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22일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오늘 너무 기대되었던건 영화제 자체도 처음 가보는 거였는데다가, 보고싶었던 영화 '마터스'를 예매하고 뒤늦게 이벤트들을 찾아보니 슈퍼키드와 로맨틱펀치 공연도 예정되어 있어서였다.
슈퍼키드, 로맨틱펀치 두 밴드 다 인디씬에서는 유명하기 때
문에 이름들은 당연히 알고 있었고, 로맨틱펀치같은 경우는
노래 좋다는 얘기 듣고 앨범 찾아서 한동안 mp3에 계속 넣어
다니며 듣기도 했던 밴드였다. 하지만 두 밴드 다 라이브공연
을 보는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야외무대에서 공연을 7pm부터 시작할 예정이었고 내가 예매
한 영화 시작은 8:30pm. 얼추 공연 딱 끝날 때쯤 들어가서 바
로 영화보면 될 스케줄이어서 너무 좋았다. 영화보러 온다고
온건데 뜻밖에 공연까지 보게 될 줄이야! :)
6시 40분쯤 도착했는데 아직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일단 부스 찾아서 예매한 것 티켓팅부터 하고 한 바퀴 둘러보았다.부천시청 잔디광장이 매우 넓어서 여기에 갤러리 전시같은 것 하는 부스도 있고 기념품샵, 까페, 게임하는 곳 등등 여러 이벤트가 열리고 있었다. 나는 구경만 하다가 공연 앞줄에서 보려고 무대로 바로 갔다. 후우 날씨가 더웠다.
7시 좀 넘어서 슈퍼키드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사실 처음 봤을 때 놀랐던 것은... 잘생겨서였다ㅋㅋ 보컬 중에 징고라는 분... 사실 멤버들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검색도 안해보고 슈퍼키드 노래들 신나고 재밌다고 들어서 실컷 뛰어놀 준비만 한 채 왔는데, 딱 올라오신 보컬분이 너무 훈훈하고 인기도 정말 많으신거. 공연시작 전에 선물같은 거 주는 팬도 있었다.
두 번째로 놀란건, 이들의 음악 때문이었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언제 어디선가 슈퍼키드는 엄청 장난꾸러기 스타일의 밴드로 들었던 적이 있어서 곡들도 다 무대에서 까불기만(?) 하는 막노는 스타일일거라 예상했는데 달달한 곡들도 부드러운 곡들도 많더라는 점! 심지어 좋다. 귀엽게 부르는 여자맘 살살 녹이는 곡들도 있고, 물론 바라던바다 같은 신나는 곡도 있고ㅎ
처음 공연 시작하려고 할 땐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일단 영화제 가운데에 끼어있는 공연이다보니 아예 이들만을 보러 온 사람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아이들과 같이온 가족들이나 어르신들도 많고.
나처럼 앞줄에 서있는 사람들은 20대 근처로 보이는, 딱 봐도 공연 즐길 사람들ㅋㅋ 그래서 더 열심히 호응해야되겠다고 생각했다.
슈퍼키드도 사람이 적은 게 눈에 보이니까 자기들은 큰 박수와 함성소리 없으면 원래 공연 시작을 안한다며 호응을 유도했다ㅎㅎ 앞줄 두세줄까지 서있던 우리쪽에서 열심히 소리지르고 박수치며 공연 시작!ㅋㅋ
첫 곡은 누구나 좋아하고 익숙한 노래이자, 슈스케에서 벗님들이 부르면서 다시 떴었던 '당신만이' cover였다. 징고와 허첵 두 분이 보컬인데 두분 다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
첫 곡 하시고나서 멘트시간이 있었는데 일단 부천영화제에 대한 이야기ㅋㅋ 여기 부천이랑 무슨 인연이 있냐고 하니까 허첵님 처가댁이 부천이라고ㅋㅋ
다음에 '그럭저럭'이라는 곡도 하는데 가사가 귀에 쏙쏙 잘들어오고 멜로디도 좋고 그 다음에 한 '취한 밤'이라는 곡에서는 랩이라고 하기엔 뭣하고 징고님이 말하듯이 부르는 부분이 있었는데 너무 달달하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고 그랬다. 특히 끝부분에 가서 '니가 너무 보고싶어' 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나포함 여자들 다 꺅 소리지르며 넘어감ㅋㅋ
그 다음엔 '오늘같은 밤이면' cover를 했는데 이 곡도 너무 달달하고 좋았다. 어쩜 이런 곡들만 뽑아왔는지..!
