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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가 되다 - 낯설어서 부끄러웠던 이야기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은 후부터 김초엽이라는 작가의 다음 작품을 설레며 기다려왔고, 그렇게 맞게 된 책제목이 '사이보그가 되다'라니 어떤 내용일지 궁금증을 마구 유발해버려서, 이 책이 출판되었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고민없이 바로 사게 되었다. 이번 책은 김초엽씨의 이전 작품과 같은 SF소설은 아니고, 김원영씨와 김초엽씨가 함께 '장애'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풀어나간 글이다. 실제로 2018년 김원영씨가 김초엽씨에게 제안하는 이메일을 보내고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며 책의 마지막에는 둘의 대담을 대화체로 담았다. 일단 이 두 분의 멋진 만남에 진정어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덕분에 이런 책을 읽을 수 있었던 독자의 마음으로. 산지는 꽤 되었는데(두달 이상?) 이렇게 읽고 독후감을 쓰기까지.. 더보기
A가 X에게 (편지로 씌어진 소설) 2.5 x 3m 넓이에 4m 높이로 된 교도소 감방 안에서 살고 있는, 이중종신형을 선고받은 남자 그리고 돌아오지 못할 그를 기다리며 편지를 쓰는 여자. 이 연인은 세계화와 일방적인 신자유주의에 저항하던 활동가들이자 결혼을 약속했던 사이였는데, 남자가 수감되면서부터 생이별을 하게되고 서로를 그리워하며 편지를 주고받게 된다. 이 책은 그 편지들을 엮은 것인데 여자가 보낸 편지들과 그 편지 뒤에 남겨져있던 남자의 메모들로 묶여있다. 그렇게 생각해본다면 사실 그냥 연애편지 묶음이 아닐까 싶지만, 이 책에서 편지들을 읽으며 마음 한 켠이 울렁거리게 되는 것은 단순히 이들의 사랑이 연애감정 정도로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책의 뒤편에 보면 이들의 연애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그치지 않고 세계화에 대한 .. 더보기
바닷마을 다이어리 '바닷마을 다이어리'라는 총 9권으로 스토리가 이어지는 만화책. 이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도 있다. 내게 있어서 만화책 전권을 소장하게 되는 건 처음이고, 생일선물로 고맙게 받게 되었다. 학생 때 만화책을 좋아하고 잘 그리던 친구가 소개해주던 만화책을 여러권 읽었었고 지금 그 중에 기억남는 제목은 후르츠바스켓, 유리가면...? 그리고 내가 나중에 꼭 소장해야지 생각했었던 천계영의 DVD(결국 최근 중고 전권을 샀다). 어쨌든 '이 친구가 추천한거라면 당연히 내 취향일거야'라는 믿음이 가는 친구가 선물해준 만화책 전권은 충분히 내가 들뜰만한 선물이었고 천천히 소중하게 열심히 읽었다. 안그래도 바다에 가고 싶은 요즘이었는데 바닷마을 다이어리라니. 바다에 안간지 2년.. 3년.? 좋은 장면들을 여럿 찍어 폰.. 더보기
넉살 음악 들으며 넋두리 내멋대로의 입덕, 넉살 음악 들으며 넋두리 요즘 매일 하루에 10번 이상씩 듣는 노래가 있다. 출근 준비할 때, 출근길에, 일하다 쉬는 틈틈이, 퇴근길에, 남은 저녁시간에, 자기 전에... 하루종일 자기 최면을 거는 느낌으로 플레이하는 곡. 코드쿤스트 앨범 'Novel'에 있는 넉살의 organ. 사람들이 '오르간'이라고 말해서 악기 오르간인줄 알았다가, 들어본 후 장기(organ)임을 알고 나서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다.(더 좋았고) 곡제목이 서정적인 느낌 팍 오는 오르간이 아닌, 사람의 장기일 줄은 상상도 못했으니까. 아.. 코드쿤스트와 넉살의 조합 정말 사랑함. 쇼미더머니를 보면서 넉살에 뒤늦은 입덕. 미리 써놓자면 나는 아직 힙합에 대해 잘 모른다. 루시드폴 같은 싱어송라이터의 잔잔한 음악만 좋아하.. 더보기
기억하기 위해 듣는 노래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장난(작란作亂)과 비극의 탄생 - 파도에 꽃들, 공중곡예사, 비극의 탄생 밴드 폰부스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내 생각을 넣어 몇 곡들에 대한 글을 쓴 적 있지만 이번엔 모두가 듣고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몇 곡들을 더 풀어보고 싶다. 사실 내 취향에 맞아서 좋아하는 락밴드들은 많은데 그 중에서도 폰부스를 0순위 애정으로 지켜보게 된 계기는 세월호사건 추모곡인 '파도에 꽃들' 이라는 곡이었다. 그러면서 앨범 '장난'을 다 들어보게 되었고. 듣고나서 '아- 이 밴드는 특별하다.' 생각했는데 흔한 사랑이나 인생 이야기들 말고도, 점점 잊어가기 쉽지만 꼭 '기억해야할 일'들을 노래로 '남겨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집합체가 작년 5월 발매된 미니앨범 '장난'. 그런 여러 곡들 .. 더보기
