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5일
낙성대에 있는 사운드마인드와 롤링락70s 두 장소에서 총 16팀의 인디밴드가 공연을 하는 starfall liveday는 미리 예매하는 공연이었다. 이 낙성대 근처를 중심으로 많이 활동하는 인디밴드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것이라고 하고, 추가적인 외부밴드 라인업에 파블로프, 보인키, 클랩스, 검은잎들이 있었다. 파블로프, 보인키, 클랩스, 벤또밤 이렇게 네 밴드를 보고 싶어서 가는 거였는데 나중에 타임테이블이 뜬 것을 보고 롤링락에만 있기로 결정했다. 클랩스는 겹쳐서 못보기 하지만 꼭 보아야하는 파블로프, 보인키는 다 롤링락이었으니까. 사실 오늘 폰부스가 강남역 레인보우바에서 공연이 있어서 마음이 조금 찢어졌지만... 왠지 레인보우에는 안가게 되어서 포기했다. (오늘 왠지 그동안 내가 듣고 싶어했던 곡들을 많이 할 것 같은 느낌은 뭐지...흑흑)
낙성대역은 처음 가본다. 서울에서 홍대가 인디밴드 공연의 중심지이듯이, 낙성대를 또 하나의 인디밴드 공연 붐을 일으킬만한 장소로 만들어보자는 취지도 섞여있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정말 적극 협조하고 싶다. 낙성대도 홍대만큼 가까우니까ㅎㅎ 그래서 오늘 밴드들 대부분이 낯설었는데, 단순히 내가 아직 모르는 밴드들이 많아서가 아니라 낙성대중심으로 활동을 많이 하는 밴드들이었어서 그런 거였다. 그나마 채널 1969에서 폰부스랑 공연했던 벤또밤만 알고 있었던.
확실히 홍대에 모여있는 타, 고고스, FF 그 근처랑 느낌이 달랐다. 막 음식점들과 차 다니는 길 사이에서 갑자기 롤링락이 튀어나와 있는 느낌? 안에 들어가서도 뭔가 어수선한 느낌이었다. 술집이기도 한데 술을 어디의 누구에게 말해서 시켜야할지도 잘 모르겠고ㅎㅎ 그래도 좋았던게 무대 앞에 스탠딩할 공간은 꽤 있었다는 거.
무대는 협소한 편이라서 살롱노마드 느낌이었다. 아마 폰부스가 여기서 공연한다면 좁겠지ㅎㅎ 그래도 전체적으로 낡은 느낌이면서도 그게 또 인테리어가 되어버려서 뭔가 새롭고 낯선 것보다 아늑하고 편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파블로프 공연할 때 오도함이 얘기하기로는 저기 벽에 손 대면 전기가 통한다고....ㅋㅋㅋㅋㅋ
첫 순서는 제터리! 제털이라고 해야 더 정확한가! 이름이 재미있다. Jetery. 그냥 들으면 담배꽁초 터는 재털이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거기에 '제대로 털어보는 이들'이라는 의미를 맞춘 것이라고 한다. 이번 starfall liveday 너무 좋았던 것 중 하나는 미리 라인업된 밴드들에 대한 소개들과 공연 영상까지 페북 홈페이지를 통해 다 소개해주는 친절함이었다. 원래 매번 내가 가기 전마다 다 검색해보고 찾아보고 미리 공부해(?)갔었는데, 이번엔 정보들이 잘 주어져있어서 미리 밴드들에 대해 알고 가기 쉬웠다. 그만큼 낙성대 중심의 인디밴드들에 대해 알리고자 하는 노력도 담겨있는 것 같아서 같이 소개해보고자 한다.