슈퍼키드 노래 이렇게 달달하게 하는줄 몰랐다 정말. 예상했던 것과 다른 분위기에 더 반전인 감동까지. 근데 멘트할 땐 역시 내가 생각했던 장난꾸러기들, 유쾌한 느낌이 있었다ㅎㅎ 오늘같은 밤이면 이 곡도 달달하게 부르더니 마지막엔 부천핸접!!(부천ㅋㅋ) 으로 끝냄ㅋㅋㅋ 그러더니만 아무래도 부천핸접 이거 다른 사람들도 이미 많이 써먹었을 거 같다고 자체평가하고ㅋㅋㅋㅋ
내가 슈퍼키드의 공연을 처음 보는거니까 평소에 셋리스트가 어떤진 모르겠는데 오늘 날씨가 더워서 뛰기 힘들 것 같아서 덜 달리는 걸로 준비했다고는 했다. 그리고 오늘 막 멘트에 아무말ㅋㅋ 컨셉없이 막 던지더니 결국 오늘 컨셉은 더위먹은 컨셉이라고ㅋㅋㅋㅋㅋㅋ 자기들 소개를 부천대학교 동아리밴드다 하면서 이름 판타스틱밴드 어떠냐고 그러고ㅋㅋ 다시 이름 바꾸자며 뜬금없는 왕좌의 게임ㅋㅋㅋ 결국 허첵님이 징고님에게 맥락없다고 잔소리ㅋㅋ 이정도쯤 되었을 때 뒤를 돌아보니 처음보다 사람들이 많아져있었다. 그래도 아무래도 평소 공연에 비하면 사람들 수가 적고 여기 잔디광장이 넓은만큼 더 그래보이기도 해서 좀 아쉽다면서... 해쉬태그로 빈자리를 많이 채워달라고 하심ㅎㅎ
잠시 튜닝하는 시간동안 아무 말이나 좀 해보라고 해서 허첵님이 자기가 영화제 왔던 기억을 말씀하시는데 무려 2000년도에 제작된 '가위'라는 하지원출연 영화를 이야기하셔서ㅋㅋㅋㅋ 졸지에 옛날사람 되시고ㅋㅋㅋ 어떻게 그런 영화를 알 수 있냐며 우리 아무도 모른다고ㅋㅋㅋ 이러다가 유지태 김효진 부부 얘기가 나왔는데, 그 이야기에서 노래를 시작하셨다. 슈퍼키드식의 웨딩송이라는 '션'이라는 곡인데 앞부분에 션 정혜영 부분 가사를 유지태 김효진으로 바꿔서ㅋㅋ 이 노래 정말 달달하고 좋다. 귀엽기도 하고. 여자라면 누구나 들으면 웃게될 것 같은. 근데 사람들이 잘 모른다고 해서 의외였다. 이렇게 좋은 노래가 왜 안떴지?? 싶었다.
