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스2 'Civitas vol.4' 폰부스단공
2016년 7월 16일
두 번째로 가보는 폰부스 단독공연이자, 역시나 일찌감치 예매하고서 기다리고 기다렸던 공연!
7월 8일날 발표된 신곡 '비극의 탄생' 이 너무 멋지고 좋은 곡이라서 라이브로 들을 게 설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밴드의 단독공연이기도 하고 팬들 가득 모여서 다같이 소리지르고 뛸 생각에도 신났다. 폰부스는 상민오빠가 능력을 발휘해서 만드신 폰부스만의 예매시스템이 있는데 나도 정말 티켓팅 오픈 되자마자 바로 눌렀는데도 36번째였다. 그래도 다행인게 들어가니까 두 번째 줄에 설 수 있었음!!:)
게스트는 더 한즈, 리플렉스였다. 두 밴드 다 한 번도 라이브공연을 본 적은 없는데 많이 들어봤던터라 어떤지 궁금했었다. 오늘 가서 더 즐기기 위해 어제 미리 두 밴드의 공연 영상들을 찾아보았었는데 '더 한즈'는 보컬 음색이 좀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이고, 본인이 신나게 하면서 관객들도 다같이 신나게 해주는 분이신 것 같았다.
리플렉스는 곡들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락스타일인데 보컬분 목소리와 멜로디라인들이 엄청 시원시원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듣고 있으면 막 여름의 답답함이 가시는 느낌.
이렇게 미리 두 밴드 노래를 다 들어보고 나니까 오늘 공연이 더 기대되었다. 어쩜 이렇게 게스트들까지 좋아!
그리고, 어제 갔는데 오늘 또 가게 된 고고스2ㅋㅋ
비가 내리는 날씨이긴 했는데 많이 내리진 않아서 덜 덥고 괜찮았다. 기다렸다가 6:30pm부터 예매번호 바코드 찍고 선착순 맞게 입장하고, 나는 오늘 살 계획이었던 폰부스 앨범 3개와 슬로건까지 구입했다! 뿌듯해. 능력자팬분께서 만드신 폰부스 부채도 하나 집어들고! 폰부스 멤버들을 카카오프렌즈 스타일로 변형시킨건데, 너무 예쁘고 귀여움:)
그리고 드디어 7:00pm 공연시작~ 첫 게스트 순서, 더 한즈!
정보검색을 좀 해봤는데 댄스록을 추구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배성광(보컬/기타), 김중관(기타), 전승호(베이스), 김강윤(드럼)으로 구성되어있다. 김중관님이 이 팀의 마스코트같은 분인지 중간에 물마시면 팬(이겠지?)분들이 김중관 물마신다~!!! 하고 소리치고 그랬다ㅋㅋ 재밌었음. 오늘 폰부스 공연 전 달릴 준비를 하게 해주려고, 달리는 곡들로만 셋리를 준비했다고 하셨는데 진짜 곡들 듣고있으면 리듬따라서 몸을 흔들게 된다. 어제 미리 들어봤던 곡들 중에 Say라는 곡과 Why가 제일 맴돌았는데 오늘 첫 곡이 Say였다!
첫 곡하고 나서 인사하시는데, 자기가 잘못 말한게 있다며 civitas를 씨비타스라고 이야기했다고ㅋㅋ 키비타스죠? 하고 정정하시더니 나중에 또 얘기나올 때 씨비타스라고 말해서 다같이 웃고ㅋㅋ Mars라는 곡도 하고 one more night, falling down 이런 곡들, 마지막엔 why로 끝났다. 같이 따라부를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다들 오늘 단독공연을 미리부터 예매해서 온 분위기답게 열기도 뜨겁도 호응도 좋아서 너무 신났다. 이런 분위기여야 나도 더 신나게 노니까. 보컬분 멘트 센스도 있었던게, 한 곡 끝나고 나서 중간에 삐익 소리가 났는데 방금 하울링이라는 곡이었다고ㅋㅋ 첫 무대부터 신나게 달리면서 다음 순서 리플렉스를 맞았다.
