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
- 박권수 -
간호사가 코팅된 알약을 자르고 있다
지독한 사랑을 원하지 않나 보다
잘게 부수어
심장이나 간으로
때로는 콩팥으로 전해지는
오래도록 자리에 머물다 도움이 되고 나면 빠져나가는
깊이 물들이지 않고도 사랑을 하는
그 작은 알갱이들이 되고픈 거다
오늘도 간호사 손에 들린 알약에
내가 들어가 숨는다
출처: 촛불, 펜 끝에 불을 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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