보컬 김선명, 기타 주양준, 배성한, 베이스 장준영, 드럼 손용하 5명으로 구성된 밴드고 송곳니라는 곡이 대표적이다. 사회에 대한 불만, 충족되지 않는 욕구들에 대한 불만 등 삐딱한 시선을 강렬한 곡에 담는다고 한다. 장르로 말하자면 메탈에 가까운 무거운 하드락. 공연은 마초적인 분위기로 몰고가면서도 실소와 찌질함을 유발하는 가사들이 포인트라는 소개였다. 사실 엄청 락스피릿 하늘 찌르는 밴드일 줄 알았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사운드가 크지는 않았다. 첫 순서라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처음에 커버곡 2개를 하고 나서 본인들의 곡을 했다. 다가가는 사람마다 도망가는 불쌍하고 찌질한 남자 이야기라는 '짝'이라는 곡, 그리고 대표곡 송곳니. 송! 곳! 니! 외치면서 가사를 부르는데 금방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 이들을 보면서 처음 벤또밤을 보았을 때 들었던 느낌이 났다. 뭔가 학생들이 만든 교내 밴드 느낌, 풋풋한 느낌이 나는 밴드. 실제 나이는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다들 아직 학생인 것 같았다. 내가 했던 기타동아리 생각도 나고. 교내 동아리가 좀 더 커져서 공연을 하는 느낌:) 첫 무대때만 해도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열심히 공연해줘서 보기 좋고 응원해주고 싶은 느낌이었다.
다음 순서, 야-위즈. 야위즈는 옷입은 것부터 뭔가 이미 해외 피서지에 놀러온 느낌이 들었다. 야위즈는 흔하지 않은 장르, 레게/스카를 구사하는 6인조밴드다. 보컬 박만수, 기타 임흥열, 베이스 박태성, 키보드 김명훈, 멜로디언 박한규, 드럼 한상윤 이렇게 구성되어있고 가로등이라는 곡이 대표적이다. 멜로디언까지 있어서 특이했는데 나중에 공연할 때 보니 키보드가 레게 리듬의 그 느낌을 보충해주는 것 같았다.
확실히 레게라는 장르는 다르다. 리듬을 타면서 같이 무릎 굽혀가며 즐길 수 있었다. 리듬에 따라 저절로 몸이 들썩여지는 게 있는데 락 들을 때 들썩이게 되는 것과는 다른ㅎㅎ 독특한 리듬이 즐거웠다. 처음엔 폴리스라는 밴드의 walking on the moon 커버곡을 했고, 그 후에 가로등, 처음 만난 자유, 스카이 이런 곡들을 했다. 제목이 정확히 맞는지 모르겠다.(들은대로 적었던건데, 검색해봐도 잘 안나와서..)
야위즈의 음악은 피서같은 거 가서 틀어놓고 춤추며 놀기 신날 것 같다. 보컬분이 류준열 느낌 나시던데ㅎ 무릎 쑥쑥 굽혀가면서 같이 리듬타게 해주고 분위기 끌어올리는 게 노련했다. 흔하지 않은 장르, 그만큼 독보적으로 더 잘되었으면.
다음 숨은 미로는 기타치면서 노래하는 안혜민이라는 싱어송라이터와 키보드치며 서브보컬인 한상훈 두 명으로 된 2인조 포크밴드다. 원래 안혜민씨 혼자 하다가 키보드가 한 팀으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자기들 아는 사람도 없고 관객 동원력도 없다며 은둔형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하셨지만 목소리는 당차셨다ㅎㅎ
그들에 대한 소개글을 빌리자면 행복한 기억보다는 상실의 아픔을, 멋진 인생보다는 조금 빗겨나간 인생을 노래한다고 하며, 그래서 미지근하고 찌질하지만 공감대를 형성한다고 한다. 숨은미로가 공연을 시작하자 갑자기 롤링락이 까페 언플러그드가 된 느낌이 났다. 아쿠스틱한 느낌 오랜만에 들으니 좋더라. 잔잔하게 읖조리듯이 노래하시는데 음색도 좋으시고.
