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시감기

까페 언플러그드, 여유 양창근

2017년 2월 15일

 

 

지난번 '나 혼자 간다' 공연 이후 다시 찾은 언플러그드.

양창근님의 공연소식을 듣고 미리부터 스케줄을 비워뒀었다.

 

 싱어송라이터 양창근님을 처음 알게 됐던건 작년에 '랏도의 밴드뮤직' 을 듣게 되면서부터. 랏밴뮤(랏도의 밴드뮤직 줄임)는 인디뮤지션들이 주로 dj를 맡고 있고, 인디음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들을 선곡해주는, 어플과 PC로 들을 수 있는 라디오라고 할 수 있다. 채팅방이 활성화되어 있어서 듣는 사람들도 함께 이야기 나누고, dj별로 사연을 읽어주기도 하고 자기 스타일의 진행방식과 컨셉이 있어서 다양한 재미가 있는:)

 

 내가 랏밴뮤를 처음 접하게 된건 단편선님이 dj를 맡는다고 듣고 궁금해서 어플을 깔았던 것인데, 원래 라디오를 좋아했던 터라 단편선님이 잠시 랏밴뮤를 떠나신 후로도 쭉 듣게 되었다.(지금은 다시 돌아오셔서 화요일에서 수요일로 넘어가는 새벽1시-새벽3시를 맡고 계심) 그렇게 랏밴뮤를 듣다보니 일, 월요일 새벽 1시부터 진행하고 계시는 양창근님도 알게 되었다. 랏밴뮤 공개방송에 가서 만난 적도 있고ㅎ

 어쨌든 그렇게 처음엔 싱어송라이터로가 아니라 랏밴뮤 dj로 알게된 것인데, 방송을 들으며 목소리가 너무 좋다보니 자연스레 이 분의 음악들을 찾아보게 되었고 바로 좋아하게 되었다.

 일단 목소리가 너무 좋다. 홍대의 성시경이라고들 하는데 정말 인정. 그리고 곡들에 담긴 감성이 좋다. 너무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편안한 감정선을 탄달까. 담담하게 부르는데 새벽이면 더욱 생각나는 목소리.

 창근님 랏밴뮤 공개방송에서 노래부르고 춤추는 것까지(ㅋㅋ) 봤었지만 이렇게 공연을 보는건 처음이라 기대됐다!

 

 

 이번 공연은 지하1층 공연장에서가 아니라 1층인 까페공간에서 하는 것이었다. 순서는 싱어송라이터 여유님이 먼저, 그리고 창근님이었고 8:30pm부터 시작. 언제나 그랬듯 무료입장 자율모금(유료퇴장이라고도 함ㅋㅋ). 공연 시작하려고 할 때쯤 봉투를 나눠받았고 공연 끝나고 나가기 전에 감동한만큼 넣어서 돌려드리기!

더치맥주, 자몽맥주, 사과맥주 세 가지 마셔봤는데 다 맛있었다. 과일향 단 맥주를 좋아한다면 취향저격.

 리허설 하고 공연시작 전까지 역시 이 까페에 올 때마다 즐거운 이유 첫 번째인 언돌이랑 놀려고 했는데....

 이렇게 쇼파에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완전 순둥이라 콧등 이마 조심스럽게 쓰담쓰담하면서 옆에 앉아있었더니 잠들었는데, 언돌이 등에 귀를 대니까 사람처럼 숨쉬는 소리가 들렸다ㅎㅎ 속눈썹도 너무 예쁜 언돌이.

 

이건 공연 시작 전의 모습.

 

 8:30pm부터 싱어송라이터 여유님의 공연 시작. 알고보니 창근님과 아는 사이였다. 중학교 때 창근님이 우상 같은 존재였다면서 기타도 창근님께 처음 배웠다고 하셨다. 창근님의 친구 동생이시라는:)

 여유님의 음악은 오늘 처음 들어보는 거였는데 목소리가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 그리고 곡들이 참 착한 느낌. 여유님의 겉모습에서부터도 그게 느껴졌지만. 그리고 목소리에서 언뜻 뮤지션 '짙은'이 떠오르기도 했다(라이브 들어본 적은 없지만)

 오늘 들려주신 곡들은 '구름에 가려진 달(에게?)' '상자' '생각은 자유' '사람과 사람 사이' '할아버지' '바다를 보내주는 사람' 그리고 앵콜로 곽푸른하늘의 '곰팡이' 커버곡. 어제부터 앨범 녹음을 시작하셨다고 한다. 그 음반 제작 중인걸 홍보하는 거라고 수줍게 말씀하시고ㅎㅎ 곡 들려주기 전에 설명도 조금씩 해주시고. '생각은 자유'는 다른 곡드르에 비해 좀 신나는 노래고, '할아버지'라는 곡은 지난 추석 때 만든 거라고.

