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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FF '먼데이프로젝트' 고고보이스 폰부스

2017년 3월 20일

 

 

 

지난 주 월요일날 먼프를 갔고

일주일 바로 지나 또 오늘 먼프!

이번 공연장은 고고보이스, 폰부스 딱 라인업만 봐도 소리지르고 뛰어야할 것 같은 그 느낌에 어울리는 클럽FF.

공연 시작시간은 지난 주보다 30분 늦춰진, 8시반이었다.

 

아주 일찌감치부터 기다리고 있던 날.

폰부스 공연을 정말 오랜만에 볼 수 있는 거였다. 제일 최근에 본 것이 폰부스의 베이시스트 박한님 나혼자간다였는데, 그 날로부터도 이미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다가 밴드로의 공연을 본 건 더 오래전 날... 바쁘기도 하고 마침 공연인 날과 다른 일이 겹치거나 하면서 마음 아프게 공연 못가고 흘려보낸 날들이 꽤 있었다.

 그래서 정말 미리부터 너무 두근두근 설렜다. 내가 홍대의 온갖 공연장에 단골이 되도록 만든 밴드. 나의 '최애'.

 

 고고보이스는 사실 이번에 처음 알아보게 된건데, 미리 음원들을 들어봐도 되게 신나는 밴드인 게 느껴졌고 폰부스 스타일과 비슷한 느낌도 들었다. 은근히 서정적 감성인 노래들도 있고. 나중에 고고보이스 공연 때 말씀해주셔서 알게 된건데, 오래전에 폰부스랑 함께 엮인 공연도 많이 했었다는.

 

 최근에 폰부스가 트와이스의 Knock knock 커버곡을 올려줬는데 너무 좋아서 출퇴근길마다 듣고 있다.(사실 그냥 트와이스 신곡으로 나왔을 땐 별로라고 안들었는데... 역시 좋아하는 밴드가 하니 달라지는 흔한 덕후) 오늘 혹시 이걸 라이브 해주지 않을까 기대도 했다.(앵콜로 해줄 때 속으로 꺅)

폰부스의 knock knock

https://www.youtube.com/watch?v=zB-7zBjVM18

 

첫 순서는 고고보이스.

사실 8시반 되어 막 시작할 땐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고 스탠딩존에도 별로 서있지 않고, 이렇게 오늘 분위기가 안뜨면 어쩌지 좀 걱정했는데 다행히 중간쯤 되니까 사람들이 가득 찼다.

 일단 두 곡을 먼저 하고 제대로 소개를 하셨다. 홍대에서 공연은 많이 했는데 월요일 공연은 처음인 것 같다는.

 엄청 예전 기억, 녹음실에 간 적 얘기도 해주셨는데 거기 너희들 너무 엉망이라 월요일날 공연해야하는 밴드라고 그랬는데 그게 현실이 됐다고ㅋㅋ 아니 월요일날 월요병 퇴치하러 사람들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오고 참여하는데!!

 사실 처음엔 진짜 좀 공연장이 듬성듬성해서 평일은 평일이구나 싶었는데.. 9시쯤 되었을 땐 사람들도 많아지고 락페만큼 호응터지는 분위기가 되었다. 적어도 아예 사람이 안오면 안온거지, 온 사람들은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일 수밖에 없다. 굳이, 월요일날, 일하고 피곤한 몸으로 공연장을 온다는 것은, 일단 엄청 락을 좋아하고 또 즐기려고 오는 사람들임을 증명한 셈이니까:)  

 고고보이스에 대해 미리 검색하다가 2007년 데뷔한 실력파,  4인조 모던록 밴드로 빈티지한 사운드, 유쾌하고 풍자적이고 톡특한 노래말이 특징이라는 정보를 찾았다. 멤버들은 보컬 이승윤, 기타 황성하, 베이스 이상태, 드럼 조용찬. 어떻게보면 그들이 만드는 음악이니까 당연한 거겠지만, 보컬 목소리와 노래느낌이 되게 잘 어울렸다. 그리고 여러 공연들 보며 느끼는건데 뭐랄까, 이 밴드처럼 활동을 오래한 밴드들에서는 활동 시작한지 얼마 안된 밴드와는 차원 다르게 느껴지는 합이 있다. 다함께 오래 합주하고 공연을 해온만큼, 자연스럽고 잘 맞고 멤버들이 노래와 함께 하나인 느낌.

