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1일
밴드피플 라디오스타에서 진행하는 '80일간의 인디여행' 이건, 신청해서 표만 얻으면 무료로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장소는 홍대 하나투어브이홀.
난 보인키를 보려고, 21일로 미리 표를 신청해놓은 상태였다.
갤럭시 익스프레스, 신현희와 김루트, 라이프 앤 타임 다른 세 밴드도 다 본 적은 없지만 그동안 이름을 들어본 밴드들이어서 궁금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파블로프와 같은 러브락 컴퍼니이기도 하고.
이번에도 미리, 잘 모르는 밴드들의 음악은 찾아보고 듣고 갔다. 신현희와 김루트는 공연 영상을 찾아보니까 기똥찬 오리엔탈 명랑 어쿠스틱 듀오다 이런식으로 소개를 하던데 실제로 이렇게 귀엽고 명랑하다. 물론 예외인 곡들도 있지만, 대체로 보컬 신현희의 귀여운 목소리가 가미된, 말하는 듯이 부르는 식인데 어떤 곡들에선 장기하가 생각나기도 했다. 또 어떤 곡에선 깊은 감성있는 목소리로 부르기도 하고- 팔색조같은 매력.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다같이 흔들고 뛰고 소리지르며 즐길 수 있는 락스러운 락 종류의 곡들인 것 같았고, 라이프 앤 타임은 락이긴 한데 갤럭시 익스프레스와는 대조적으로 발라드락 같은 느낌이랄까. 보인키는 또 다른 느낌인데, 그러고보면 오늘 라인업 네 밴드가 각자 색다른 느낌인 것 같다.
5시 반부터 선착순으로 입장표를 배부해주는 것이었고 내가 도착한 게 5시 40분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생각보다 순서가 많이 늦어서 놀랐다. 62번째라니!! 10분 사이에 60명이 벌써 받아갔단 말인가..!! 무료 공연이어서일까 평일 저녁인데도 사람들이 정말 많은가보다 싶었다. 내가 보인키밖에 모르다보니 몰랐는데, 막상 공연에 와보니 라앤타와 신루트, 갤익 팬들도 다 정말 많았다.
라디오로도 나가면서 방송도 되는거라서 '80일간의 인디여행' 사회자분이 진행을 하셨다. 각 밴드당 30분정도씩 했고 한번씩 인터뷰시간이 있는 형식. 62번째라 너무 늦는 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그래도 하나투어브이홀 공간이 워낙 넓어서 스탠딩 세번째 줄에 설 수 있었다. 사람들이 많아서 찍지는 못했는데, 무대 앞으로 스탠딩공간이 넓게 있고 좀 뒤쪽으로좌석까지 배치되어있다.
첫 순서, 라이프앤타임(라앤타!) 등장할 때부터 엄청 환호받았다. 나만 이 밴드를 모르는 거였나 싶을 정도로. 심지어 공연할 때 팬들이 다 따라부르는 것보고 놀랐다. 사실 음원으로 미리 곡들을 들어볼 땐 그렇게 신난다는 느낌이 아니었는데, 라이브로 듣고 팬들이 따라하는 걸 보니까 신나졌다. 첫 곡은 my loving city 라는 곡이었고 my loving city 라는 부분을 다같이 따라부르는거.
이들의 곡을 '자연이 품은 도시의 노래' 라고 앨범소개가 되어있던데 정말 밴드이름부터 그렇지만 곡들 제목까지 다 그렇다. 꽃, 빛, 숲, 급류, 땅 이런 식. 그런 곡들이 대중들 취향에 맞는지 의아했었는데 곡들을 들어보니 보컬음색이 좋고 따라부르기도 좋다. 대표곡 중 하나인 호랑이로 마무리했다. 그 '우리는 호랑이'라고 따라부르는 멜로디가 지금도 계속 맴돈다.
중간에 인터뷰할 때는 대중분들께 한마디 하라고 했더니, 이 공연을 준비해준 모든 스태프들에게까지 감사인사를 하셨다. 두 손 모으고 말씀하셔서 사회자분이 오늘 예의바른 게 컨셉이냐고 하니까 방송이라 그래서 더 의식된다고 하시고ㅎㅎ 정말 오늘 인디밴드들을 워낙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인지, 첫 무대부터 반응이 뜨거워서 같이 즐거웠다.
두 번째, 신현희와 김루트. 이 밴드는 미리 곡들을 들어봤을 때 느낌과 실제로 비슷했다. 귀엽고 톡톡 튀는 매력이 있는데 특히 신현희양, 사투리로 말하는 투가 정말정말 귀엽다. 의외인건 노래 중간에 귀엽게 말하듯이 부르기도 하지만, 진지하거나 블루스 감성으로 부를 땐 판소리 구성진 가락 부르는듯한 창법도 섞여있는 것처럼 들렸다. 대표곡 중에 '캡송'은 오늘 하진 않았고 인터뷰할 때 대표곡이라며 소개만 되었는데 그 곡이 무려 고3때 만든 것이라고 한다. 첫 곡은 작년 타이틀곡이었다는 '오빠야'였다. 멘트도 정말 센스있게 한다. 예를 들면 자기들을 처음 본 분들은 오늘 입덕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본인들 입으로 얘기하는게 귀여웠고, '홍대 블루스'라는 곡 소개할 땐 맘에 들으면 재밌게 들으시고 맘에 안들면 집에 갈 때 한 번 더 들어보시라고ㅋㅋ
그리고 따라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 곡들이 많은데 미리 어디 따라해야하는지 안가르쳐주고 듣다보면 저절로 알게 된다고 찾아보라고 한다. 근데 정말 들으면 바로 어딘지 알 수 있다. 잘 따라부르면 잘했다는 칭찬도 중간에 꼭 하면서 함께 즐겁게 만들어준다. 관객들과 함께 하는 무대를 정말 잘 만드는 것 같다. 노래들도 '왜 때려요 엄마', '집 비던 날' 등 일상의 누구나 친숙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가지고 만들어서 곡 소개부터 친근하게 해주셨다.