리플렉스도 나만 몰랐을뿐이지 이미 인기가 많은 밴드였다. 폰부스가 선택한 밴드 리플렉스입니다ㅋㅋ 하시고 누군가 머리 예쁘다고 소리치니까 원래 왁스 안바르는데 폰부스가 불러서 왁스도 바르고 왔다고 하심ㅋㅋ 그러면서 '그렇지만 폰부스는 바르지 않을 겁니다. 좋아하니까' 라는 깨알같은 멘트ㅋㅋ
조규현(보컬/기타), 홍석원(기타), 변형우(베이스), 신동연(드럼)으로 이루어진 밴드. 리플렉스 곡들 미리 들어봤던 것 중에는 '까맣게'랑 '없어졌어'라는 곡이 특히 기억에 남았는데 까맣게라는 곡은 기타 멜로디라인이 정말 중독성있다. '불'이라는 곡도 정말 신났다. 보컬분 노래부르는 게 정말 시원시원함. 공연 다녀와서 까맣게, 없어졌어, 불, run away, 목소리 이런 곡들 무한반복으로 계속 듣고 있다.
누가 또 머리칭찬을 해주니까 베이스 멤버분이 나이먹어 주책이지만 머리 염색을 해보았다고 하셨는데, 알고보니 멤버들 다같이 머리를 하고 온 거였다. 늘 같이 머리 하러 다녀와서 같이 더러워진다고ㅋㅋㅋ
아 그리고 곡들도 다 너무 신나고 달려서 좋았지만 또 중간에 재미있었던게 보컬분이 사실 자기들 폰부스랑 안친하다고 보컬 이름이 광선이인것도 얼마전에알았다고ㅋㅋㅋ 근데 이렇게 관심 별로 없고 서로 나쁘게는 안보는 정도 관계여야 기대하고 실망할 일이 없어서 더 친해지기 쉬운 것 같다고ㅋㅋㅋ 자기랑 공통점에 멘트로 문제를 일으켰던 점이라며 "아이돌이요?" 라고 했던 예전 레이져 멘트로 놀리고ㅋㅋㅋ 결국 잠시 올라와보시라며 뒤에서 공연 지켜보고 있던 레이져를 무대 위로 불렀다ㅋ
레이져가 더 형이라는데, 조규현님이 노래하는거 볼 때까지만 해도 어린 느낌이 별로 안들다가 레이져랑 둘이 같이 서있으니까 귀여워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레이져도 귀여운데 뭔가 형같은 느낌?ㅋ
근데 나중에 폰부스 공연 때 레이져가 멘트하면서 오늘 게스트로 와준 더한즈랑 리플렉스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면서 리플렉스 형들이라고ㅋㅋㅋ조규현 형이라고 하고ㅋㅋㅋ 멋있으면 형이죠! 하며 리플렉스를 형님 밴드로 만들었다. 오늘 정말 게스트 라인업 너무 좋았던 것 같다. 더한즈랑 리플렉스 다 오늘 보면서 다음 공연이 있다면 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밴드 다 너무 신났지만, 그래도 역시 오늘의 메인은 단독공연 주인공 폰부스!!! 미리 트위터로 오늘 특별한 것도 준비한게 있다고 해서 뭘지도 궁금했고 오랜만에 보는 공연이라 더 들떴다. 폰부스는 내가 처음으로 인디락밴드를 좋아하게 된 계기이자 제일 좋아하는 밴드이고, 늘 멋있으니까. 보통 공연들은 한 밴드당 30분정도씩만 주어지는데 단독공연은 이 밴드만 1시간 넘게 달리니까 그게 너무 행복하다!