 처음엔 뒤에 창근님 공연도 이어질거니까 앵콜은 안하고 준비해온 곡만 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마지막 곡까지 끝나고 앵콜을 외치니까 뭐할까 고민하시더니 곽푸른하늘님 '곰팡이' 커버곡을 딱!! 나에겐 그게 너무 좋았고 앵콜까지 해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곽푸른하늘님 곡들을 다른 뮤지션들이 부르는 '불우의 명곡'이란 공연을 한잔의 룰루랄라에서 했던 날이 있는데 그 날 가고 싶었는데 못갔었기 때문. 못들어서 아쉬웠던 것을 오늘 한 곡이라도 들을 수 있게 된 거. 그리고  또 '곰팡이'라는 곡을 좋아하기도 하고:) 여유님 목소리로 듣는 곰팡이도 곽푸님과는 다른 느낌이면서도 참 좋았다.

 영상도 찍었지:)

 

 그리고 창근님이 등장하셨는데 앞순서였던 여유님에 대해서도 인사 겸 이야기하셨다. 갓 초등학교 졸업할 때쯤 봤던 동생친구였는데 지금은 키가 자기보다 더 컸다며ㅎㅎ 꿈을 키워갈 때부터 알고 지내다가 뮤지션이 된 서로의 곡들을 듣는 자리가 된 것:)

 창근님 오늘 셋리는 겨울비 - 조금 힘드네요 - 5AM - ㅇㅁㅇㄱ - 눈이 내리면 - 고백 - 우린(앵콜)

사실 창근님 목소리를 좋아하고 그래서 모든 곡들을 다 좋아하기도 하지만 오늘 셋리 다 너무 좋아하는 노래들이었다ㅋㅋ 자주 듣는 노래들. 특히 아직 음원으로 나와있지는 않은, 새로 나올 앨범에 실릴 'ㅇㅁㅇㄱ'이라는 곡 너무 좋아해서 랏밴뮤 들으면서도 사연과 함께 신청곡으로 보내기도 했던건데 이렇게 라이브 듣게 되어서 기쁨ㅎㅎ

 그리고 '겨울비' 나 '눈이 내리면' 같은 곡, 겨울 다 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부르려고 하신다고 비오면 겨울비 들으라고 하시고ㅋㅋ '고백'이란 곡은 원래 떼창을 노리고 만들었는데 가사가 어려워서 실패했다고. 그래서 다시 가사 보면서 들어봤는데 정말 창근님이 관객이 떼창할만한 부분을 빼고 부르시던ㅋㅋㅋㅋ 문제는 그 파트 가사가 앞부분과 반복되는 가사가 아니어서 외우고 있어야만 부를 수 있다는 거다ㅋㅋ

 창근님 공연은 거의 다 영상으로 찍었다.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집에 와서도 계속 들으려고. 물론 음원으로 듣는 것도 좋지만 라이브현장에서 듣는 것 > 그걸 영상으로 찍은 것 > 음원 순으로 좋아한다. 생생한건 역시 라이브가 최고.

 

'겨울비' 이걸 첫 곡으로 들려주실 때부터 '역시 라이브로 듣는 목소리가 최고'임을 실감한.

 

'조금 힘드네요' 이 곡 제목과 가사를 참 좋아한다. 힘들다고도, 그렇다고 괜찮다고도 말하고 싶지 않을 때의 '조금 힘드네요'를 공감 위로받는 느낌이어서.

 

'5AM' 이 곡이 신기한건, 이 곡 가사처럼 새벽에 딱히 생각나는 사람이 난 없는데도 이 곡은 생각난다는 것. 새벽에 더 듣고싶은 목소리어서일까.

 

그리고 'ㅇㅁㅇㄱ' 이거 제목이 자음이어서 뭐겠냐고 라디오에서 함께 맞추기 했던 기억이. 창근님은 끝까지 알려주지 않으셔서 별거별게 다 나왔던 것 같다ㅋㅋㅋㅋ

 

 공연 끝나고 초콜릿 드리고 나왔다. 다른 팬분들께 싸인도 해주고 계셨는데 난 이미 양잠사 공방에서 앨범 사고 싸인도 받았었기 때문에 인사만ㅎㅎ 그리고 얼른 또 다른 공연 서울에서 잡아달라고. 창근님 다음 공연은 대전에서 있다고 한다. 서울에서 또 공연 잡히면 내가 갈 수 있는 날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