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24일
홍대 무경계 음악축제라고 부르는 라이브클럽데이, 라클데. 특별한 일이 아니고는 매달 말 금요일에 열리는데, 이번 달 라클데는 ★2주년★이라고 한다. 내 경우는 작년 7월에 처음 가보고 이번이 네 번째로 가는 것. 라클데가 정말 '음악축제' 인건 늘 어마어마한 밴드들 라인업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만원 정도의 선에서 끊은 티켓 하나로 홍대의 여러 공연장들을 통과하며 공연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람들도 많이 몰려서, 중간에 장소를 옮기면 이미 가득차있는 사람들의 맨 뒤로 서야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그만큼 밴드공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 오기 때문에 열기와 반응이 핫핫:)
라인업이 늘 좋긴 했지만, 이번은 2주년 기념인만큼 평소에 홍대에서보단 더 큰 공연장이나 락페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밴드들까지 총출동. 그래서 너무 보고 싶은 밴드들이 많았는데 제일 보고싶은 밴드들이 몰려있는 공연장 하나만 공략해서 쭉 있기로 결정했다. 그게 고고스2. 더베인, 트랜스픽션, 내귀에도청장치 이 세 밴드는 분명 멋있고 신날거라는 거 보증수표같은 거라서. 특히 트랜스픽션과 내귀에도청장치는 작년 렛츠락 페스티벌에서 처음 보고 반했는데, 그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어느 공연에서나 쏟아내는 밴드인걸 아니까.
씬디티켓라운지에서 예약했던 티켓팅으로 팔찌를 받고 고고스2로 가니 이미 어느정도 줄이 서있었다. 6:40pm쯤부터 들여보내줬고 공연시작은 7:00pm. 첫 순서는 이제 막 6-7개월 된 신인밴드라는 펀시티였다.
첫 곡으로 Fly 를 듣는데 와- 좋다. 그 다음곡 Friday 도 와- 이랬다. 사실 가사가 영어라 내용이 잘 들리진 않았는게 그냥 사운드만으로도 너무 좋은 느낌. 인터뷰 기사를 보니 장르를 일렉트로닉 뉴웨이브 댄스 락...? 뭐 이런ㅋㅋ 설명하기 어렵다고 하던데 씬디사이저(맞는지 모르지만)인가 공연장비도 많고 다양한 소리가 있으면서 신나고 경쾌했다. 신인밴드라 나온 음원도 많지 않고 라클데처럼 1시간짜리 셋리가 짜여있지 않아서 두 달간엔가 다섯곡을 썼다시며..ㅋㅋ 이어서 신곡이라는 thumbs up(내가 맞게 들은걸까)과 B.E.A.Utiful을 들려주셨다. B.E.A.Utiful은 비 이 에이 유티풀로 읽는거. 브루스 올마이티라는 영화에서 짐캐리가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하는 표현이라고. 이 곡 할 땐 보컬분도 기타를 매고 중간에 연주도 함께 했다.
그리고 보컬분이 개인적으로 좋아한다는 Waiting for라는 곡, 본인들 곡 중 유일한 한글가사이기도 하다는ㅎ 근데 이거 보다가 처음부터 계속 보컬분이 누구 닮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문득 가수 이정씨가 떠오름. 물론 그냥 겉모습만 비슷한 느낌인거ㅋㅋ 이거 다음으로 해준 게 커버곡으로 Daft punk 의 digital love 였는데 너무 좋았다. 목소리를 기계사운드로 변조하고 분위기를 만들었는데 개인적으론 이 곡에서 일렉연주가 너무 멋있었음. 영상 못 찍은게 아쉽다.
그리고 피닉스라는 밴드를 좋아해서 비슷한 느낌으로 만든 곡이라는
Why와 또다른 사랑노래인 Love it, 다 함께 뛸 수 있는 구간을 만들어놓은 It's time 과 마지막 곡으로 like a dreaming 까지 들려주셨다.