오늘 멋부린다고 긴 치마 입었더니 다리에 땀차 힘들다던 신현희양ㅋㅋ 신현희양과 김루트군 말고 남은 두 명의 밴드멤버는 신현희양이 지금 이빨교정을 하는 중인데 자기 건치의 롤모델이라고 한다.ㅋㅋ 기타리스트 두 명이 건치 롤모델 1, 2ㅋㅋ 그리고 오늘은 무슨 옷을 포카리스웨트로 맞춰 입었다는데 정말 말하는 것마다 귀여워서 사람들 다 많이 웃었다. 노래 따라하던 부분들 역시 쉽고 재미있어서 지금까지 떠오른다. 이 밴드 정말 볼매인 것 같다.
다음은 내가 기다렸던, 보인키! 셋리스트는 토이스토리-텔레비젼 나우-bivo-제니-더댄서 였다.
오늘도 보인키 소녀팬들이 와서 '사랑해호' '전현근 존잘' 등 외치는 게 너무 귀여웠다. bivo랑 더댄서도 떼창 포인트도 또 하고. 아쉬운건 그 보인키 소녀팬들이 좀 멀리 앉아있는지, 소리도 좀 멀리서 들렸고(어디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들리는 그들의 떼창ㅋㅋ) 원래 제니할 때 앉았다가 펄쩍 뛰어오르면서 뛰는 부분을 오늘 하지 못했다는 거. 보인키소녀팬들이랑 다같이 하면 엄청 신나는데ㅎㅎ 보인키노래는 들을수록 기타 멜로디라인이 정말 좋은 것 같다. 그래서 tv 예능 프로그램들에서 bgm으로 깔리기도 한다. 보컬 전현근님의 특색있는 발음이 가미된 노래와 기타라인이 보인키 곡들만의 매력인듯.
인터뷰할 때 현근님이 낯가린다면서 많이 수줍게 말씀하시니까 사회자분이 노래할 땐 끼 많이 부리면서 의외라고 하시고ㅎ 예쁜 여자들 앞에선 안그런다고 하지 않냐고 모함(자긴 절대 그런말 한적 없다고ㅋㅋ)하셔서 당황하시고 막.
마지막 순서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한 마디로 정말 '멋있었다'!!!! 락밴드의 전설이자 대부를 모신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사운드도 엄청나고 포스도. 거의 단독콘서트같은 느낌이었다.
사람들의 뜨거운 환호와 열광에, 오프더레코드로 기존 해야하는 곡들 다 끝난 후에도 앵콜로 훨씬 더 많은 곡들을 해주셨다. 처음엔 기타 내려놓고 들어가려는데 사람들이 앵콜을 많이 외쳐서 곡을 시작했다가, 그 앵콜곡에서도 열기가 너무 뜨거우니까 같이 신나셔서 계속 세 곡인가를 더 했다ㅎㅎ 정말 멋지심. 특히 남자팬들이 추종하듯이 환호하기도 했다. 남자가 봐도 멋있는 밴드. 곡들 제목을 소개하지 않아서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가사를 찾아보니 '호롱불', 'jungle the black' 이런 대표곡들도 있었다.
겉모습만으로도 음악같은 포스를 풍기시는데 막상 인터뷰할 때 쉴 때 뭐하시냐고 하니까 합주하고 까페가서 커피마시고 그런다고ㅎㅎ 아 물론 합주하고 하다가 서로 의견 안맞으면 싸운다고도 하면서 그게 주먹질은 아니고 말싸움이라고 주장하시고ㅋㅋ
정말 멋있고 또 멋있는 밴드였다.
오프더레코드로 콘서트처럼 열정 불살라주셔서 진짜 감동!
멤버들은 기타와 몸이 거의 하나 같았음.
밴드에겐 노련미도 진짜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어쨌든 갤럭시 익스프레스 덕분에 원래 시간이 다 끝나고도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자리를 지키며 신나게 소리지르고
뛰고 놀았다.
오늘 무엇보다도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다 정말 밴드음악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이라는 게 느껴져서 좋았던 것 같다.
처음에 사회자분께서는 나름 방송에 나가야되다 보니까 혹시
라도 음성적인 큰 반응이 없을까봐 미리 반응 잘 부탁한다는
말씀도 하셨는데 나중에 진행되는걸 보시면서는 진짜 소리 잘
지르네요, 더 이상 반응을 요구하지 않아도 분위기가 최고였
다. 공간이 넓어서 덜 모여지는 느낌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
도 했었는데 그렇지도 않았고.
80일간의 인디여행, 정말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인 것 같다.
다른 날들도 라인업 정말 좋은 날들 많던데-
기회되면 다른 날 또 한번 와보아야 되겠다.
사실 어제 먼프에서 너무 무리를 했는지, 오늘 종일 다리도 아
프고 목도 아프고(나이는 못속이나..) 해서 어제만큼 즐겁게 뛰
어놀지 못했지만, 역시 밴드음악이 짱!
우리나라 인디밴드들 많이많이 흥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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