그리고 오늘의 셋리스트도 너무 좋았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인 공중곡예사를 시작으로 please, please,please-붉은책(꺅!!ㅜㅜ)-1,2,3,4,5,6,7-낯선날-죽은 새의 노래-극지-비극의 탄생-재클린-hey girl-숨바꼭질 그리고 앵콜곡으로 Mai2016과 got a chance! 아 진짜 너무너무 좋았다. 폰부스 노래 중에 내가 안좋아하는 노래가 없긴하지만 오늘 셋리스트 정말 너무나도 내 취향♡
신곡 '비극의 탄생' 기타멜로디와 연주가 너무 멋있다는 생각을 계속 했어서 오늘 비극의 탄생 중간에 태우오빠 기타연주 동영상을 꼭 찍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태우오빠 앞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폰부스의 체력은 정말 볼 때마다 감탄한다. 달리는 곡들을 멘트없이 연이어서 세네곡씩 막 하는데 그럼 정말 흥이 오르고 또 오르며 미친듯이 신나게 된다. 그리고 진짜 너무너무 좋아서 꺅소리 났던게, please please please 끝나고 레이져가 기타를 매길래 파도에 꽃들 하려는건가 생각했는데 다름아닌 '붉은책!' 전주가 흘러나오는 거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자 라이브 정말정말 너무너무 듣고 싶었는데 아직까지 한 번도 못들어봤던 붉은책!! 이 곡을 해주다니 정말 너무 감격이고 기쁘고 노래 역시 너무 좋았다. 이 곡 노래 자체도 멋있긴한데 가사가 특히 너무 좋다. 이게 평소에 셋리스트에 잘 없는 곡인데 하필 내가 가지 못했던 강남역 레인보우에서 붉은책을 했었어서 너무나도 아쉬워했었던. 그걸 오늘 들을 수 있어서 진짜 깜짝선물받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앞에 있어서 제일 많이 찍고 제일 유심히 관찰한(..ㅋㅋ) 태우오빠! 열정적으로 기타치는거 땀흘리는 모습까지 너무 멋지시다. 그리고 폰부스 노래 대부분 전체적인 편곡이나 작업을 맡아하시는 것 같던데 그런 면에서 좋은 곡들을 완성시켜주시는 것에 진짜 감사한다. 다른 멤버들 오버워치할 때 자기도 하고 싶은거 참고 작업하시던ㅋㅋㅋㅋㅋ 고생하신건지 점점 살도 빠지시는 것 같다. 원래 나이도 내게 오빠이긴 하지만 정말 오빠같은 멋진 태우님.
그리고 오늘도 레이져는 역시 노래를 잘불렀고 열정적이었고 멋있었다. 레이져 목소리 정말 좋아. 저렇게 눈감고 노래부를 때 눈꼬리 내려가있는 것도 내가 너무 좋아하는 표정이다. 1-7 하기 전엔 바로 노래부터 들어가지 않고 멤버들 한명씩 가리치면서 원~ 투~ 쓰리~ 포~ 하면서 세븐까지 세더니 세븐~세븐~세븐~ 반복하다가 1-7을 빡! 시작했는데 이게 또 너무 멋있었다. 저렇게 멋있어도 되나 싶었음. 레이져가 이 노래중에 '말랑말랑 날 만져봐' 할 때 옆에 있던 상민오빠 몸 막 만지고ㅋㅋ 중간에 레이져가 자켓을 벗고, 옷의 단추도 하나씩 풀었는데 풀 때마다 우리의 함성소리는 유난히 높아졌다ㅋㅋㅋㅋㅋ
레이져가 극지 냈을 때 단공은 극지만큼 추웠는데 어느덧 4개째라고, 아직 2개 더 남았다고 멘트하니까 옆에서 태우오빠 "아직도 두 개나 더 해야 돼?"ㅋㅋ 키비타스 프로젝트 6개말고 그냥 끝없이 계속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두 달마다 신곡이 나오고 단공을 하고 새 곡 나오면 활동도 많이 하니까 너무 좋다. 지금 또 작업중인 신곡도 너무 좋다며, 다음 곡은 가을정도에 나오게 될 것이기에 그에 맞는걸 준비하고 있다고 하셨다.