'갈매기의 꿈'까지 하고 나서 벌써부터 힘들다고ㅋㅋ 공연이 오랜만이라는 얘기도 하셨는데, 사실 이 뒤로 갈수록 더 에너지 넘치고 뛰고 소리지르는 곡들 연속이었다! 처음엔 그냥 제자리에서 박자타던 사람들도 어느덧 뛰기 시작하고 함성도 점점 커지고 진짜 가만히 있을 수 없도록 신났다ㅋㅋ 그래 바로 이게 월요병 퇴치지!! 이런 느낌. 마지막에 Rock'N' Roll Day 라는 곡을 하기전 승윤님 멘트가 기억남는다. 락앤롤 뭐 어려운 거 아니라고. 월요일날 이렇게 뛰어노는걸 남들이 보면 미쳤다고 할 수도 있지만, 지금 우리들처럼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가면서 또 즐기고 있는게 락앤롤 아니겠냐고ㅎㅎ

 지금 시기에 맞는 노래 '봄이다'도 했다. 이건 그린플러그드 2012년에 컴필레이션앨범으로 들어갔던 곡이고, 올해도 그플 나가는데 4월에 신곡이 나온다고 한다. 벚꽃엔딩만 듣지 말고 이 노래도 많이 들어달라고 이겨보자고 하시고ㅋㅋ(네~ 들을게요!!) 곡 끝날 때마다 땡큐! 외치시는 것도 뭔가 귀여웠다ㅋㅋ 원래 불금이랑 어울리는 곡인데 말 바꿔서 불월 이라고 하자며 들려주신 곡 'XXX' 였나 이것도 정말 신났다. 나도 어느샌가 계속 점프를 하고 있던ㅋㅋㅋ 락페 안가도 되겠다고 여기가 락페라고 할 정도로 갈수록 분위기가 치달았는데 끝날 때 앵콜로는 안이어져서 좀 의외이기도 했고 아쉽기도... 근데 정작 쫄보여서 따라외치기는 잘해도 먼저 외치지는 못함... (사실 당연히 다같이 외치는 분위기로 이어질 줄 알았는데... 아마도 뒤에 시간이 정해진 폰부스가 있어서였던 게 아닐까 싶다) 어쨌든 공연은 예상했던 시간만큼 딱 맞았다. 폰부스가 셋팅하기 시작할 때 공연 시작한지 거의 한 시간이 지나있던. 고고보이스 에너지 넘치고 너무 신나는 밴드! 담에 홍대에서 또 봤으면:)

 

폰부스 셋팅 중엔 발과 이펙터들을ㅋㅋ 찍었다(그냥 심심해서). 개인적으로 되게 알록달록한 이펙터들 예뻐함ㅎㅎ

아... 진짜... 기다리면서 어찌나 두근두근 입꼬리가 안내려가던지. 폰부스 정말 너무 좋아하는데 너무 오래 못봤던 것이야ㅜㅜ

내가 맨 앞줄 거의 가운데에 서있어서 맨 왼쪽에 계신 박한님은 막 올라가기 전부터 되게 잘보였는데, 쑥스러워서 제대로 못쳐다보고 괜히 이펙터 쳐다보고 그랬던 것 같다ㅋㅋㅋ 여전히 멋지신. 헷헷. 리허설로 사운드체크 한다고 '미스터 루돌프' 잠깐 하는데 그거 듣는 것도 너무 행복했다. 이렇게 그날 공연 셋리에 없는 곡으로 사운드체크하면 거저 한 곡 더 듣는 거 같아서 더더더 좋다ㅋㅋ 그리고 폰부스 공연시작하려고 할 때 뒤돌아보니, 사람들 스탠딩에 가득 서있고 뒤까지 가득 차있는 모습 보고 너무나 뿌듯했던ㅎㅎ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인데 같은 밴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막 동지가 되는 느낌이고 그렇다:)

 

 안녕하세요 폰부습니다~!!! 하고 '바코드'로 공연을 시작 꺄아(좋아해서 가사 거의 외우는 곡)

