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야 모든 바람둥이들이 절박하게 타인을 필요로 하지만 바로 그만한 강도로 여자로부터 달아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애착과 신뢰가 쌓였을 때 필연적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뒷면의 감정, 분노나 공격성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없어 관계로부터 멀어진다. 관계에 따르는 책임감을 짊어질만큼 강한 자아도 갖지 못했다. 그러니까 바람둥이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 '아픈 사람' 이라는 인식이 옳을 것이다.
남자의 인생이 재앙으로 변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주겠다고 과도한 책임을 떠안을 때가 아니라, 책임져야 할 대상도 역량도 없을 때일 것이다. 사실 남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책임감 그 자체가 아니다. 책임을 다하지 못해 연인이나 아내가 떠날까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남자는 특정한 개인뿐 아니라 모든 사람과 경쟁한다.
남자는 모든 타인을 차별하는 것이지 특별히 여자만 차별하는 것이 아니다.
한사람이 생을 두고 사용하는 생존법과 생의 목표는 대체로 부모와의 관계에서 만들어진다. 성격이란 유아기부터 부모에게 잘 의존하기 위해 만들어 갖는 생존법이다.
그들은 무감각함으로써 이득을 볼 수가 있다. 남자는 본능적으로 감정을 배제하면 소중한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맥길 교수는 남자들이 자신의 속내를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상대는 여성일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남자들은 더 깊은 속내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을 때 여성을 찾는데, 그는 그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아들들이 최초로 자랑과 투정을 털어놓는 사람이 엄마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자는 여자에 의해서만 보살핌을 받고, 남자다움을 확인받는다. 남자들은 여자에게 받는 것들 때문에 여자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그런 문제들 때문에 여자에게 의존하는 일에 공포를 느낀다.
남자들이 그토록 유혹에 약한 이유는 그들이 치명적 나르시시스트이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심리치료를 받지 않으려는 이유는 우선 자기 내면을 보기 두려워서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깊은 곳에 있는 치명적인 이유는 자신이 잘못되었을 리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대단히 사려 깊고 용기 있는 남자만이 자기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진화심리학자들에 의하면 남자가 여자보다 훨씬 방어적이라고 한다. 남성들의 유전자 속에는 항상 주위 사방을 경계하는 특성이 만들어져 있다.
정신분석에 '고통받을 수 있는 능력'이라는 개념이 있다. 신경증은 고통을 회피한 결과이며, 치유란 외면해둔 고통을 다시 체험하는 과정이다.
첫 번째 고비는 나르시시즘적 자기 이미지가 깨어지는 고통이다.
다음으로는 억압해둔 내면 감정이 휘몰아치듯 터져나올 때 고통을 느낀다.
중년기에 폭발하는 유아신경증은 그때라도 내면을 돌보면서 성장하라는 신호이다. 특히 내면을 억압, 회피한 채 살아온 남자들에게 중년의 위기는 더욱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
남자들은 이제 외부에서 여자를 찾아다니기보다 자기 내면에서 여성성을 찾아내야 한다. 남성다움의 가면 밑에 억압해둔 여성적 요소를 되살려내어 의식 속으로 통합해야 한다. 그것이 근본적으로 행복하고 평화로워지는 길이다.
'다시씹기 > 정신의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항상 나를 가로막는 나에게 中 (1) | 2016.04.10 |
---|---|
애도예찬 中 (0) | 2016.04.10 |
세상을 여행하는 초심자를 위한 안내서 中 (0) | 2016.04.10 |
불안하니까 사람이다 中 (0) | 2016.04.08 |
아무도 울지 않는 연애는 없다 中 (0) | 2016.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