대표곡인 다시 사랑한다고를 첫 곡으로 하고, 첫키스했던 장소가 사라져버린 걸 보고 썼다는 '지나버린 것들', 컨져링에 나왔다는 곡 커버 하나 하고 할머니와 사별하고 쓴 곡 하나, 그리고 '탭댄스를' 이라는 비교적 신나는 곡도 들려주셨다. 단 짠 단 짠! 이렇게 신나고 덜신나고를 반복해서 셋리스트를 짰다고 하셨는데 사실 앞에서 방방 뛰는 노래들 듣다가 들으니 다 조용한 노래처럼 들리긴 했지만ㅋㅋ 감성적이고 노래도 잘 하시고 듣기 좋았다. 쉬어가는 타임이기도 하면서ㅎㅎ
그 다음이 신나게 뛸 수 있는 밴또밤 무대였기도 하고. 밴또밤은 두 번째 보는거라 익숙했는데, 역시나 학생들처럼 귀여운 느낌이었다.
밴또밤(band of bomb)은 나상현씨밴드가 이름만 바꾼 것인줄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나상현씨밴드의 리드기타였던 멤버가 군입대를 하면서 잠정적으로 활동을 중단했었다가, 나상현씨가 본인의 입대 직전에 마지막으로 딴따라질을 위해 결성한 프로젝트성 밴드라고 한다. 벤또밤 곡들은 하나만 들어보아도 이들의 음악이 어떤지 느낄 수 있다. 재미있고, 신나고, 귀엽다. '고추참치','다음 생에','번데기','어젯밤','아무것도 하기 싫어' 이런 곡들을 했다.
고추참치라는 곡도 가사가 고추참치 계속 반복하면서 맨밥에 비비자 그런거고ㅋㅋ 다음 생에 이노래도 다음 생애엔 제발 좋은 거 다 달라는 그런 내용 아무것도 하기 싫어는 정말 숙제고 뭐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 이런 느낌ㅋㅋ 가사만 듣고 있어도 저절로 신나고 재밌어지는데 곡들 멜로디도 쉽고 중독성있다. 그 때 채널 1969에서 봤을 때도 한 번 더 보고싶은 밴드다 이런 느낌이었는데 오늘 공연 보고 나서도 그랬다. 밴또밤 공연이 어디서 있다고 하면 또 갈 것 같다. 재밌고 신나는 곡들 정말. 마지막에 아무것도 하기 싫어! 다같이 신나서 따라외쳤다. 들썩들썩.
이렇게 밴또밤을 보내고 다음 순서는 밴드 홍범서였는데, 밴드 이름이 왜 한 명의 이름 세 글자인가 했더니 보컬 임현서, 기타/코러스 조범석, 드럼 홍예지 이렇게 기본 멤버가 세명이고 이들의 이름 한 글자씩을 합친 것 같다. 오늘 공연은 객원들이 더 합해져서 했지만.
사실 이름도 처음 듣고 역시나 내겐 낯선 밴드일 뿐이었는데, 낙성대에서는 특별한건지 인기가 많았다. 원래 모든 공연들이 그렇지만 인기 순서대로 뒤로 배치가 되는데 왜 홍범서가 이 순서인지를 말해주듯이, 아예 홍범서를 보러 온 팬들도 이 때 많이 들어섰다. 그리고 곡들을 들어보니 왜 인기가 많은지 이해가 바로 되었다. 곡들이 다 하나같이 너무 재밌다. 밴또밤에서 이미 신나있었는데 훨씬 더 신나고 노래들 다 따라부르게 되는, 일상의 공감적인 가사들ㅋㅋ 더군다나 보컬분 음색도 독특하게 멋있었다. 부담되지 않을 정도의 듣기 좋은 굵직한 목소리라고 해야하나.