워낙에 폰부스 곡들을 다 좋아하니까 공연보고 올 때마다 오늘 셋리 최고였어! 라곤 하지만 오늘도 정말 좋았다ㅋㅋ

일렉 너무 멋있어서 늘 찍는, '비극의 탄생'

'비극의 탄생' 하기 전에 팬분께서 만든 스티커랑 뱃지도 나눠주시고. 역시 폰부스 스타일로 신나는 곡들 연속으로 달리더니 더워진 레이져님ㅋㅋㅋ 사실 같이 뛰고 소리지르느라 사람들 열기가 공기로 뿜어져나온건지 진짜 공연장 안이 더워진 느낌이었다. 벌써 에어컨 풀가동 해야겠다고 하고ㅋㅋ 저 라이더자켓 금방 벗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앵콜곡 전까지 입고 계시던ㅎㅎ 저 라이더자켓 산지 엄청 오래됐다고 하시면서 아직 빤 적이 없다고 원래 안빠는거 아닌가? 하시는데ㅋㅋ(나도 공연 때 자주 봐서 익숙함ㅋㅋ) 태우님이 너 교복 안빨아 입었었냐고? 그러셨나 일침을 가하심ㅋㅋ

나 정말 이 사람들 보면 왜이렇게 행복하지

언제라도 몇 십년이 더 흘러도 홍대에 오면 이렇게 음악을 만들고 공연해주고 있었으면 좋겠다

 

 공연후기를 열심히 쓰기 시작한 것도 폰부스 때문이다. 공연을 즐겁게 본 내 기억을 추억으로 만들기 위한, 잊지 않기 위한 기록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점점 중요해진 이유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이 멋진 밴드를 알리고 싶은 덕심(?)ㅋㅋ 혹시라도 누군가 폰부스라는 밴드에 대해 궁금해서 검색해보게 될 때 내가 쓴 여러 공연 후기들을 보며 알게 되고 또 공연장을 찾아가보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 그래서 사진도 되도록 잘 나온 거로 열심히 고르고, 얼마나 공연장에서 즐거운지를 쓴다(사실, 아무리 글로 표현 잘 해보려해도 진짜 라이브현장에 있어보지 않고는 제대로 느껴볼 없는거지만)

3월엔 공연이 많지 않았는데 4월엔 거의 매주 있다고 한다!! 난 바빠져서 다 가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갈 기회가 늘어있는게 행복:) 네 번 중에 두 번은 갈 수 있기를. 곧 스케줄이 올라올 예정이라고:)

 그리고 사람들 재밌었던 게, 노래 중엔 다같이 엄청 뛰고 소리지르고, 중간에 튜닝할 땐 싹 조용해짐ㅋㅋㅋ 레이져님이 잠시 뒤돌아서 튜닝하다가 너무 집중 잘하는거 아니냐고 좀 떠들어도 된다고... 뒤도니까 완전 아무도 없이 혼자 있는 느낌 들어서 깜짝 놀랐다고 하고ㅋㅋㅋㅋ 그런게 아마 혼자 온 사람들이 많아서였을 것 같다. 밴드사운드에 묻힐만할 땐 막 소리지르고 눈치안보고 뛰고 하는데 곡 끊기면 옆에 얘기할 친구없이 혼자 와서 그냥 조용....ㅋㅋㅋㅋ

 

 '파도에 꽃들'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세월호추모곡으로 더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곡인데. 상민님이 치는 북, 아이들이 배를 두드리는 듯한 소리를 살린게 가슴 아프면서도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꼭 기억하자'는 마음을 더 깊게 만든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일. 그리고 사건에 대해 너무 절망적 좌절적 비탄적으로가 아니라, 슬픔은 담겨있으면서도 아이들을 꽃잎처럼 예쁘게 표현한 가사가 좋다. 어른의 입장에서 미안하다 보고싶다 울부짖는 것과는 반대로, 아이의 입장에서 말하는 게 더 가슴 아프면서도 역설적으로 위로받기도 한다. 다시는 아이들에게 이런 비극이 오지 않게끔 만들어갈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고. 더이상 세월호 얘기하지 말자는 사람들 앞에서 더더욱 울려퍼졌으면 하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나는 분명 봄이었는데
겨울 나무들처럼 온몸을 잃어버린
파도에 꽃들 파도에 꽃들
나는 이제야 알았어요 별이 이토록 어둡단 걸
그리고 나의 영혼이 이렇게 무겁다는 걸
파도에 꽃들 파도에 꽃들
어머니 울지 말아요 난 이제 그만 어두워 질래요
다만 내 이름은 꽃잎이라 기억해 줘요
이 깊은 바닷속까지 종소리 들리지는 않겠지만
이 수업도 그렇듯 끝이 나겠죠 파도에 꽃들

