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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스라운지 'Special lounge rock vol.39'

2016년 6월 3일

 

 

 오늘 공연은 지난 28일날 클럽FF 공연에서 24아워즈가 다음 공연이 에반스라운지에서 있다고 말했을 때 가려고 마음먹었던 것이었다. 라인업도 호랑이아들들, 더베인, 24아워즈 세 밴드였는데 rock special 이라서 좋고, 호랑이아들들과 더베인 두 밴드 다 본 적은 없지만 이름은 몇 번 들어봤던 것 같아서 궁금하기도 했다.

 라인업 순서는 호랑이아들들, 24아워즈, 더베인 이었다.

 내가 24아워즈 말고 다른 두 밴드를 모르다보니 사실 오늘 공연도 뭔가 24아워즈가 메인일 것처럼, 마지막 순서일 것처럼 생각하고 갔는데 막상 가서 보니 더베인 팬들이 엄청 많은 것 같았다.

 

 오늘도 처음 보는 밴드들에 대해선 미리 예습을 했던 결과,

 

 밴드 '호랑이아들들'은 조성민(보컬,기타), 최형욱(베이스), 조성현(드럼) 으로 이루어진 3인조 밴드. 원래는 베이스가 임학영이라는 멤버였는데 군입대로 비어서 새로 채워진 것이라고 한다. 밴드이름은 단순히 강한 포스를 내려고 호랑이 아들들이라고 한 줄 알았더니, 실제로 세 멤버들의 부모님이 모두 호랑이띠라서 지어진 이름이라는. 락, 개러지, 펑크, 블루스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음악을 한다고 소개되어있었다.   

  했던 공연 영상들을 보니까 보컬 목소리가 남성적이면서 락에 잘어울리는 목소리였다. 뒤로 밀면서 던지듯이 힘을 실어 부르는데 노래투에서 뭔가- 말 많지 않은데 툭툭 한 마디씩 던지는 남자같은 느낌이 있다고 해야하나ㅎ 미리 들어봤던 노래중에 제일 기억에 남았던 곡은 대표곡인 것 같은 '욕망의 눈'

 

 더베인은 채보훈(보컬,기타), 황현모(베이스), 한희수(드럼) 3명으로 이루어진 얼터너티브 락밴드이고 카리스마있고 직선적이면서도 몽환적인 음악을 구사한다는 소개한 글을 보았다.

 공연했던 것을 보니 역시 보컬 목소리가 밴드색이었다. 생긴 건 좀 아이돌스럽던데 파워풀한 보이스에 음색도 멋있고, 곡들에 고음이나 길게 누르는 음들이 많은데 보컬실력 자체가 좋은 것 같았다. 허스키도 섞여있고. 이건 공연 다 끝나고 검색해보다가 알게 된거지만, 너목보2에 나와서 유명세를 탔었던가보다. 선미의 보름달을 락버전으로 불렀었는데 2016년 락스타라고 소개되고, 당시 게스트였던 조성모씨가 진짜인지 못맞췄던ㅋㅋ 너목보를 안봐서 몰랐네. 

 

 에반스라운지는 홍대입구보다 합정역에서도 가깝다. 한동안 홍대에서는 길을 안헤맸었는데 오늘 합정역에서 내려서 에반스라운지를 찾아가는 데에는 길을 좀 헤맸다. 여기도 궁금했던 곳 중 하나.

 

      

 입장료 10000원 내고 손등에 도장 받고 입장. 여기도 들어갈 때 어느 밴드 보러 왔냐고 물어보는데, 평소엔 24아워즈라고 말하던 걸 투포라고 이야기했다. 사실 24아워즈를 투포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되어서, 그렇게 말해보고 싶었다...ㅋㅋ 비웃겠지만 좀 더 24아워즈의 팬스러워진 것 같은 혼자만의 느낌을 즐김ㅋㅋㅋㅋ 

 공연 20분전쯤 들어갔는데 앞자리엔 꽤 사람들이 와있었다. 음료 주문 하나 필수! 클라우드는 5000원이었다. 주문하면 바로 마실 수 있도록 뚜껑을 딴 채 휴지로 막고 플라스틱컵에 담은 프레첼이랑 함께 주신다.

 모르는 분들은 모자이크 처리. 들어가보니 예상보다 전체적으로 공간이 넓었다. 테이블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덜 넓어보이는 느낌이었지만. 라운지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느낌의 공간. 까페와 호프와 바가 섞인 느낌이기도 하고. 뒤쪽엔 단체로 더 넓게 앉을 수 있는 공간도 있고 무대 앞쪽엔 2-3명이 앉을만한 원형 테이블로 되어있었다.

