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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FF '먼데이프로젝트 VACCINE' 파블로프*폰부스

2016년 6월 20일

 

 

정말 많이 기뻐하며 기대하며 기다렸던 폰부스*파블로프 먼데이프로젝트, 먼프!!

월요병을 퇴치하기 위해 뿌리는 백신이 바로 폰부스와 파블로프 라인업 공연이라는 컨셉으로ㅎㅎ 정말 백신이 확실했다. 일요일밤부터 시작되어야할 월요병이 이미 사라져있었으니까. 일요일 저녁부터 월요일 저녁까지 공연 기다리다가 공연을 즐기다가 공연 끝나고까지 계속 즐거울 수 있었던:)

  

 정말 오늘 공연은 내가 지금까지 갔던 공연들 중 역대급이었다. 사람들 환호나 함성, 뜨거운 분위기도 그랬던 것 같고 이렇게 2시간 풀로 쉬지 않고 소리지르며 뛰어본 것도 처음이다. 8시반부터 파블로프 먼저 한 시간, 폰부스 한 시간 이렇게 10시반쯤까지 했는데 연이어 단독공연 두 개를 다녀온 느낌이랄까. 당연히 대부분 여자들이었고 정말 다같이 월요일을 날려 버리려고 모인 것 같았다. 일주일간 써야할 힘을 오늘 다쓰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음. 헤헷. 나도 그렇게 놀았지만.

 

 파블로프 첫 곡은 '해마다 이맘때쯤'으로 시작했다.(오늘 셋리 첫 곡을 이걸로 예상했었는데 맞춰서 혼자 즐거워함) 파블로프의 공연은 처음 보는 거라서 어제부터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파블로프를 류준씨 나혼자간다 공연에서 처음 알게된 후로 줄곧 혼자 노래 다 찾아듣고 트위터로 소식 들어가며 좋아해왔다. 이렇게 음원으로만 수없이 듣던 노래들을 라이브로 듣고 매력덩어리 오도함도 처음 볼 생각에 잔뜩 들떴다. 그리고 오늘 공연은 정말 그 기대 이상을 충족시켰다. 오도함도 노래 정말 잘하고 흥돋아서 춤추는 거, 류준 화려한 기타, 신날 수밖에 없는 파블로프 곡들. 오도함이 왜 그렇게 무대에서 늘 신나하나 했는데 정말 파블로프 곡은 라이브로 들으면 너무너무 신이 난다. 저절로 온몸이 들썩들썩 노래 다 크게 따라부르고 싶어지고. 

 셋리스트는 따로 받았기 때문에 안적겠고, 오도함도 오늘따라 노래가 잘된다며 즐거워했다. 최고의 라이브같다고ㅋㅋ 사람들 다 엄청 함성 지르니까 끌어올리면서 멘트 원하는대로 해주겠다며 신나하고. 류준이 노래를 하는 '심야영화'도 했고, 이 때 오도함 귀엽게 춤추는 거 영상도 찍었다. 끝나더니 노래안하고 춤추기만 하는 거 힘들다면서 아이돌들 존경한다고~ 그러면서 안경쓰고 나왔더라는 세븐틴이라는 아이돌 이야기를 했는데 사람들 반응이 영 없어서 '아 이곳은 세븐틴 얘기해서 아는 곳이 아니구나' 깨달으시고ㅋㅋ 나도 사실 세븐틴 몰랐고 처음 들었다.(그런 아이돌을 좋아하는 여자들이면 지금 월요일 저녁에 인디락밴드 공연 와서 당신에게 환호하고 있지 않겠지요ㅎㅎ) 그 곡이 끝나고서 류준이 기타를 바꿨는데, 기타를 바꾸면 하는 곡이 '퍽이나'였다. 아, 라이브로 들으니까 너무 좋아. 

 빛나는 류준군과 베이스 안토니오, 박준철군ㅋㅋㅋ 사실 늘 사진으로만 봤으니 이름까지 매치되어서 뭔가 느끼한 이미지이신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까 안그렇고 잘생기셨다ㅋㅋ 또렷또렷하게 생기신데다가 베이스도 잘치시고 얌전하게 치는 것 같으면서도 박자치는 발놀림까지 화려하시던ㅎ 류준군은 파블로프에서 유일하게 두 번째로 보는 사람! 노래 잘하고 목소리 좋은 건 까페 언플러그드 공연에서 이미 알고 있었고, 오늘은 그 때 길었던 앞머리를 좀 자른 상태라 더 보기 좋았다. 그 땐 부끄럽다면서 앞머리로 계속 눈앞을 가리시더니만 오늘은 우리와 같이 신나게 놀았다. 기타연주 진짜 짱짱. 파블로프 노래 신나게 해주는 주역할이 바로 기타 멜로디라인인 것 같다. 물론 그 흥을 제대로 살리는 건 노래하고 춤추는 오도함ㅋㅋ