 

영상

 

 

 폰부스의 진취적인, 한땐 잡혀가는 거 아니냐는 걱정도 있었으나 지금은 노래가사가 현실화되어 더 신나게 부를 수 있는 MAI 2016!ㅎㅎ 새로운 시대엔 새로운 규칙을, 새로운 사랑을. 개인적으론 폰부스 뮤비 중엔 이 곡 뮤비를 제일 좋아한다. 분위기나 전체적인 색감이나 다 너무 예쁜ㅎ

이 곡 끝나고 원랜 '재클린'이 이어지는 거였던 듯한데 태우님이 셋리 써놓은 종이를 못보고 잠시 멈춰있으니까 레이져님이 태우님한테 '재클린~' 다들리게 속삭이는 거 너무 귀여웠고ㅋㅋ

 

오늘 '피지말아요' 할 땐 2절 때 박한님께 보컬 넘기셔서 꺄아 하며 듣고 찍은 영상ㅎㅎ 목소리 좋아.

그리고 이 곡은 잔잔한 편이어서 소리지르고 뛸 만한 구간이 사실 딱히 없는데 만드셨다ㅋㅋ 잠시 중간에 멘트치시더니 뛰는 구간 있는거 아시죠? 하면서 진짜로 그렇게 사운드 올려서 다같이 뜀>< 이곡 끝나고 좋았어! 아름다웠어! 만족해한 레이져ㅋㅋㅋ

 

이건 정말 깨알같이 발견해서 찍은 사진인데. 잘 보이진 않지만 레이져님 라이더자켓 왼팔 소매에 카카오프렌즈 무지와 춤추는 라이언 스티커 붙어있음ㅋㅋ 그게 너무 귀여워서 찍었다.

 

마지막곡 got a chance까지 하며 신나게 뛰고나서 역시나 바로 이어진 '앵콜' 함성에 '혹시나 오늘 해줄까' 기대했던 Knock knock이 딱 나오는데 감격!!ㅎㅎ 우와- 나오고서 음원 계속 들었는데 오늘 라이브로 드디어 듣다니!ㅜㅜ 난 정말 폰부스가 커버하기 전까진 이 노래가 그렇게 좋은 줄 몰랐다.(사실 너무 단순반복이라고 흉봤던 1인..)

 

폰부스의 트와이스 'knock knock' 커버

 

짠. 이건 봄에 어울리는 폰부스 핀버튼. 뒤엔 폰부스 스티커가 있는.(만들어주신 팬님 감사해요)

나올 때 보니 사람들 다 퇴근길 기다리는 것 같았는데... 난 또 소심하게 와버렸다. 지난번에 용기내서 싸인받고 헤벌쭉하긴 했는데ㅋㅋ 그냥 말 걸고 싸인받고 그럴 때 내가 너무 헤벌쭉하는 바보가 되는 느낌이다ㅋㅋㅋㅋ 쑥스럽고 너무 좋고 그래서 평소 말투도 안나오고 막... 나이도 잊고 어린 애 소녀로 돌아가는 느낌인데.. 아니 물론 내가 폰부스 멤버들보다야 어리긴 하지만 암튼 그냥 막 쑥스러워ㅋㅋㅋㅋ 나한텐 아이돌 느낌이니까... 사실 접근못할 사람들도 아니고 1m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그렇게 공연을 여러 번 봤는데도 어쩜 그런지ㅋㅋㅋ 나도 나중에 음악 하고싶은데 친구가 될 수 있는 날이 올까(라는 팬다운 상상만 하며)

 

먼데이프로젝트에서 올려준 오늘의 셋리ㅎㅎ 폰부스 멤버들 분위기 깨알같이 드러나는 거 너무 귀여움이다ㅎㅎ

   

 

4월에 공연 갈 수 있는 날들이 많길. 내게 최고의 락밴드 폰부스! 세상 다 가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