내가 션 같은 남편은 못 돼도
정혜영보다 행복하게 해줄께
I Promise You I Promise You
내가 이렇게 말하면
너는 콧방구를 뀌겠지만
너는 알잖아 날 알잖아 잘 알잖아
거짓말 못하는 거 해도
금방 티나는 그게 나잖아
모든 남자들이 말은
뻔지르르 하게 하지만
너는 알잖아 날 알잖아 날 알잖아
어금니 꽉깨물고
한다하면 하는 그게 나잖아
가사도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데다가 징고님 노래도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게 부르셔서 반함. 축가로도 좋겠다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곡은 역시 뛰어야겠지 하며 한 곡 '바라던 바다' 이 곡 정말 너무 신난다. 다같이 바다~바다~바다 하면서 따라부르는 것도. 가사도 재미있고. 완전 분위기 띄우기 딱인 곡ㅋ
바라던 바다 바다 바다 바다 바다 바다 바다 바다~~~
원하던 바다 바다 바다 바다 바다 바다 바다 바다~~~
그리고 앵콜을 바다~ 서ㅋㅋ 앵콜곡까지! '그리 쉽게 이별을 말하지 마요' 라는 곡이었다. 진짜 뒤로가면 갈수록 사람들도 많이 모여들고 호응도 많아지며 분위기 방방 떴는데, 슈퍼키드가 마무리하면서 다음 순서인 로맨틱펀치는 더 강펀치를 날릴테니 준비하라고 했다. 그리고 진짜 강펀치 맞아버렸다..!!
공연시작 전, 즐거워보이시는 로맨틱펀치 멤버분들. 이 때까지만해도 나는 몰랐다. 내가 몇 분후부터 이 밴드에 미치게 되고 땀흘리면서도 미친듯이 소리지르고 뛰게 되리라는 것을...
로맨틱펀치의 공연은 전에도 들어보고 좋아했었던 '몽유병' 이라는 곡으로 시작했다. 이 노래의 가사 중에
날 안아 주세요 날 만져 주세요 날 구원 해줘요 그대여 이 부분. 독특한 음색을 가지신 보컬 배인혁님이 부를 때마다 너무 좋다. 내가 하고싶은 말 같기도 하고 듣고 싶은 말 같기도 하고. 어쨌든 로맨틱펀치는 전부터 알고 있긴했지만 보컬 음색이 진짜 어느 밴드도 흉내낼 수 없는 스타일을 이미 만들어버린다.
다만 보컬 음색이 좋다는건 원래 알고 있었는데 오늘 새로 알게된건 배인혁님 에너지가 정말 엄청나시다는 것..!! 노래들도 다 좋긴 하지만 로맨틱펀치의 공연에서 같이 땀흘리게 뛰고 소리지르고 흥분하게끔 만드는건 분명히 배인혁님의 역할이 크다. 마이크를 지휘봉처럼 잡고 뛰어다니고 무대 아래로도 몇 번이나 뛰어내려오셔서 우리 마음을 흔들며 흥분하게 만드시고ㅋㅋ 심지어 앞에 팬들 목 끌어안고 노래 부르시기까지.. 진짜 꺅꺅소리가 끊일 수 없었다. 앞에 슈퍼키드가 형님들이라며 동생인대로 또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는데, 진짜 로맨틱펀치의 공연에너지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파이트클럽, 눈치채줄래요 이 두 곡도 너무 좋았고 신곡이라는 굿모닝 블루도 했는데 후렴부분에서 앉았다가 일어나면서 '안녕' 부분에서 같이 손흔들며 따라할 수 있게 가르쳐주시고ㅎ 이 신곡도 들어보니 정말 좋던데 아직 사람들 반응이 미미한지 자기들이 비밀리에 활동하고 있다고 멘트치시고ㅋㅋ 앞에 슈퍼키드처럼 해시태그를 많이많이 넣어달라고 그게 큰 힘이 된다고ㅎㅎ 그리고 아, 오늘 공연 중에 물뿌리는거ㅋㅋㅋ 도 처음 맞아봤다. 배인혁님이 물페트병을 천장 높이까지 던졌다가 받다가 하시길래 오오- 하면서 보고있는데 별안간 앞으로 튀어나오셔서 물 한모금 물고 뿌리고ㅋㅋ 남은 물들은 페트병쨰로 뿌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땀나고 더웠는데 물 맞으면서 시원했다ㅋㅋㅋ 그리고 더 흥분됨ㅋㅋ이런게 진짜 다같이 흥분하는 공연의 묘미지.
