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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노마드 'BECK'

2016년 6월 10일

 

 

 살롱노마드 세 번째. 이 곳은 내게 홍대에서 본 첫 공연장이었기 때문에 특별하게 느껴지는게 있다.

 처음이었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곳에 비해 인상이 깊게 남아있는데다 아지트같은 분위기라 좋은 곳. 그리고 데드락이 너무 맛난 곳. (솔직히 살롱노마드 가기로 할 땐 공연 보고싶은 마음과 데드락 마시고 싶은 마음 중 뭐가 더 큰지 헷갈린다)

 오늘 가는건 미리 계획했던 게 아닌데, 일요일 오후까지 공부할 생각을 하니 불금 저녁은 신나게 보내고 싶기도 하고- 지난번에 에반스라운지에서 처음 봤던 더베인이 라인업에 있길래 가기로 했다. 그 후로 더베인 보컬 목소리를 애정하는 중이다. 

 7:30pm 공연 시작이었고, 살롱노마드에 5분전쯤 들어갔는데도 달랑 두명밖에 사람이 와있지 않았다.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가-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상관없이 즐겨야지 하고 데드락을 받아서 앉았다.

 살롱노마드만의 독특한 아지트 분위기.

 

첫 공연, 밴드 나랑(narang)이 시작했다.

거의 멘트없이 곡들로만 이어갔는데 불가사리, SNS, Crucible 등의 곡이 있었다. 이동원(기타,보컬), 최주성(드럼), 김소연(베이스), 문병혁(기타) 4인조 혼성밴드. 사실 처음엔 아무래도 베이스 여자분께 눈길이 갔었는데 나중엔 드럼멤버만 쳐다보게 되었다. 드럼이 정말, 너무 신나게, 잘 치셨기 때문에 맨 뒷자리에 있는데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치고 있는 표정과 액션만 봐도 같이 신나게 되는 느낌. 드럼 스틱까지 화려하게 돌려가며 치는데 진짜 감탄! 멋있었다. 거의 드럼이 주인공처럼 느껴지기까지 할 정도로. 보컬분도 노래 잘하시고 락스타일로 매력있는 목소리였다. 베이스 여자분과 화음 넣을 때도 듣기 좋고. 사람이 너무 적어서 호응을 크게 못해줘서 아쉬웠다.

 

 다음 순서는 팎(PAKK) 이었는데 팎도 거의 멘트없이 곡만 이어갔다. 팎은 김대인(보컬,기타), 박현석(베이스), 김태호(드럼)으로 구성된 3인조 락밴드라고 한다. 김대인이라는 분이 전엔 아폴로18이라는 밴드였었고 유명하신 것 같았다.

곡 소개를 안해주셔서 제목은 모르겠는데, 연주곡도 하고 가사가 있는 곡들도 많이 했다. 가사가 잘 들리지도 않았지만 가사까지 굳이 들을 이유없이 연주 자체가 사운드가 엄청났다. 특히 그 김대인이라는 분의 기타연주는 손에 모터라도 단 줄 알았다. 정말 너무 빨라서 손이 안보일 정도로 스트로크를 잘게 치는데, 보고 있자니 감탄이 나왔다. 너무 빨라서 거의 진동처럼만 보일 정도. 베이스도 빠른 연주가 많던데 정말 잘치고, 세 분 다 내공이 대단한 것 같았다. 팎 공연이 끝나갈 때쯤이 데드락을 거의 다 마신 시점이기도 했고, 팎의 사운드에 휘말려 들어가다보니 뭔가 딴세상에 와있는 느낌이 들었다. 살롱노마드 공간 전체가 사운드로 틈없이 빽빽하게 가득찬 느낌. 그 음악 안에 끼어있는 느낌이라고 해야햐나, 아무튼 듣고 있다보니 혼이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팎은 최근에 낸 EP를 테잎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세 번째, 백화난만조. 밴드 이름부터가 정말 독특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이분들은 본인들의 유니폼(?)이 있다. 백화난만조라고 이름까지 새겨진. 도복같기도 하고 자켓같기도 한데 멋있는! 옷을 찍고 싶어서 뒷모습도 찍음. 

