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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색우산
2016. 4. 7. 21:24
비록 우리는 가끔씩 사람들이 우리에게 뭔가를 숨기고 있다고 의심하지만, 사랑에 빠지기 전까지는 우리의 의문을 긴급히 충족시킬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우리는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야 사람들이 얼마나 자신의 진정한 삶을 위장하고 숨기는지 발견하게 되기 쉽다.
외부로 드러난 사실들로 이뤄진 현실 및 가슴으로 느끼는 감정들이 얼마나 알 수 없고, 끝없이 추측할 수밖에 없는 요소들인지를 우리에게 드러내주는 것이야말로 질투가 가진 힘들 중의 하나이다. 단순히 관심이 없다는 바로 그 사실 때문에 우리는 사물들이 무엇이고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그러나 질투하는 사람이 그렇듯 그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알고 싶어하게 되면, 그것은 곧바로 더 이상 아무것도 분별할 수 없는 변화무쌍한 만화경과 같은 것이 된다.
자발적인 기억, 지성과 눈으로 하는 기억은 오직 나쁜 화가의 그림이 보여주는 봄이 살아 있는 봄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처럼, 과거와 닮지 않은, 부정확한 과거의 그림만을 우리에게 줄 뿐이다. ....
무언가를 박탈당했을 때 우리는 그 소중함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우리가 사물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싶다면 그것을 박탈당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어떤 것을 결핍하고 있을 때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감정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고, 우리가 그것을 결핍하고 있지 않을 때도 그 교훈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언가가 물리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결코 그것에 주목할 수 있는 이상적인 상황은 아님을 제시한다. 사실 존재란 바로 우리가 그것을 무시하고 간과하게 만드는 요소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시각적 접촉만으로 모든 일을 다 했다고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