이 밴드 재밌는게 정규앨범을 하나 냈는데 그 앨범의 이름이 '은퇴앨범'이라고 한다ㅋㅋ 정말 여기서부터 범상치가 않다. 병맛돋는 솔직한 가사와 컨셉으로 컬트적 B급감성을 건드리는 밴드라고 소개되어있던데, 정말 제대로였다. '관악산 클라이머' '오빠도 힘들어' '뭐해 먹고 사냐' '엄마 카드' 이런 곡들이 대표적이다. 자기들 밴드 정서와는 안어울리는 곡이지만 나름 타이틀곡이었다며 '없어'라는 노래도 해주셨는데(이거 듣고 집에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시며ㅋㅋ) 보컬 목소리에 은근히 또 감성이 묻어있어서 신나는 노랜 아니었지만 이것도 듣기 좋았다!
하지만 역시 재밌는건 일상곡들ㅋㅋ '뭐해 먹고 사냐'라는 곡을 하더니, 자기들이 뭐해먹고 살지 진지하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졌으니 그것에 대한 답도 주겠다며 이어서 한 곡이 '엄마 카드'ㅋㅋㅋㅋㅋㅋ '오빠도 힘들어'라는 곡도 여성혐오곡 아니라며 오해하지 말라면서 했는데 난 왜 여자인데도 그 가사가 재밌고 공감되는지ㅋ 또 듣고 싶은 노래다. 같이 따라부르기도 좋았다. '엄마카드'까지 하고나서 앵콜을 받아 '입금해'라는 곡으로 마무리. 이것도 같이 입금해 부분 신나게 외치고ㅋㅋ 마지막에 헬멧은 왜 쓰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헬멧까지 쓰시고 하셨는데 이것도 이유는 몰라도 재미있었다.
다음이 강감찬밴드였는데, 이 밴드도 열기가 엄청났다. 거의 낙성대의 중심밴드인 느낌? 환호하는 팬들도 정말 많았고, 내게만 새로운 밴드일뿐 거의 낙성대에서는 스타급인 느낌이랄까. 들어올 때부터 환호성이 높았고 노래도 다들 떼창 따라하고 신기하기도 했던. 아, 보컬이 노래를 정말 잘 부르신다.
강감찬밴드는 낙성대의 터주대감 밴드라고 소개되어있었다. 곡 제목들이 '씨발개같은년아' '낙성대 양아치' 이런식이라서 엄청 마초적이고 공격적인 메탈을 구사할 것 같지만 사실 그들만의 감성메탈을 구축하고 있다고 한다. 나도 사실 욕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라 곡제목만 들었을 땐 친밀감이 잘 안들었었는데, 막상 곡들은 그렇게 공격적이거나 거부감들만한 게 아니고 정말 대중들도 좋아할만하게 듣기 좋은 락들이었다.
첫 곡을 시작하기 전에 오늘 공연이름인 'starfall' 이거 낙성대라서 별 떨어진다 star fall이냐면서 너무 일차원적이지 않냐고 디스하시더니 자기들이 낙성대에서 일어난 밴드이고, 첫 곡 제목이 'starfall'이라고ㅋㅋㅋ그렇게 소개하고 하셨는데 보컬 노래실력에 놀랐다. 맨 왼쪽에 있던 기타치는 분도 인기가 정말 많으셨다. 이 밴드의 재미있는 사실은 이름은 정말 한국적인데 이번에 새로 나오는 EP가 해외에서 먼저 발매되면서 지금 이들 노래를 itunes에선 들을 수 있는데 멜론에선 못듣는다고 한다ㅎ 27일날 한국에선 발매될 예정이라고.
'가면'이란 곡 떼창하고 신곡 '시체'라는 곡도 들려주셨다. 신곡이라면서 한 후에 어떻냐고 물어보더니만 자기들끼리 많이 틀렸다고 평가하고ㅋㅋ 분위기 정말 뜨겁게 이어져서 '낙성대양아치'까지 한 후에 보컬이 갑자기 기말고사는 잘 봤냐느니, 계절학기 개강 했냐느니, 연애는 잘되냐느니 이런 질문만 던지면서 관객들 야유를 샀다. 그러더니 이런 때 어떤 말이 떠오르냐고 되묻고 욕을 실컷 들으며 '씨발개같은년아' 를 그 마음으로 같이 외치자고 이었다. 이 노래 진짜 욕부분이 떼창포인트다ㅋㅋ 사실 난 욕이 영 입에 안붙고 어색하기 때문에 따라하지 않았지만 사람들 정말 신나게 잘 따라부르더라ㅋㅋㅋㅋ
그리고 기다렸던 보인키!!! 헤헷 화요일날도 봤지만 언제봐도 즐거운 보인키. 오늘은 맨 앞줄에서 봐서 더 신났던.