  백화난만조는 진짜! 멋있었다!! 엄청엄청! 보면서 계속 멋있다는 생각만 들었다. 뭔가 만화책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락밴드 같은 느낌. 만화책의 꽃미남 주인공들처럼 생겼다는 게 아니라, 뭔가 멋있는 락밴드의 전형같은 모습. 이들의 모습과 액팅과 공연 자체가 그렇게 '꺅 멋져' 라고 할 정도로 멋스러운 느낌이 있었다.

 이승한(기타,보컬), 하상현(보컬), 김용수(기타), 서재석(베이스), 이선구(드럼)로 구성된 5인조 청춘 펑크 락밴드라고 한다. 보컬들 목소리도 정말 멋있었고, 기타 치는 것 액팅 하나하나, 보컬이 위에 올라서고 뒤에서 나오기도 하고 뛰어다니기도. 살롱노마드가 그들에게 특히나 좁은 장소처럼 보였다. 백화난만조의 다른 공연 영상을 봤었는데 진짜 다같이 뛰고 소리지르면서 제대로 노는 밴드였다.

사진은 다 흔들려서 제대로 나온게 없지만..... 멋있었다. 진짜. 이거야말로 락 열정 락 스피릿인가 이런 생각이 드는.

'봄의 끝'이라는 곡이랑 '강북청춘애가'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사실 살롱노마드에서의 공연은 악기들 사운드가 더 커서 보컬 목소리가 명확하게 들리지 않기 때문에 가사를 알아듣기 힘들었는데, 이들 음악을 찾아보니 가사가 하나같이 문학적이어서 더 반전이었다. 그저 마구 샤우팅하고 소리지르는 느낌이었는데 알고보니 가사가 주옥같은 거. 오늘 처음 봤지만, 이 밴드 왠지 알면 알수록 매력 터지고 빨려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너무 멋있고 신났다!! 다른 인터뷰를 보니까 펑크라는 장르에 대한 애정이 깊던데, 앞으로 펑크라고 한다면 바로 백화난만조가 떠오를듯.

 

 마지막 더베인! 사실 백화난만조가 공연하는 중간쯤부터 갑자기 사람들이, 정확히 말하자면 소녀들이 늘었다. 더베인을 보려고 온 팬들인 것 같은데 어느 새 보니 살롱노마드 안이 가득 차있었다. 역시 더베인이구나ㅎㅎ 

아무리봐도 보컬 머리색 너무 예쁘다. 들어올 때부터 어떤 팬에게 피크도 선물받고, 여러 팬들이 카메라를 들었다. 오늘은 셋리스트를 좀 특이하게 짜보았다고 한다. 첫 곡이 Beable 이었다. 그리고나서 요즘 좋아서 자주 듣고 있는 '메아리'라는 곡을 했고 중간에 멘트를 했다. 베이스 황현모군이 리허설하고 맥딜리버리를 시켰는데 1시간이나 넘게 안와서 취소시키고 공복으로 왔다는 슬픈 이야기를 하고ㅎㅎ A.C.라는 곡을 하고 대구단공때 한 후 오랜만에 한다는 곡 하나,(제목을 모르겠다), Pain, 마지막곡 identity, 앵콜곡으로 never mind와 yell. 앵콜곡은 두 개씩이나 팬들의 열화에 힘입어 했다.

 최근에 팬이 만들어준 영상도 있는 모양이다. 그 영상에 대해서도 피크에 대해서도, 팬들의 사랑에 계속 감사 인사를 하며 공연을 이어가서 거의 팬미팅같은 느낌이기도 했다. 어차피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이 다 더베인을 보려는 사람들이기도 했을 것이고ㅎ 보컬 목소리 들을수록 너무 좋다. 세련된 허스키라고 해야하나. 목소리가 보물인 것 같다. 노래부를 땐 샤우팅하면서도 또 말할 땐 대구사투리를 쓰니까 귀엽기도 하고. 소녀팬들이 많은 이유를 알만하다ㅎㅎ 그 덕에 공연을 오래 해서 끝나니 10시반정도 되었다. 오늘도 7시반부터 거의 세시간 가까이 행복하게 쏜살같이 지나간 시간. 

 

 살롱노마드엔 18일날 폰부스 공연이 있어서 또 올 예정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공연장인 이곳에서 제일 좋아하는 폰부스의 공연이 잡혀서 어찌나 기쁨에 방방 뛰었던지. 그리고 이틀 후면 클럽타에서 폰부스, 롱디, 더베인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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