 

 드디어 8pm, 첫 공연 호랑이아들들 시작! 공연 시작할 때쯤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뒤까지 사람들이 많이 차있었다. 뭔가 엄청 시끄러운 사운드를 듣고 싶었는데 호랑이아들들이 드럼 신나게 두드려주며 그런 사운드로 시작을 해서 좋았다. 에반스라운지 악기 사운드들도 좋은 것 같다. 첫 곡이 '마음의 바닥'이었던가?

호랑이아들들 멤버들이 일단 엄청 신나있어서 같이 신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공연이 오랜만이라서 너무 좋다고도 하는데 그것보다도 최근에 멤버들이 다 예비군을 다녀와서 세상이 마냥 아름다워보인다며ㅋ 세 명이 각각 4일, 3일, 1일 총 8일을 다녀왔다며 곡 사이마다 계속 예비군얘기ㅋㅋ 북한산 정기를 받아서 오늘 노래가 잘되는 거 같다고 하고- 계속 예비군얘기 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또 계속 얘기하며 즐거워해서 귀여웠다. 특히 예비군가서 유명한 분 봤다고 운을 떼길래, 영화배우라도 만났나 싶었는데 파블로프 류준씨를 만났다면서ㅋㅋ 같은 옷입고 같이 밥먹고 기타얘기 하고 그랬다고 그러는데 오늘 만담밴드 컨셉ㅋㅋ 보컬이 노래는 상남자처럼 하면서 말하면서 웃을 땐 개구쟁이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보컬 말투가 노래부를 때와 비슷하다. 좀 껄렁한 상남자 느낌이기도 하고 취해있을 때 기분 좋은듯한 말투? 그러면서도 쌈디가 떠오르던- 3번째 곡이 블루스 계열이라면서 i'm sitting on top of the world 을 하고 블루스 계열이라며 한 곡을 더 했는데 보컬 특성 때문인지 뭔가 락처럼 들렸다. 그 다음에 다시 센 곡 하나 하고, 대표곡인 '욕망의 눈' 하고 마지막 곡으로 '구름에 홀려서'

 마지막 곡 남았다고 해서 아쉬운 리액션 나올 때 보컬이 기계적인 리액션이라고 해서 관객들이 아니라고 하니까 사실 자기들 할 곡이 없다고ㅋㅋ 그러면서 마지막 곡 앞에서 보컬이 아예 무대에 드러누워서 기타를 쳤다. 전에 공연하다가 신나서 피아노쪽엔가 어디 올라가고 나중에 부끄러워했다는 다른 밴드 에피소드를 얘기했었는데ㅋㅋ 오늘 무대에 누워서 기타치기를 에반스라운지 호랑이아들들 역대급으로 남겨주기 위해 사진 찍었어야하는데 웃다가 못찍음.

 

그리고 두 번째, 투포!!! 24hours!!

 사실 에반스라운지에 들어와서 테이블로만 세팅되어있는 걸 보고 처음 들었던 생각이 이거였다. 엇, 투포 공연을 어떻게 앉아서 보지? 투포공연을 클럽에서 스탠딩으로 보기만 해왔기도 하고, 투포의 곡들 자체를 가만히 앉아서 본다는 게 뭔가 상상되지 않았던. 서서 뛰고 싶을텐데 진짜 이렇게 앉아서 보려나? 이런 생각을 했는데 진짜로 앉아서 봤다. 채널 1969에서처럼 다 자리에서 나와서 무대앞에 서고 그런 것 없이. 그리고 투포도 오늘 셋리스트가 평소와 달랐다! 투포 치고 매우매우 차분한 셋리스트. 심지어 째깍째깍이 없는 셋리!! 중간에 본인들도 이 셋리스트가 어색하다고 이야기할 정도로ㅎ 오늘은 왠지 이러고 싶었다는데, 나도 처음엔 몸이 근질거리고 심심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막상 공연하니까 너무 좋았다. 또 듣고 싶었던 '숨쉴 수 없어'랑 그동안 라이브로 너무 들어보고 싶었던 '널 생각해'도 오늘 해주었기 때문에. 