 '퍽이나'가 끝나갈 때쯤 작은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다. 마치 '밤과 음악사이' 이런 곳에서 술드시고 온듯한 느낌의 중년남자어른이 뜬금없이 무대 맨 앞줄 여자들 서있는 곳까지 나와서 신나서 손 흔들며 튀는 거. 저 사람 뭐지? 그 모습이 웃긴거 같으면서도 은근하게 여자들 사이에 술취한 남자분이 끼어서 그런지 슬쩍 위협감을 느끼는 게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오도함 대처에 진짜 감탄했다. 그런 분위기를 느꼈는지, 공연 오랜만에 오시냐면서 그런 것 같다고 프리드링크 하나 드리니깐 가서 받으라고- 처음엔 그렇게 뒤로 보내려다가 아저씨가 이미 받았다고 하니까 우리 노래 신나는건 아는데 지금 약간 어그레시브했다고, 매너가 있어서 여기서 조금 뒤로 가셔야될 것 같다고 웃으면서 제지하는거- 아저씨도 순순하게 그 얘기 듣고 뒤로 물러나는데 오도함 진짜 이 때 멋있고 고맙기도 했다. 무대에서 까불기만 하는 것 같던 오도함이 멋진 남자로 다시 보이던 순간ㅎㅎ

 이 사진들 오도함 손동작 너무 귀엽다. 춤이나 동작을 기분대로 하는 거ㅋㅋ 어쨌든 아저씨일은 그렇게 해결되고, 다음 곡은 또 신나게 '이럴 때가 아냐' 소리질러주고 '그렇구말구요' '암사자' 쭉 어쩜 이렇게 노래들이 다 신나지. 중간에 드럼이 고장나서 멘트도 했는데 자기가 밴드하기 전에 폰부스 출연하는 전단지 같은 걸 보고 폰부스 밴드이름인지 몰랐다며 어쩜 이리 돈안되는 이름이다 싶었다고ㅋㅋ 그 밴드랑 자기가 첫 공연을 같이 할 줄 몰랐다며 같이 첫 공연한 곳이 여기 클럽FF라고 한다. 그 때 같이 공연했던 핑크엘리펀트와 서교그룹사운드 멤버들의 최근 근황도 전해주면서 무려 20년된 이야기라고 농담치고ㅎㅎ 폰부스와 파블로프는 그렇게 첫 공연을 같이 한 후로 지금까지 정말 친하게 지내는 밴드사이. 내가 좋아하는 두 밴드끼리 친해서 너무 좋다. 중간에 마이크가 내려갔는데 오도함이 올리면서, 이거 레이져가 노래 못하게 올려놔야겠다며 키 디스하고ㅋㅋㅋ

 

 마지막곡 얄개들에 앵콜곡 '한껏 조여진'까지 하면서 파블로프 공연 정말 엄청난 환호와 열기 속에 끝났다. 다들 미친듯이 가사 다 따라 외치고, 방방 뛰고, 나만 그런게 아니라 다같이 그래서 더 신나는. 진짜 거의 한풀이하러 온 사람들 같았음. 나도 파블로프 공연 끝나고 나니까 너무 열광해서, 땀도 많이 나고 목도 많이 아팠다ㅋㅋ 하지만 그래도 이어지는 폰부스공연에 또 열광해야지.

 

 폰부스는 처음부터 셋리 신나게 달렸다. Time is over-낯선날-Hey, girl 세 곡 쉬지 않고 연속으로! 처음부터 소리지르고 뛰어주고 나서 mai 2016에 1-7까지 이어서했다. 오늘 와보니 오도함이랑 위에 빨강 바지 검정으로 우연히 똑같이 입고 왔더라는 이야기하면서 레이져가 청자켓까지 걸치고 왔는데 그거 참 다행이라고ㅋㅋ(그러고 진짜로 더울텐데 중간에 안벗더라ㅋㅋ) 중간에 오도함 무대에 올라와서 레이져랑 같이 포즈 취하고ㅎㅎ

 파블로프 순서에서도 슬램 상인가, 잘 노는 사람 상주는 게 있었는데 폰부스 순서에서도 떼창유발제라는 잘 따라부르는 사람 골라서 주는 상이 있었다. 요즘 그들이 즐기는 게임 오버워치에 나오는 대사들과 자기들 싸인까지 넣었다는 그 상장은 나중에 남자관객분이 뽑혀서 가져가셨다ㅋㅋ 7/8 나올 신곡 소개도 해줬는데, 청소년기의 희망이 벅차오르는 그런 곡이라면서 단공 예매하라는 이야기도 하고.(당연히 꼭 가야죠) 달리기만 했으니 '바람이 분다'로 잠시 쉬어간 후 '재클린'에선 상민오빠와 레이져가 북클린 했다. 중간에 레이져 어머님께 본인 카드 가져가셨냐고 전화오셔서 재미있기도 했고(엄마 전화받는 레이져 너무 아들스러워서 귀여웠음ㅎ) '슈퍼 몽키', 'got a chance'로 계속 달리다가 앵콜곡 '술을 마셨네' 까지 해서 마무리! '술을 마셨네' 할 때 레이져는 북 들고 앞에까지 뛰어나와서 신났었고, 기타를 맥주병으로 연주하시던 태우오빠ㅋㅋㅋㅋ