셋리스트는 휴일-여우-플라스틱컵-bivo-텔레비젼 나우-the dancer-제니 이렇게! 여우 라이브로 못들은지 오래됐었는데 오랜만에 여우 들어서 너무 좋았다. bivo포함 뒤의 네 곡은 늘 보인키 공연마다 빠질 수 없는 신나는 셋리이고ㅎ
사진마다 현근님 얼굴이 번들거리는데, 정말정말 땀을 비오듯이 많이 흘리셨다ㅋㅋ 다른 밴드들 보컬도 그렇긴 했었는데 여기 조명이 엄청 더운가보다. 뒤돌았을 때 등 날개죽지모양으로 땀이 젖어있어서 무슨 날개돋은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던ㅋㅋ
낙성대에서 공연하니까 좋은 점이 있었다면서, 홍대에서 공연장까지 갈 땐 늘 사람들이 많아서 치이고 그런거 싫은데 여긴 공연장까지 오는데 정말 사람이 없어서 쾌적하게 편하게 왔다고ㅋㅋㅋ 진짜로 나도 그랬다. 사람들이 워낙 안모여있으니까 어디가 공연장인지 두리번거리며 찾았을 정도였으니. 그리고 현근님이 낙성대에 와보기 전까진 서울대처럼 낙성대가 좋은 대학교 이름인 줄 알았다고 그러시며 공감을 구했지만 낙성대 사람들에겐 공감을 얻지 못하고ㅋㅋ 아, 이벤트 당첨이 안되어서 아쉬웠다. 보인키랑 파블로프는 미리 페이스북 홈페이지에서 싸인CD 2개씩 선정해서 주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나도 응모했지만 역시나 두 밴드 다 안되었다. 난 정말 이런 거엔 운이 없는 것 같아. 싸인CD받는 사람들 부러웠다.
보인키 무대 정말 열광적으로 이어지고, 오늘 보인키 소녀팬들이 많이 오지 못했지만 나까지 합세해서 the dancer 할 때 빠빠빠빠 떼창 꿋꿋하게 불렀다ㅋㅋ 사실 보인키 전까진 가방 어깨에 맨 채로 공연보고 있었는데, 보인키보면서 역시나 불편해져버려서 가방 바닥에 내려놓고 뛰기 시작. 제니할 때 앉았다가 다같이 일어나서 뛰는 것도 해서 좋았다.(화요일날 이거 안해서 너무 아쉬웠던 것 때문에 오늘 더 신나게 뛰었다ㅋㅋㅋ)
그리고 마지막 파블로프!!! 보인키만큼, 실은 보인키보다 더 기다렸던 파블로프!!!! 꺅 오도함 오늘 노랑옷 너무 색이 예쁘기도 하고 귀여웠다. 병아리색깔ㅎㅎ 이 옷 덕분에 오늘 춤추는 오도함이 더 발랄하고 귀여워보이던.