오늘 원래 하나도 안끊고 셋리스트 엄청 달릴까도 했는데 그건 좀 무리였다고 뒤질 거 같아서ㅋㅋㅋㅋㅋ 레이져가 곡이 이어져도 노래는 계속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자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니까 태우오빠가 자기들 튜닝하고 간주하는 동안에도 계속 노래하고 있으라고 하고ㅋㅋ 다음엔 메들리처럼 노래로만 쭉 달려보자고ㅋㅋㅋㅋ 그렇게 계속 달리면 아마도 드럼 민석님이 가장 힘들지 않을까싶다. 오늘도 힘들어보이길래 중간에 우리가 힘내라고 응원도 해줬다. 아 그리고 어제 정글의 법칙 방송중에 비극의 탄생 따랏따라라땃땃따라라 이부분만 잠시 나왔는데 하필 뭐 예쁜 여자연예인 나올 때도 아니고 물고기 나올 때였다고ㅋㅋㅋㅋ 영상 찾아봐야지. 폰부스 노래 잠깐씩이라도 방송에 많이 나옴 좋겠다.
음, 근데 어제도 느꼈지만 고고스2 조명은 너무 파랑파랑함. 사진들이 죄다 파래.
아무튼 그렇게 소개를 하고 너무 기대됐던 '비극의 탄생' 첫 라이브!! 따랏따라라땃땃따라라 할 때 뮤비에서 박자맞춰 달리는 부분이 있는데 같이 달리자고 생각보다 박자맞추기 어렵다고ㅋㅋ 그래서 다같이 그 부분에서 달리듯 뛰었다. 난 목표했던대로 태우오빠의 멋진 기타연주부분 영상도 찍었고, 비극의 탄생 멜로디도 중독성있지만 가사가 정말 예술이다. 강남역, 구의역사건을 배경으로 만든 곡인데 오늘 '장난'이란 앨범은 친구에게도 선물하려고 두 개를 샀을 정도로, 나는 폰부스가 노래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해야할 이야기들. 기억해야할 것들. 폰부스덕분에 노래로 남겨지고 시간이 흘러도 불러지는게 좋다. 감사하기도 하고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 비극의 탄생 신나게 달리고 나서 레이져의 아이돌 칭찬ㅋㅋㅋㅋㅋ 어떻게 춤추면서 노래하는지 존경한다고ㅋㅋㅋㅋ 그러면서 태우오빠는 자기들 이거 연습하면서 엉덩이에 근육통이 생기더라고 내일 다들 아플거라고 조심하고 파스붙이라고 하셨다ㅋㅋㅋㅋㅋ 비극의 탄생 다음이 재클린이었는데 오늘의 북클린은 박한오빠와 상민오빠! 박한오빠가 북클린하는 동안 레이져가(오빠 안붙여서 미안해요 레이져오빠는 어감이 이상해서...) 기타 대신 매고 연주했는데 다시 노래하러 돌아오면서 스트랩이 너무 길다고ㅋㅋ 해서 귀여웠다. 아- 북클린도 원래 사진 찍고 싶었는데..너무 신나서 뛰느라 점점 찍은 사진이 없어진다..ㅋㅋ
마지막곡 숨바꼭질할 때도 그렇고 죽은 새의 노래 할 때도 그렇고 평소와 다르게 조금 편곡한 부분들이 있었다. 이런 세심한 준비를 하는 폰부스! 숨바꼭질 중간에는 워오오 워오오 하며 함께 부르는 부분도 있었다.
