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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빵 금요일공연

2016년 7월 8일

 

 

 처음 가보는 클럽빵. 전범선과 양반들 공연 보고 싶어서 이 더위를 뚫고 가기로 했다. 퇴근하자마자 갔더니 시간이 남아서 클럽빵에서 길건너 근처에 있는 뽈랄라수집관에도 가봤다.

       

정말 온갖 잡것(?)들이 다 모여있다는ㅋㅋ 근데 입장료 천원만 내면 마음껏 구경할 수 있고 가격표가 달린 것들은 구매도 가능한 곳. 들어가니까 모닝와이드에서 와서 취재도 하고 있었다. 정말 신기한 게 많더라. 가격표가 붙어있지 않은 것들만 사진촬영도 가능하다고 해서 찍었다.

  특히 레고 탐나.

 뽈랄라수집관 안 구경하다가 공연시작이 7:30pm 라서 20분 정도 되었을 때 들어갔는데, 이럴수가. 내가 첫 관객이었다.

 아직 전양반들 리허설중이었고, 레인보우99 인 분이 맞아주시면서 입장료도 받아주시는거...ㅋㅋ 레인보우99는 살롱노마드 처음 가봤을 때 봤던 뮤지션이라 얼굴을 알고 있었는데, 앞에서 티켓팅을 하고 계시길래 의아해서 뮤지션 아니시냐고 물어봤다. 맞다 그래서 레인보우 99 아니시냐고 공연본적 있다고 아는척하면서 살이 좀 빠지신 것 같다고 하니까, 착각일거라고 하심ㅋㅋㅋㅋ 아무튼 레인보우99가 입장을 도와주시고 들어왔더니, 정말 아무도 없어서 좀 당황했다.

             

일단 맥주 마시면서 전양반들 리허설 구경 히힛. 클럽빵에서의 공연은 뮤지션들도 순서가 어떻게 될지 와서 안다고 하시던데- 그래서 오늘 전양반들이 몇 번째로 공연할지 몰랐는데 마지막 순서이길 바랬다. 원래 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무대이기도 하고 전양반들이 마지막에 해야 공연끝나고 따라나가서 싸인받고 할 수 있으니까.

 근데 리허설 끝나고 나서 첫 순서 아닌듯이 무대위에 있던 전양반들을 위한 북을 치웠었는데, 얘기가 좀 오가더니 다시 북을 무대에 올리고 나로썬 아쉽게도 전양반들 무대가 첫 순서가 되었다. 나중에 속상해서 그런 얘길 트위터에 썼더니 전범선씨가 드럼 김보종님 스케줄 때문에 원래 첫순서가 아니었는앞당겼던 거라고 죄송하다는 답을 달아주셨다.(헛. 죄송하실 건 없는데.) 그냥 내가 제일 좋아하는 팀이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길 바라는 것이었는데 답 달아주셔서 감사하고 기분좋았다. 아무튼 그래서 첫 무대는 전범선과 양반들!

 전범선 나혼자간다 때에는 짚신 신고 왔었는데 오늘은 흰 신발이었다. 나중에 어떤 분이 짱구눈썹신발이라고 한걸 보고 웃음터짐ㅋㅋ 귀여워라ㅋㅋㅋ

 셋리스트는 아래로부터의 혁명-불놀이야-나그네(미발표곡)-도깨비-강강술래-벗님-설레임 이었다.

 아래로부터의 혁명, 불놀이야, 도깨비 이 세 곡은 온스테이지 영상이 있는데 너무 멋있고 또 신나기도 해서 다 하길 바랬었는데 오늘 셋리에 다 있어서 좋았음. 신나는 것만 했으니 부드러운 것 하나 하겠다며 한 '벗님'도 라이브로 처음 들어본건데 좋았다. 근데 가사 좋기만 하더만, 가사중에 부랄친구라는 단어가 나온다고 미성년자불가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신곡 나그네도 다른 공연영상으로만 봤었는데 오늘 실제로 들으니까 정말 신나고 좋았다. 들썩들썩 하게 되는. 전범선씨 리듬타는 것도 귀여우시고 신나고ㅋㅋ 나그네가 힙합스럽다는 낭설이 있다고 하며 절대 아니고 로큰롤이라고 하시는데 다들 웃음터지고ㅋㅋ 낫 그~ 네에엣~ 낫 그~네에엣~ 이 부분 부를 때 손짓을 힙합스럽게(?) 해서 노래 뮤트시키면 그렇게 보일 것 같기도 함ㅋㅋㅋㅋㅋ

