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여행하는 초심자를 위한 안내서 中
모든 감정은 타당하다.
정신치료의 1차 목표는 마음의 감옥에서 벗어나는 것.
궁극적 목표는 창살이나 감옥 따윈 애당초 없었다는 걸 깨닫는 것.
삶이란 여정에서 우릴 힘들게 하는 두 가지,
시간과 관계는 아무리 혼자 발버둥쳐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
나 자신과 서로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체념하고 겸허해지는 것.
이것이 어쩌면 우리가 세상을
더 평화롭게 여행할 수 있는 길이라 믿어.
완결무결한 도덕관념은 없어.
허상의 내일보다 소멸하는 오늘을 더 사랑해 줘.
아마 그럼 온통 뿌연 안개로 가득 찬 여정의 끝에 무지개가 뜰거야.
"왜 사소한 데서 스트레스를 받을까요?"
"세상의 사소함과
심리적 현실에서의 사소함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감정기억을 잘 지워내는 사람이 건강하다.
기억 그 자체는 중성적이다. 감정기억이 문제.
불교에서 말하는 사바에는 고통이란 뜻이 담겨 있듯이,
괴롭고 아파본 자가 역설적이게도 알차게 세상 살다 가는 거다.
아파서 자유롭다.
역설적이게도, 멘붕으로 치부되는 일련의 행동들은
상처에서 회복하려는 치유적인 노력일 때가 많다.
외부의 어떤 대상을 범주화하려는 순간부터
그 대상의 본질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왜곡된 허상이 내 마음속을 대신한다.
트라우마의 치료는 4D IMAX의 생생함을 낡은 흑백사진으로 바꾸는 것.
그리움은 끝날 수 없다. 단지 대체될 뿐.
사랑과 중독의 공통점은 "없으면 초조해서 미칠 것 같다" 는 점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중독 물질 그 자체가, 나를 안달하게 했던 누군가의 대체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독은 곧 애도다.
'체념'은 '나'를 주어로 삼지만 '포기'는 '나'를 목적어로 삼음.
오롯한 나를 살릴 것인가, 내 전체를 떠나보낼 것인가.
우린 선택이라는 디딤돌이 무한정 깔린 시간이란 거리를 걸을 때
첫 번째 디딤돌만 잘 고르면
나머지 여정은 순탄할 것이라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그것이 결정을 못내리고 우유부단해지는 결정적 원인이다.
'지나치게 도덕적인' 사람들 주변에는 언제나 나쁜 사람이 있다.
얼핏 나쁜 사람이 그들을 이용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지나치게 도덕적인' 사람이
내면의 분노를 정당화하기 위해 나쁜 사람을 이용하는 것이다.
고통스런 관계를 반복하게 하는
원동력의 60%는 아련한 익숙함의 향수,
39%는 고통으로 행복을 맞바꿀 거란 믿음,
1%는 인간이란 존재를 향한 실낱 같은 희망.
가장 정확한 거울은 내 안의 감정이다.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없다면
그건 상대를 나의 일부로 여긴다는 증거.
나만 사랑해 달라는 말만큼 이기적인 말도 없다.
사랑은 상대가 아니라 그의 바깥을 품는 태도이다.
연인
1.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사람
2. 상대방에게 필요한 존재라고 느끼게 해 주는 사람
2번보다 1번이 우선 순위임을 명심하기.
상하고 지친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면
그건 우리가 세상에 마음 주고 있다는 증거다.
비워라. 그리고 놓아줘라.
그러다 보면 이미 등진 세상이
우리에게 도와달라고 청할 날이 온다.
세상은 소멸을 사랑하는 자에게 비굴하다.
생존 본능은 불확실한 밝은 미래보다
익숙하지만 어두운 현실에 안착하게 한다.
누가 왜 사느냐고 묻는다면
'찰나의 사랑'이라 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