그리고 이건 앵콜곡으로 mai 2016할 때의 사진인데 너무 뛰어서 사진 대부분이 흔들렸지만 뮤비에서처럼 피켓을 만들어와 흔들었다. 너무 신나고 노래 따라부르며 저절로 주먹 쥐고 손을 뻗게 됨. 노래도 다같이 불렀다. 박한오빠 자리로 레이져가 가서 기타를 레이져가 매더니 박한오빠도 무대 중간으로 와서 노래 부르시고 드럼 민석오빠도 나와서 노래하시고 상민오빠도 노래하시고ㅎ(오오오) 오늘 특별히 준비했다는 무대가 이것이었나보다. 역시 짱 멋진 밴드!
mai 2016 다음에 두 번째 앵콜곡 가러챈스로 신나게 뛰며 마무리. 흑흑 분명 많은 곡들을 했고, 1시간 반가량 되도록 폰부스만 공연을 이어갔는데도 왜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는걸까. 폰부스 공연은 끝날 때마다 늘 아쉽다. 폰부스의 무대 열정따라서 같이 에너지가 마구마구 솟아올라서 쌓였던 스트레스도 다 날리고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즐기게 된다.
아, 그리고 며칠 전에 박한오빠 생일이었어서 공연 끝나고 따라나가서 선물도 드렸다. 내가 워낙 시집을 좋아하는데 가사를 보면 박한오빠도 좋아하실 느낌이어서 내 취향대로 골랐더니... 아쉽게도 김경주시집은 가지고 계셨고 나희덕시집 '야생사과'는 없는 거라고 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내가 김경주시집 겹친 걸로 아쉬워했더니 누구라도 이런 시집 골랐을거라며 착하게 말해주심ㅜㅜ 그쵸.. 취향이 비슷하게 맞는다는 점으로 뿌듯해할게요. 그리고 티났을지 모르겠는데 사실 엄청 얘기하면서 떨리고 쑥스러웠다. 말은 처음 해봐서ㅋㅋㅋㅋㅋ 공연에서야 엄청 신나게 뛰어놀지만 너무 좋아하는 오빠들이라 그런지 부끄러워서 말을 잘 못걸겠는ㅋㅋㅋ 지난번 살롱노마드에서 처음으로 태우오빠에게 말걸어보고 계속 나의 용기에 혼자 뿌듯해했는데ㅋㅋㅋㅋ 아직 레이져랑 상민오빠, 민석오빠에겐 말 못걸어봤다. 오늘 산 앨범에 다음 공연가서 싸인받으면서 말해봐야지... 라고 생각하는 소심한 팬ㅋㅋ
폰부스... 정말 늘 그랬지만 오늘도 너무너무 멋졌고 신났고 최고였다. 모든 사람들이 꼭 들어봤으면 좋겠는 신곡 '비극의 탄생' 가사를 넣으며 마무리해야겠다. 여러분 비극의 탄생, 많이많이 들으세요! 가사도 외울 정도로 좋으니까.
비극의 탄생 - 폰부스 / 듣기: https://www.youtube.com/watch?v=Edqlmuf428g
장막이 올라가고
막다른 계단 위에
칼과 몸부림
그것이 첫 대사였지
둥근 달이 기울고
소녀의 비명 소린
후렴 같아서
노래는 멈추지 않았지
그 밤이 어찌나도 깊었던지
새벽에야 그녈 건졌지
아무도
달라진 건 없었지
그저 무기력하게
오래된 장소만
바꿔버렸지
거리에
다시 불이 켜지면
우리는 습관처럼
모든 것을 잊고
취해버렸지
고장난 문 밖으로
소년이 사라지고
충혈 된 눈은
마지막 감탄사였지
선로가 하나뿐인
열차는 서두르며
역을 떠나고
사람들은 시계만 보지
시간이 부족했던 소년에게
다른 길은 없었던 거지
더 이상
이런 역할 안할래
그저 무기력하게
사라지는 역은
하지 않을래
다시는
나는 참지 않을래
계속 반복해 왔던
오래된 비극을
끝내기 위해
어떠한 표정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이렇게 외면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더 이상
이런 역할 안할래
그저 무기력하게
사라지는 역은
하지 않을래
다시는
나는 참지 않을래
계속 반복해 왔던
오래된 비극을
끝내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