류준의 준비를 바라보며 류준의 행동 해설중인 오도함ㅋㅋㅋㅋ 준비하거나 중간에 시간 걸릴 때마다 끊임없이 오도함이 멘트를 하다못해서 나중엔 '속이 텅 비어있구요' 하며 류준 기타 소개까지 함ㅋㅋㅋ
파블로프 공연, 역시나 정말 신났는데 특히 난 좀 신나서 미쳐있었던 것 같다. 맥주 마신지는 한참 됐으니 술기운도 아니고 진짜 너무 신나서 미쳤던 듯. 지금 다시 떠올리면 좀 부끄러운데 맨 앞줄에서 가사 다 따라부르고 하도 소리를 질러서 아마 주변에서 이상하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공연은 원래 그렇게 즐기는거지! 공연이 얼마나 즐겁냐는 밴드도 밴드지만 리액션하는 관객들이 만들어가는거란 생각에 눈치덜보고 그냥 놀고싶은 대로 놀았음. 내가 신나고 그걸 보는 밴드멤버들이 신나고 그래서 공연이 신나지고 그럼 또 관객들이 신나고 그럼 좋은거다.
자기만의 예감인데 오늘 공연 신날 것 같다던 오도함ㅋ 솔직히 먼프 때 워낙에 다같이 미친듯이 놀았고 관객수도 많았기 때문에 그 때의 함성소리와 떼창과 몸을 불살랐던 것에 비하면 오늘 다같이 못 그런듯 싶지만, 사실 난 그 때만큼 신났던 것 같다. 파블로프를 맨 첫 줄에서 가까이 봐서 흥분한 걸수도 있고 이미 앞공연들도 신도 날만큼 나있었고.
셋리스트는 해마다 이맘 때쯤-이미 끝났다는 걸-담아만 두세요-(기타바꾸고)퍽이나-이럴 때가 아냐-그렇구 말구요-암사자 하고 앵콜곡으로 얄개들까지 해서 마무리!!! 원래 드러머인 조동원이 취직준비하느라 함께 못하고 천용산 드러머님이 대신 하고 있는데, 조동원 취직 준비하는 얘기하면서 여러분도 이럴 때가 아닐텐데....ㅋㅋ 하시고. 천용산님 소개하시면서 박수도 받아주시고ㅎ
내가 정말 신나서 정신이 좀 나갔던 것 같은건, 암사자에서였는지 어떤 곡에서였는지 확실히 기억나진 않는데 오도함이랑 같이 소리지르기대결(?)을 한거ㅋㅋㅋㅋㅋ아 지금 생각해도 나 정말ㅋㅋㅋㅋ 어떻게 내가 그럴수가 있었지. 나 INFP 내성적인 성향이라고 확실히 나온 사람 맞나! 역시 다중적인 사람이었어 난ㅋㅋㅋ 워낙에 가사 다 따라부르고 소리지르며 놀고있었으니 어떻게 된건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어느 순간 오도함이 마이크를 내 앞에 댔던 것 같다. 그 때 자동반사로 내가 소리를 질렀던건지, 뭐가 시작인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때부터 마이크를 중간에 놓고 오도함과 나의 소리지르기가 시작됐다 꺄아아악 고함 크게 지르는거ㅋㅋㅋㅋ 그걸 텀을 두고 몇 번을 했다ㅋㅋㅋㅋㅋ 좀 제정신이 아니었던것 같다. 오도함 손에 내 손 잡혀있는게 신경쓰여서 반은 정신 놓은 상태로 반은 본능적으로(?) 계속 소리를 질렀는데. 난 정말 신났던 것 같은데 주변 사람들은 그걸 어떻게 봤을까....ㅋㅋㅋㅋ 싶지만 사실 알고 있다. 늘 내 생각보다 남들은 남에게 관심없다는거ㅋㅋ다들 금방 잊었을거야.
아무튼 오도함이랑 그렇게 소리지르기를 하고 나서 반은 정신이 나간 채로, 즐긴 것 같다. 오늘 첫 합주하는 것같은 느낌처럼 기분이 좋다더니 그만큼 엉망이란 얘기라고 덧붙였는데 오도함식 멘트가 즐겁다. 중간에 준비과정에 물마시면서 인디밴드가 물마시는 모습 보라고 여기서 쉽게 볼 수 없지 않냐고 자기 행동 말로 설명하고 ㅋㅋ 얄개들까지 신나게 질렀다. 그렇구말구요 할 땐 '지금 당장!' 이거 소리치는 부분 너무 내목소리만 컸어서 부끄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나라도 참 소리치길 잘했단 생각 들고 막ㅋ 공연을 다닐수록 성격도 변하나보다. 대담해진다. 이렇게 공연장에 다니는 사람들 중에 날 아는 사람이 없어서 가능한 것일수도 있지만ㅋㅋㅋ 어쨌든 마지막까지 신나게 뛰어놀았다, 파블로프 너무 좋아!