전반적으로 모든 곡이 신나고 듣기 좋았다. 아직 '펀시티'를 검색하면 건대, 신촌 등등 대표적인 오락실 펀시티가 나온다며 밴드 펀시티가 상위에 올라올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하시고ㅎㅎ 열심히 해서 음원도 많이 내겠다고. 오늘 공연을 보니 신인밴드인데도 열기가 뜨겁고 반응도 좋고, 앞으로 승승장구 해나갈 밴드인 것 같다:)
다음 순서는 더베인. 듀엣가요제에서 여신 김윤아님과 함께 우승하며 성덕이 됨과 동시에 대중적 관심까지 받은 채보훈ㅋㅋ 더베인 공연은 이전부터 여러번 봐왔기 때문에 이렇게 잘 되어가는 모습 지켜보는게 뭔가 뿌듯하다. 매력있는 채보훈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알려진 것도 그렇고 최근에 1집 발매하게 된 것까지ㅎㅎ 음원으로 안나와서 공연장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곡들이 1집에 다 묶여나와서 자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목소리의 진가야 음원이 아무리 좋아도 현장에서 듣는것만 못하지만.
어마무시한 고고스2의 파란 조명과 연기 속에서 겨우 찍은 채보훈. 여기 늘 느끼지만 너무 파란조명을 쏜다ㅜㅜ
첫 곡은 최근 발매한 신곡인 Alone. 그 다음으로 Pain. 1시간 셋이라 오늘 여러곡 들려주겠다며 오랜만이라는 Identity 도 했다. 이 곡 원래 좋아하는데 오랜만에 하는거구나. 걱정했던 것보다 노래가 잘된다며 여전히 멘트를 많이 하진 않지만 즐거워하심ㅋㅋ 그리고 이제 신나는 곡 위주라며 1집에 수록되어있는 Makeover 다음으로 A.C.와 Beck 까지 이어졌다.
원래 다섯 곡을 이어갈까 했는데 연습하다보니 죽을 것 같아서 안되겠더라며 쉬는 타임ㅋ 그리고는 다시 계속 신나게 뛰자며 Windsurfer 를 했는데, 너무 열정적인 연주를 했는지 이 곡이 끝나고 나서 드럼 베이스가 찢어졌다고 했다. 그래서 갑자기 또 돌아온 멘트타임과 함께... "저 말 잘 못하는데 이런 시련이..." 하시면서 조금 얘기하는 척 하시더니 드럼 고치는 거 같이 구경하면서 음료만 계속 드심ㅋㅋㅋ 뒤에 팬들이 '이런 타이밍에 앨범 홍보하면 좋은데' 이런 이야기를 하는게 들리고ㅋㅋ 팬들의 마음.
오래 기다려줘서 고맙다고 하시고, 다 고친 후에 이어진 곡은 떼창하기 좋은 Injury time. 그 다음으론 채보훈식 감성이 느껴지기도 하면서 매력적인 목소리가 빛을 발하는 '메아리'라는 곡. 그리고 Yell과 1집 타이틀곡인 Round&Round 까지 하며 공연이 끝났다. 좀 재밌었던게(+귀여움) Yell 부를 때 길게 지르는 부분이 많은데 파란 음료를 계속 드셔서 파란 혀가 보이던ㅋㅋ 계속 귀엽다 멋있다 꺅 하는 소녀팬들의 호응 속에서 더베인의 공연도 마무리:)
아... 그리고 두근두근 기다렸던 트랜스픽션!! 작년 렛츠락 페스티벌에서 봤던 이 밴드를 여기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였다. 그 땐 강한 분장을 하고 나왔어서 더 인상깊기도 했지만, 이 밴드의 에너지에 열광했던 공연. 주위를 둘러보니까 공연장이 완전 가득 차 있었다. 트랜스픽션에다가 다음 순서인 내귀에도청장치 이 두 밴드 라인업이라는건 진짜 락페나 다름없으니ㅎㅎ 락페 때는 너무 멀리서 봤었어서 오늘 앞에 서있다는 게 뿌듯했다.