 첫 곡이 jane이였는데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 같이 떼창을 하지 않고 차분하게 하는 제인부터 낯설었다. 오- 이렇게 부르니까 원래 차분한 노래같기도 하고. '꿈속으로'랑 '우리의 밤', '숨쉴 수 없어', 'ABCD'도 하고. ABCD도 처음엔 몰랐는데 들을수록 착착 감기는 노래!! 원래 공연하다보면 중간쯤부터 자기들도 제정신이 아니어야하는데 오늘 차분하게 하려니 어색하다며 혁재군도 멘트하고. 오늘 낯선 얼굴들이 많았는지 처음 보시죠 하며 신인밴드처럼 다시 소개하기도 하고. 내 생각엔 셋리스트도 셋리스트이지만 앉아서 공연을 보니 관객석조차 차분할 수밖에 없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사실 호랑이아들들도 그렇고 24아워즈는 물론이고 뒤에 더베인도, 엄청 뛰면서 즐길만한 공연들인데! 어쨌든 오늘은 덜 뛰는 대신에 사운드에 더 집중할 수 있던 것도 같고.  

"오늘 셋리스트가 특이하죠? 저희도 그래요"

 마지막 곡 하기 전엔, 승진군과 혜미양이 서로 기타를 바꾸더니 혜미양이 처음이자 마지막 인사 멘트를 했는데 모두 환호성이었다ㅋㅋ 원래 평소에 24아워즈가 공연중에 멘트를 많이 하는 편도 아니지만, 앞에 호랑이아들들이 멘트를 많이 했어서 그런지 오늘따라 더 말수가 없는 느낌ㅋ 어색해서 그럴 수도 있고. 아직 신곡 라이브날짜를 언제로 할지 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신곡 궁금, 빨리 듣고 싶다. 마지막 곡이 그렇게 듣고 싶었던 '널 생각해' 라 너무 좋아서 동영상까지 찍고. 막상 나중에 영상 확인해보니 음질이 제대로 안담겨서 아쉬웠지만 라이브를 이미 즐겁게 들었으니 만족!

 

 마지막 순서, 더베인(the vane)! 교복입은 학생도 보이고 소녀팬들이 많은 것 같았다. 더베인 로고 박힌 부채도 있던데ㅎ

날씨가 더워서 신나는 곡들로만 준비했다며 줄기차게 곡들로 달렸다.

보컬 머리색이 조명 아래에서 너무 예뻤음

 더베인은 셋리스트가 전날 떴었다.  A.C.-PaperSleeve+Beck+Windsurfer+Injury Time+Moon like the star+ Beable - Identitiy! 그리고 마지막에 앵콜곡으로 '메아리'를 했다. 앵콜곡 요청을 받을 때 팬들이 베이비스타, 메아리 이런~ 내가 더베인 곡으로 찾아볼 때 못들어본 곡들을 이야기하길래 뭔가 했는데, 더베인이 예전에 펄스(pulse)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적이 있던가보다. 펄스로 활동할 때의 곡들이었고, '메아리' 앵콜로 들으니 좋았다. 워어어어 할 때 보컬 목소리가 너무 좋고 잘부르더라. 앵콜곡 정할 때 귀여웠던 것은, 공연 중에 거의 멘트를 안하다가 앵콜곡 결정한다고 비로소 말을 좀 하는데 익숙한 사투리 억양인 거ㅋ 정감가는 말투이더라니, 알고보니 대구 출신인 것 같았다.

 베이스 황현모군이 기타치면서 고개를 많이 끄덕여서 황현모군 같이 나온 사진은 많이 흔들려버리고 결국... 

 BECK이랑 injury time 할 때 특히 신났고 moon like the star 하면서 좀 차분해졌었는데, 엄청 시원하게 달리다가 moon like the star는 뭔가 신성한 느낌이기도 하고 웅장한 영화 ost 느낌이기도 했다. identity라는 곡도 너무 좋아서 공연 끝나고 계속 듣고 있다. 오늘 공연보기 전까진 더베인을 몰랐어서 모르고 있었는데, 폰부스가 나와서 일찌감치 예매했던 6월 12일날 클럽타공연 라인업에 더베인도 있더라. 그 땐 스탠딩이라 더 신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세 밴드 다 보컬 노래들에 진짜 감탄. 개성 있으면서 시원시원하게 잘 부르는 인디락밴드 보컬들 정말 많은 것 같다. 아니, 그리고 또 왜 이렇게 좋은 노래들이 많은건지! 공연을 보고 올 때마다 플레이어 리스트에 곡들이 추가되어 빵빵해지고 있다. 한 때 조용한 음악에만 익숙했던 나의 귀에겐 충격을 주어 미안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조용한 노래가 너무 조용하게 느껴지고 귀멍멍하게 크게 울리는 사운드이어야만 흥이 난다. 그런데 올 해야말로 정말 내 귀가 최고 호강하는 해인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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