원래 오늘 싸인을 받을까말까 엄청 고민하면서 혹시 몰라서 메모장이랑 싸인펜만 챙겨왔었는데- 공연 끝나고 나서 오늘 오도함과 소리지르기를 한 기념으로 싸인을 받아야겠다 마음먹고 용기를 냈다. 사실 소리지르는 모양새 보면 안그래보일 수 있지만 엄청 용기낸 거였다. 알고보면 참 소심한 사람이라 여태 폰부스에게도 태우오빠에게 겨우 말 한 번 걸어본 게 다이고 싸인도 못받아봤는데...(물론 다음에 폰부스 싸인도 앨범 사서 직접 받을 거지만)
공연 끝나고 뒤쪽에 오도함이 혼자 앉아있길래 기회다싶어서 다짜고짜 옆에 앉아서 싸인해달라고 했다. 조금 당황하시는 듯 보였지만 당연히 해줘야죠 하면서 펜을 들어주길래 '낙서'를 해달라고 했더니 자기 싸인이 원래 낙서스럽다면서 파블로프 상징인 강아지 얼굴 그려주고 자기 이름이랑 내 이름에 하트 넣어주고ㅋㅋ(이게 늘 싸인하는 방식이다ㅋㅋ) 싸인하고 주길래 하나 더 해달라면서 나 시험 잘치라고 써달라고 했다. 전공의시험ㅋㅋㅋ
시험앞둔 거 듣더니 진짜 님 이럴때 아니신거 아니냐고 했지만, 시험은 12월이고 지금 이미 공부하고 있다고 얘기해줬다. 사실 시험 잘치라고 써달라고 한건 오도함 글씨를 가지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써달란건데 실제로 오도함부적같은 느낌으로 응원받는 거 같아서 받고나니 좋기도 했다. 실제로 난 지금 공연에서 받는 즐거운 열정과 에너지로 공부하고 있으니까. 지금처럼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쉴 땐 공연 즐겁게 다니며 스트레스 풀고 다시 열심히 공부하는 포지티브 피드백만 잘 해나가면 내 행복도 공부도 다 승리하는 거 맞다. 싸인하고 있는 오도함 옆에서 보는데 귀여웠다. 뭔가 생각보다 다소곳하다고 해야하나. 사실 나 혼자 옆에서 쑥스럽고 부끄럽기도 했는데 아닌척했다. 아무튼 싸인받고 입이 귀에 걸려 나옴.
그렇게 신나게 집에 돌아오고 나니 자기전에 오늘 못본 폰부스가 갑자기 생각나긴 했는데. 힝. 진짜 마음같아선 몸을 두 개로 쪼개서 다 가고 싶다. 오늘 롤링락엔 좋아하는 여러 밴드가 많이 나오기에 훨씬 긴 시간을 재밌게 즐긴건 맞다! 무엇보다 오늘 다신 할 수 없을지도 모를 경험을 했지ㅋㅋ 폰부스 공연은 다음 꼭 가야지.(아..가족모임 때문에 돌아오는 주말에 있을 위락은 못가서 너무 아쉽다) 나의 폰부스를 못보았지만, 오늘 새롭게 알게 된 밴드들이 좋아서 뿌듯하다. 특히 홍범서랑 강감찬밴드, 밴또밤 공연은 홍대에서 하든 낙성대에서 하든 또 보고싶다.
오늘 오도함이 싸인에다 스타폴 페스타에서의 추억! 이라고 잊지말라고 써주었다. 정말 추억 하나는 제대로 만든 거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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