첫 곡은 대표곡 중 하나인 라디오로 시작하는데, 먼저 밴드멤버들이 연주를 시작하고 보컬 해랑님이 짠 하고 등장!
지난번엔 분장에 얼굴이 거의 가려져있었는데 오늘은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멋있어!! 물론 그 때도 멋있었지만.
'라디오' 하고 나서 추우니까 따뜻해지라고 여름 노래 들려주신다며 '알로하' 를 했다. 원랜 진짜 따뜻한 날씨 여름같은 때 불러야하는데 자기들이 공연만 할라치며 다시 날씨가 추워진다며ㅋㅋ 그리고 너무 건조하다며 난로 튼 거 아니고 여러분 열기 때문인거죠? 하셨다ㅎ 오늘 멘트를 은근히 많이 하셨는데, 사람들이 자길 무섭게 생각해서 일부러 웃기려는 컨셉이라고 하시는데 너무 좋았음:D 그 다음곡은 '딥딥딥'이란 곡이었는데 해랑님이 트랜스픽션 하기 이전에 했었다는 OHN 밴드의 곡을 트랜스픽션이 되고도 넣은거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20세기에 존재했던 사람들이라며ㅋㅋ 올해 18년차 되었다고 하신다. 우와- 18년차라니!! 18년차라서 마가 끼는 거 아닐까 막 이러시는데ㅋㅋ 18년째인데도 이렇게 사랑받고 있는거 보면 그럴 일 없겠죠.
그 다음곡도 평소에 잘 안하는 곡이라며 영화 코요테어글리(이것도 20세기 영화라며 다들 보셨냐고...ㅋㅋ) 삽입곡인 Unbelievable을 준비했다고 하셨다. 오랜만에 들으니 좋더라고. 그런데 난 원곡은 잘 모르지만, 진짜 트랜스픽션 스타일 너무너무 좋았다. 너무 신나서 뛰고 소리질렀는데 영상을 못찍은게 아쉬운... 이 때부턴 진짜 다들 열기 후끈하고 더워진 걸 느꼈다. 반응 폭발적. 막상 끝나시고는 자기 사실 2절 안외워서 1절 똑같이 다 불렀다고ㅋㅋㅋ 그래서 혹시나 노래 아는 사람이 같이 부르면 당혹스럽다고ㅋㅋㅋㅋ 이러시곤 또 비염 심해서 뿌리는거 가지고 계신데 '여기 비염 있으신분?' 하면서 주려는 척 하시고ㅋㅋ 오늘 너무 유쾌하신ㅋㅋㅋ
사진찍기 힘들었던 해랑님 제외한 멤버들...ㅜㅜ
다음 곡은 고교처세왕이라는 드라마 OST 였던 'One way' 였다. 난 이 곡에서 해랑님 까슬까슬한 목소리 좋아해서 알고 있었는데, 다들 고교처세왕은 봐놓고 이거 자기들 노래인지 모른다며ㅎㅎ 그리고 이 곡 끝나곤 기타 소리 너무 작다며 자기들 리허설 안하는 밴드로 유명한데... 다음부턴 리허설 하겠다고ㅋㅋ 오늘 평소 셋리와 좀 다른 곡들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아서 좋았다. 2집에 있는 곡도 원래 잘 안하는데 오늘 준비했다며 'burn my head' 하고 이어서 '오르골' 거기에 또 이어서 '환상 속의 그대' 이렇게 에너지 폭발하는 곡들 이어지니까 공연장은 거의 락페분위기였다. 해랑님이 즐거우시냐고 하니까 어떤 남자분이 뒤에서 '개쩌네!!!' 소리질렀는데 '아 그거 요즘말로 좋다는거죠' 하면서 자기 옛날 사람이라 모른다고 하시고ㅋㅋㅋㅋ 너무 건조해서 목아파 하셨는데 곡만 시작되면 무대 맨앞 떨어지기 직전까지 나와 서서 뒷사람들까지 잘 보이게 하는 무대매너에 노래 부르는 것도 완전 락스타 같았다ㅜㅜ 진짜 멋있어 연발. 그러고보니 해랑님만 잔뜩 찍었다ㅋㅋㅋㅋ
내가 또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인 Nothing is impossible 하고 마지막곡으론 Tubthumping! 이 곡까지 끝나고 우렁찬 앵콜 외침이 계속 이어지니 다시 나오셔서 '내게 돌아와' 까지 해주셨다. 코막혀서 숨이 안쉬어진다며 비염약 코에 뿌리시고 막ㅋㅋㅋ 노래하시면서 스피커 있는데까지 나오시고 얼굴 내밀며 아이컨택도 열심히 해주시고. 정말 마지막까지 너무 강렬하고 멋있었던. 트랜스픽션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락페스티벌 가서 꼭 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 멋있다는 말 백번 천번 하고 싶었다!!!!
