉아있을 정도로 가득 차있었다. 내가 일찍 와서 맨 앞줄에서 봤다는 게 너무 행복했다. 여길 오늘 온 것도, 일찍 온 것도 스스로 칭찬해줌ㅋㅋㅋ 이렇게 귀호강을 할 기회가 또 어디있겠나. 이채님 멋있을거라고 예상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더 멋있어서 정말 반해버림. 이채언루트 공연 있다고 하면 또 꼭 가고 싶다. 나중에 핸드폰으로 찍어온 영상 다시 다 돌려보는 것도 듣기 좋았지만, 역시 라이브의 감동만큼은 따라갈 수 없다. 이채언루트, 민트나라의 토끼들 이들의 음악은 정말 라이브로 찾아가서 들어야한다.
정말 영화속에 들어갔다가 나온 것처럼 황홀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옴. 너무 아름답고 멋진 이채언루트. 그리고 이들의 새로운 조합 민트나라의 토끼들ㅋㅋ 이렇게 또 공연해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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