정말 배인혁님 에너지가 엄청나서 더워서 땀흐르는데도 나도 모르게 공연 내내 계속 소리지르고 뛰었다. 어느새 뒤를 돌아보니 사람들도 정말 많았고, 다들 나처럼 소리지르고 뛰고 있어서 배인혁님도 오늘 분위기 너무 좋다며 샤우팅!!ㅎㅎ 거의 다 방방 뛰는 곡인데 그 중에 그래도 좀 차분한 스타일이었던 '안녕 잘가' 라는 곡도 했는데 이 곡마저 너무 좋아버리는거다. 멜로디도 가사도.
지는 해를 등지고 터벅터벅 걷다가
땅거미진 길 위에 외로움 스밀 때면
낮은 목소리로 혼자 노랠 부르듯이
내 이름 불러요
언덕 위에 낙엽이 소리내 울고
별빛도 없고 달도 숨을 때면
막연히 떠가는 바람을 빌려 나즈막히
내 이름 불러요
안녕 잘 가요
또 만날 수 있겠죠
안녕 잘 가요
웃으면서 안녕
어스름한 새벽을 가르는 기차의
창문에 비친 그대의 눈동자
먹먹해지는 창가에 눈물 맺힌다면
내 노래를 들어요
머리까지 덮어쓴 이불 속에서
작은 소리에도 놀라 잠 못든다면
웅크린 채라도 좋아요 그대로 가만히
내 노래를 들어요
싱그러운 햇살 길가의 꽃들
바람에 실려온 그때 우리 웃음들
어렴풋이 그대 창가에 노크해온다면
우리 다시 만난다고 꼭 그럴 거라고
마지막곡은 대표곡 중 하나인 '토요일 밤이 좋아'였다. 정말 이 땐 분위기가 거의 단독공연 수준이었다. 다같이 따라부르고 소리치고, 절대 앵콜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 진짜 콘서트 온 것만큼 신나고 빠져들어서 8시반 영화시작시간이 다가오니까 영화를 버리고 공연 끝까지 보고갈까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다행히 마지막곡 할 때까진 시간이 괜찮았고, 앵콜곡으로 '님과 함께' 였던가 cover곡을 하고 있는 중간에 들어가게 되었다. 마음같아선 정말 공연 끝까지 다 보고 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또 영화를 처음부터 안볼 수 없었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영화상영관으로 가는데 무대에서 먼 뒤쪽에서까지 사람들이 로펀공연에 신나서 몸을 흔들고 있었고ㅎㅎ
집에 돌아와서 로펀 공연 영상들과 노래들을 다시 찾아보며 뒷북같은 덕질이 시작되었다. 밴드의 시대라는 프로그램에도 나왔었는데 동방신기 '미로틱' 커버한 영상 보고 너무 멋있어서 소름이 다 돋을 정도였다. 슈퍼키드도 다시 검색해보며 뒤늦게 노래들을 찾아 듣고있다. 오늘 영화보러 간 영화제였지만, 정말 운좋게도 라인업에 이런 좋은 밴드들이 다 있어서 공연까지 미친듯이 즐기고 오게 되었다.
이 세상엔 왜 이렇게 멋진 밴드들과 좋은 노래들이 많은걸까. 로맨틱펀치 단독공연만큼은 기회되면 꼭 가보고 싶다.
'다시감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광장 특설무대 - 폰부스 (0) | 2016.07.26 |
---|---|
클럽FF 'T-shirt weather' (0) | 2016.07.24 |
클럽FF 'I wanna be your boyfriend' (0) | 2016.07.17 |
고고스2 'Civitas vol.4' 폰부스단공 (0) | 2016.07.17 |
고고스2 Live 160715 (0) | 2016.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