완전 열기 후끈해진 분위기에 이어 내귀에도청장치 순서!
오늘 셋리부터 말하자면, Revive - 흑마술 - 비둘기 - You - U Hoo Hoo - 고철소녀 - Erotopathy - Feel - Magic man - 축제(앵콜) 였는데 내가 공연 오기 전에 오늘 불러줬음 좋겠다고 생각했던 유후후, 필, 매직맨, 축제가 있어서 행복. 특히 매직맨은 라이브로 처음 들어보는 거라 너무 좋았다. 일단 Revive와 흑마술 두 곡으로 관객들에게 주문을 걸듯 홀리며 공연이 시작되는ㅎㅎ 내귀에도청장치 만의 공연 분위기 너무 좋아한다.
지난 달에도 라클데 때 여기 고고스에서 내귀도를 보았는데 이렇게 또 라클데에 와주셔서 너무 감사한 일. 이혁님도 공연이 오랜만이라 보고싶었다며 오늘 좀 분위기를 다르게 해보려고 옛날 곡들도 준비해왔다고 하셨다. 그래서 들을 수 있던 곡이 '비둘기'랑 'You'. 두 곡 다 너무 좋았는데 이혁님이 요즘 센치해져서인지 이런 곡들 하고 싶었다며, 원래 비둘기도 싯팅공연에서만 하던 곡이라고. 그 곡을 스탠딩공연에서 듣는, 흔치 않은 기회를 잡은 것 같아서 뿌듯해지고ㅎㅎ 비둘기는 원래 평화의 상징이지만, 이 곡엔 비둘기가 길거리에서 상처입고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이별하고 술먹고 길바닥에 누워 고통스러워하는 작자의 마음을 담은 거라고 하시는ㅎㅎ
내 위시리스트였던 매직맨까지 하고 나서 앵콜이 쏟아져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시며 '축제' 까지. 사실 이 곡까지 끝나고 앵콜이 또 쏟아졌는데 막이 내려갔다. 아쉬웠지만 시간은 이미 초과되었던 상황. 한동안 공연이 없어서 멤버들이랑도 오랜만에 합주한건데 이렇게 쉬는 시간도 나름 즐기고 있다고 하신다. 그리고 아직 잡힌건 없지만 공연 계획 또 하겠다고 하시고.
이렇게 내귀에도청장치의 주술에까지 걸려 열광하고 나서 라클데 현장을 빠져나왔다. 다 끝나고 나니 밤 11시 15분 좀 넘어가고 있는 시간이었나. 공연장에선 신나서 몰랐는데 집에 가는 길에 목이며 무릎 발바닥까지 쑤셔오던ㅋㅋㅋ 너무 신나게 잘 놀았다. 역시 라클데는 몇 번을 와도 후회하지 않는. 다음 달 라인업은 어떨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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