중간에 태우오빠 기타 스트랩이 어깨에서 떨어졌는데, 태우오빠가 다시 매기 전까지 연주하는 동안 레이져가 기타 들고 잡아주면서 계속 칠 수 있게 해주기도 했다. 그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음ㅎㅎ 그 부분 끝나고 나서 다시 스트랩 매시고ㅎ

 파블로프 순서에서 지치지도 않았는지 사람들 반응은 계속 뜨거웠고, 나도 정말 두시간 내내 소리지르고 뛰었다.  

mai 2016할 때 늘 다같이 악기 하나씩 들고 박자 딱딱 맞춰서 사운드 끌어올리는 하이라이트 부분이 있는데 오늘은 한님이 원래 늘 치는 타악기(이름을 모름ㅋㅋ)가 어디로 갔는지 찾으시다가 결국 탬버린을 치셨다. 그 악기소리가 사라지니까 엄청 허전하더라. 역시 곡의 완성은 괜히 완성도가 있는 게 아닌가보다. 드럼이 또 중간에 고장났었는데 드럼 소리가 중간에 하나만 비어도 느낌이 다르다. 밴드 라이브 공연의 묘미가 그런 데에 있는 것 같다. 그 자리에서 다같이 있고 합이 맞아야 만들어내는 소리. 그 매력과 신남, 거기서 오는 흥분과 열정.

 중간에 드럼이 또 고장났나 했는데 도와주러 류준도 올라와서 같이 노래부르다가 내려가고ㅎ 파블로프와 폰부스 멤버들 다같이 꾸미는 무대도 기대해보긴 했었지만, 그러기엔 너무 무대가 좁은 것도 같다ㅋㅋ 하지만 다음에 폰부스 멤버랑 파블로프 멤버랑 섞어서 콜라보로 공연해도 재미있는 무대가 만들어질 것 같다. 두 밴드 또 함께 하는 날이 오겠지?!

 폰부스 공연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버렸다. 앞에서 하도 난리치며 즐겨서 사실 폰부스 때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정신없이 따라부르고 뛰다보니까 벌써 마지막곡이래. 흑흑. 앵콜곡까지 했는데도 너무 짧게 느껴지는거. 다시 긴 공연은 단공을 기다려야되겠지? 폰부스 라이브로 듣고 싶은 곡들이 너무 많은데 언제 다 들을 수 있을까. 붉은책! 붉은책 언제 해줄꺼에요!!! 춤추는 여자도 듣고 싶고, 별빛에 젖어도 나혼자간다에서 듣고 나서 못들은지 너무 오래됐다. 그런데도 너무 좋은 곡들이 많아서 문제다. 흠, 그러고보니까 파도에 꽃들도 못들은지 오래됐네. 그런데 또 신곡이 기대된다. 으아아!!

 

 원래 오늘 끝나고 파블로프도 그렇고 폰부스도 그렇고 싸인을 받아볼까 슬쩍 용기내볼까 노트 하나와 펜을 가져가긴 했었는데ㅎㅎ 결국 공연 끝나자마자 빠져나왔다. 정리하는 데도 시간걸리고 11시쯤 다 되어서 기다려도 그들이 뒷풀이하러 갈 것 같기도 하고. 다음에... 기회가 되겠지...ㅎㅎ 사진을 더 많이 찍고 싶었지만, 폰화질도 그렇고 무엇보다 뛰고 노느라고 역시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다. 정말 전문적인 좋은 카메라 가지고 오셔서 열심히 찍으시는 분들 잘 찍으시는 분들 보면 대단하다 싶다. 난 공연에서 너무 신나버려서 도저히 가만히 사진 찍으면서 못있겠던데 그들에게는 또 공연의 좋은 장면들을 추억으로 남기려는 열정이 있는 것.

      

셋리스트에 깨알같은 낙서들 너무 귀엽다.

 

 진짜 오늘 공연 너무너무 최고였다. 기대 많이 했는데 기대 많이 한 것 이상으로 즐겁고 신나고 행복했던. 너무 뛰고 소리 질러서 내일 아침까지 목이 아플 것 같다.

 파블로프 x 폰부스! 두 밴드 너무 사랑한다. 그리고 공연 기획해준 먼데이프로젝트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