       

 혼자만 양반이 아니라는 그냥 전범선씨ㅋㅋ 전범선씨는 오늘도 노래 참 잘하고 목소리 너무 멋있었다. 진짜 저 목소리 왜 이렇게 좋지. 북치는거 너무 신나고. 사진을 멋있게 남기고 싶은데 여기 조명을 빨간색 파란색으로 너무 자주 켜서 슬펐다. 빨간조명일땐 도깨비같고 파란조명일땐 뱀파이어같음ㅜㅜ 아래는 최현규양반ㅋㅋㅋ

     

 전범선과 양반들은 정말 밴드이름도 독특하지만, 그만큼 자기들만이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좋다. 처음에 알게 되었을 때는 조선락? 양반락이라고 하고 막 '백두산이 폭발한다' 이런 가사 나오길래 뭐 이런 곡이 다있지 싶었었는데(진심) 들을수록 너무 좋던!!! 전양반들 음악 색깔이. 도깨비라는 곡만 해도 가사가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하면 님이 나오려나' 이런 내용인데- 이렇게 동화책에서 아이들이나 말할 가사를 노래로 하면서 그렇게 멋있을 수 있을지 상상 못해봤다. 전범선씨가 북치면서 이 노래할 때 정말 신나고 멋있음. 백두산이 폭발한다~ 라는 가사가 나오는 '불놀이야'도 멜로디와 기타연주가 하루에도 몇번씩 머리에 맴돌만큼 좋다. 이런 음악들, 전양반들이기에 가능한, 전양반들만이 잘할 수 있는 음악 아닐까. 기타 최현규님도 시크한 표정으로 연주하시는데 한번씩 밴드멤버들과 눈 마주치며 웃는게 살인미소ㅋㅋ 장쌍놈님(ㅋㅋ뭔가 실제로는 이렇게 못부르겠음..)은 트위터에서 보면 정말 귀엽고 독특하고.. 음 그래 귀엽다ㅋㅋㅋ 아무튼 전양반들 공연 오늘도 너무 좋았다. 다음 주 수요일날 밴드피플라디오에도 나와서 갈 생각인데 세 번째 순서라고 한다. 마지막이면 더 좋을텐데 아쉽지만.. 앞줄에 서서 열심히 따라불러야지!

 

 두 번째 순서는 '자그마치' 라는 밴드였다.

 미리 이 밴드의 곡들도 몇 개 들어보고 왔었는데 '서울에 산다'라는 곡이랑 '만선'이란 곡이 좋게 느껴져서 오늘 하길 바랬는데 두 곡 다 해주셔서 좋았다. 장르는 포크락에 가깝다고 소개된 글을 봤는데- 양치기소년이라는 곡도 있었는데, 리더이자 보컬이신 분 이름이 김진목인데 한자로 양치기소년이라는 뜻이 있다고 하시면서 소개해주셨다. 다른 곡들 중엔 코뿔소, 신의 토로, 마지막곡이 만선이었다. 신의 토로라는 곡도 기억에 남는다.

 뭔가 보컬분 목소리도 그렇고 곡들도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스타일이었다. 음, 근데 가사 다시 알아보고 싶어서 검색했더니 안나오는걸 보면 아직 앨범발매는 안된 것 같다.

 자그마치 공연을 보고 있는데 앞 공연 끝나고 갔을 줄 알았던 전범선씨가 들어오더니 내 옆옆자리쯤에 앉아서 공연을 보셨다. 그걸보고 혹시나 오늘 공연 다 보고가시려나 그럼 싸인받을 수 있겠다 기대를 했는데 알고보니 무대에 뭐 놔뒀던게 있어서 가지러 들어온 모양이셨다. 자그마치 공연까지 다 보신 후에 밴드교체 세팅하는 때에 무대에서 뭔가를 가지고 나가시는 것 같았다. 그래도 자그마치 공연 끝날 때까지 바로 옆자리는 아니지만 같은 줄에 앉아서 공연 보니까 같이 보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헤헷.

 

 세 번째 순서는 두 번째로 공연을 보는 레인보우 99! 그런데 살롱노마드에서 봤던 거랑은 달랐다. 그 땐 류승현님(검색해보니 레인보우99의 본명인 것 같다) 혼자였고 그래서 거의 노래없이 기타연주만 계속 했었는데, 오늘은 여자 보컬도 있었고 다른 연주자들도 있었다.