버티는 삶에 관하여 버티는 삶에 관하여, 허지웅씨의 에세이다. 우연히 노란색의 표지가 먼저, 그리고 제목이 눈에 들어와 집어들었는데 맨 앞의 '작가의 말'만 읽고 바로 사기로 결정했다. 버티는 삶이란 웅크리고 침묵하는 삶이 아닙니다. 웅크리고 침묵해서는 어차피 오래 버티지도 못합니다. 오래 버티기 위해서는 지금 처해 있는 현실과 나 자신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얻어맞고 비난받아 찢어져 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저 오기가 아닌 판단에 근거해 버틸 수 있습니다. 타인의 순수함과 절박함이 나보다 덜할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절대악과 절대선이 존재하는 세상을 상정하며 어느 한 편에만 서면 명쾌해질 것이라 착각하지 말되, 마음속에는 오래도록 지키고 싶은 문장을 한 가지씩 준비해놓고 끝까지 버팁시다. .. 더보기
믿고 듣는 폰부스 2005년에 결성되었다고 나오는 밴드 폰부스를 나는 이제서야 알게 되었기 때문에... 신나게 뒷북을 치고 있다. 제대로 뒷북이지만, 뭐 좋은 건 뒷북쳐도 좋은거고 그게 재조명이니까. 폰부스가 좋은 건 '1,2,3,4,5,6,7', '재클린'처럼 막 신나게 놀아볼 수 있는 곡들, 'MAI 2016'이나 '파도에 꽃들'처럼 중요한 메세지를 담은 곡들, 그리고 '바람이 분다', '피지 말아요'처럼 비유적이고 서정적인 가사의 곡들까지 누릴 게 다양하다는 거.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그 노래들은 다 폰부스 스타일. 딱 들으면 폰부스! 그래서 너무 좋고 멋진 것. 요즘 폰부스 모든 노래들을 돌려 들어보고 있는데 그 중에 숨바꼭질, 바람이 분다, 바코드, 춤추는 여자 - 이렇게를 멜로디도 좋지만 특히나 가.. 더보기
당연한 것들을 위하여 당연한 것들을 위하여 요즘 홍대를 자주 다니다보니 엄청난 인파속에도 자주 노출된다. 주말은 진짜... 지하철 출구에서부터 바로 못나가고 긴 줄을 서는데 앞에 연예인이라도 와있는 줄... 그러다보니 낯선 사람들 곁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는 게,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사회가 불안하고 언제 어디서든 죽을 수 있겠구나 갑자기 끝이 날 수도 있을 삶이 가까이 다가와 불안했던 2014년 말에 썼던 글이 문득 기억나서 여기로 옮겼다. 물론 지금은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이겨서 또 불안에 무뎌져있지만. 아마 초등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다. 말을 하고 있는 도중에 정말 갑작스럽게, 내가 쓰는 말들이 너무나 어색하고 낯설게 느껴져서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다. 빨간 저 과일 이름이 왜 ‘사과’지? ㅅ,ㅏ,ㄱ, ㅘ, 사과,.. 더보기
항상 나를 가로막고, 용기없는 누군가가 나일지라도 항상 나를 가로막고, 용기없는 누군가가 나일지라도... 프로이트와 융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개인심리학의 창시자이며 심리학 제3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알프레드 아들러. 그의 심리학을 접할 수 있는 두 권의 책을 읽었다. 먼저 읽었던 것이 '항상 나를 가로막는 나에게', 최근에 읽은 것이 '미움받을 용기'. '항상 나를 가로막는 나에게'는 아들러의 말들 중 현대인에게 전하고 싶은 말들을 골라 엮은 것이고 '미움받을 용기'는 일본의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와 작가 고가 후미타케가 아들러 심리학을 질답하는 ‘대화체’로 정리한 책이다. 프로이트의 트라우마 이론에 익숙했던 내게 '항상 나를 가로막는 나에게' 는 재밌고 신선하게 다가오는 정도였다면 '미움받을 용기'는 흥미로우면서도 물음표와 거부감을 함께 가져오기도 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