 이번에 더 알게 되면서 검색해보니까 실험적인 음악도 많이 만들고, 대중적인 음악보다는 음악이 전하는 소리 자체에 비중을 두어 사운드를 만들어내어서 '소리의 탐구자'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레인보우99의 음악은 지난번 공연에서도 느꼈지만 딱히 가사가 없어도 연주 자체를 듣는게 즐겁고 빠져든다. 독특한 느낌이 있다. 지난 공연에서도 유일하게 앵콜을 받았었기도 하다.

 그리고 또 지난번에도 느꼈었는데 겉보기와 다르게(?) 말을 정말 귀엽게 하시면서 엉뚱한 느낌이기도 하다. 지난 공연때도 들어봤던 드림팝이라는 곡 얘기하실 때엔 꿈에 전현무가 나왔다면서 왜나왔지 혼자 중얼거리시고ㅋㅋ 처음엔 밖에 날씨 너무 더운데 여기 시원해서 좋다고 하더니 곡 하나 하고 나서 '서니까 덥네요' 하더니 뜬금없이 아이스크림 더위사냥 얘기하면서 그거 하나를 온전히 먹어야지 반쪼개서 나눠주는거 바보짓 같다고 하고ㅋㅋㅋ 그런 얘기에 사람들 다 웃고ㅋㅋ 광화문이라는 곡도 하고 캘린더도 했다. 작년에 매달 여행을 다녔는데 차가 없어서 계속 걸었는데, 계속 걷다보면 정신이 휙 간다며 그런 느낌으로 들으면 된다는ㅋㅋㅋ 지난번에도 이 곡을 들었었는데 이번에 들어도 좋았다. 내가 기타연주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뒷 순서였던 엘리자베스타운 멤버도 앞공연 멋있었다고 자기가 하고 싶었던 스타일이라고 하신걸 보면 레인보우99는 기타리스트로서의 본인만의 스타일과 입지가 있는 것 같다.

 

 마지막 순서가 엘리자베스타운이었다. 1집앨범이 나왔는데 레코드점에선 안팔고 멜론에선 들을 수 있다고 함ㅋㅋ 

 엘리자베스타운도 밴드 이름 자체도 독특하고 궁금해서 미리 정보를 좀 검색해보고 갔는데, 3인조 밴드로 박일(기타 보컬), 강명호(베이스), 김진원(드럼) 로 구성되어있다. 이 밴드에 대해 검색하려고 쳤더니 같은 이름의 영화가 많이 나오길래 뭔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밴드 이름을 그 영화에서 따온거였다. 2005년 미국 카메론 크로우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엘리자베스 타운>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영화 배경인 미국 엘리자베스타운의 전원적 풍경과 영화 OST를 부른 라이언 아담스(Ryan Adams)에 매료된 리더 박일님의 선택이었다는 것.

 곡들마다 제목이나 소개를 해주시진 않아서 셋리스트를 다 알수는 없는데, run away라는 곡도 있고 queen이라는 곡도 있었다. 들을 땐 가사에 폰부스의 '파도에 꽃들' 처럼 직접적인 느낌이 없어서 몰랐는데 나중에 검색하다가 이 queen 이라는 곡도 세월호사건에 대해 만들어진 것이라는걸 알게 됐다. 미디어나 정치집단이 이 사건을 대하는 태도를 보며 가진 느낌, 남은 자들의 슬픔과 분노와 무력감, 그리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소개되어 있었다. 다른 곡들 중에는 앨범 타이틀곡이기도 한 free 라는 곡이 미리 들어봤을 때도 좋고 제일 기억에 남았었는데 공연 때에도 좋았다. 마지막에 앵콜요청이 들어왔는데 당황하시더니 일하러 가셔야한다고ㅋㅋㅋ

 

 이렇게 공연 다 끝나니 거의 10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처음에 들어왔을 땐 나 혼자라 뻘쭘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이 공간을 많이 채워줬으면 싶었는데 다행히 뒤로 갈수록 들어온 사람들이 많아서 어느 정도 공간이 채워져서 좋았다. 신기했던건, 라인업 때문인지 아니면 이 장소가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평소 공연다닐 때 봤던 것보다 나이가 좀 있어보이는 분들이 관객속에 많았다. 라인업 때문일 것 같기도 하다. 포크락에 가까운 밴드 자그마치의 곡같은 경우는 아빠엄마도 편하게 즐겨 들으시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더운 금요일 저녁이었지만, 시원한 클럽빵 안에서 평일의 마무리를 즐겁게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내일은 기다렸던 파블로프 공연을 간다. 벌써부터 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